[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미분류 음식 편 - 2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 2019. 9. 20. 00:40
많고 많았던 추억도 하나 둘 씩 쏟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바닥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제 더이상 포스팅할 사진이 없습니다. 오늘은 그간 올리지 못했던 음식 사진을 올리고 [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읽는 사람보다는 쓰는 사람이 즐거웠던 포스팅이었습니다. 그리운 미국 생활을 하나씩 추억하는 일은 꽤 재밌었습니다. 그렇게 기억들을 미화시키고 제 머리속에 다시 저장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미분류음식들을 마저 기록할 것입니다.
LA를 떠나기 전전날, 마지막으로 LA 교외로 나들이를 갔을 때 먹은 그리스 음식입니다. 엘에이 남쪽에 있는 롱비치로 갔었습니다. 왠지 이 날따라 항상 먹던 음식이 땡기지는 않았고, 미국의 망고플레이트, 다이닝코드, 맛집블로그라고 할 수 있는 옐프를 통해 찾은 곳입니다. 조지네 그리스 카페 (George's Greek Cafe) 입니다. 처음에는 양고기 샐러드와 팔라펠 샌드위치 하나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솔직히 샌드위치는 그저 그랬습니다. 팔라펠에 양고기를 조금 다져넣은 그런 느낌입니다. 원래 완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 그닥 맞지 않는 메뉴였습니다. 팔라펠이 뭔지 몰라서 시켰던 것.. 팔라펠은 병아리콩이나 그런 것들로 만든 완자 같이 생긴 그냥 완자 입니다.
그러나 별 기대없이 시켰던 양고기 샐러드에서 전환이 있었습니다. 샐러드는 그냥 새콤하고 올리브유를 쓴 샐러드였지만, 그 위에 있던 양고기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양고기 프렌치렉 3개를 먹으려면 거의 10불가까이를 추가해야 했는데 기꺼이 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한 입이면 싹 사라지는 양이었음에도 후회가 없었습니다.
일단 양고기로 입맛이 확 돋구워지니 추가 메뉴를 안 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두 메뉴로 배는 불렀고 그래도 먹긴 먹어야겠으니, 사이드 메뉴로 있던 수블라키를 시켰습니다. 물론 고기는 양고기로. 수블라키가 곧 꼬치이기에 저는 한국에서 먹던 양꼬치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받아본 양꼬치는 상상 이상.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한점 딱 빼 물었을때 그 터져나오는 육즙과 짜릿한 희열. 잊을 수가 없습니다. 누가 저에게 양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 끄덕임을 만든 지분의 70%는 바로 이곳에서의 경험에 있습니다. 나머지 20%는 노량진의 운봉산장에서 먹은 양고기 수육 그리고 나머지 10%는 세상에 모든 양꼬치와 즈란 양고기를 위해 바칩니다.
라스베가스에서 먹은 스시 브리또입니다. 혼종음식이기에 미분류 음식으로 뺐습니다. 저는 스시도 참 좋아하고 브리또도 참 좋아하는데 스시 브리또는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브리또의 토르티야 대신 김을 썼습니다. 김밥도 아니고 마끼도 아닌 것인데, 김이 질겨서 베어물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에는 너무 달고 차가워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뒤에 보이는 머핀 같은 것은 스시와 주먹밥의 중간 쯤 되는 무언가입니다. 분명 광고는 먹기 편하다고 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딱 그 반대입니다. 보기에만 이쁘고 먹기는 힘든 그런 음식입니다. 세상 모든 음식들이 지양해야하는 포인트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가게 조명도 클럽스러워서 식사에 딱 방해되는 분위기.
제가 참 좋아하는 셰프, 데이비드 장의 모모푸쿠입니다. 미국에서 다큐 <어글리 딜리셔스>를 보고 팬이 됐습니다. 음식을 대하는 방식도 그렇고, 그를 통해 사회를 사유하는 방식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언제 한번 그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라스 베가스에 마침 식당이 있길래 들렀습니다. 물론 가격은 비쌌기에 마음에 준비는 하고 갔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마음의 준비한 만큼 왕창 시켜먹지는 않음.
먼저 사진에 있는 포크 벨리 번은 나름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 같은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나 시켜보았습니다. 한국의 삼겹살을 중국느낌나는 두꺼운 번에다 끼운 것. 아마 꽃빵에 양념된 삼겹살을 끼워먹으면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습니다.
하나 재밌었던 것은 쌈소스. 결국 쌈장 비슷한 것인데 맛은 좀더 서양스럽습니다. 그리 맵지는 않고 여기저기 무난하게 뿌려먹을 만한 맛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면 하나를 먹었습니다. 애당초에 데이비드 장 셰프가 유명해진 것이 면을 파는 '누들 바'에서의 성공이었으니 한번 먹어보자는 시도였습니다. 양은 적으나 어차피 양 많은 것을 기대했으면 다른 곳을 갔을테니.. 저는 그런대로 잘 먹었습니다. 다만 면이 너무 뻑뻑한 것이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 그날 따라 조리가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라스 베가스는 참 먹을 게 없는 도시입니다. 아마 도박을 통해 급속 발전한 도시인 만큼 요리 문화가 발달할 기회가 없었을 것입니다. 뉴욕 피자 엘에이 타코 서울 김치 같은 것은 없지만, 라스베가스는 대신 자기 몸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하나 잡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뷔페, 호텔마다 유명한 뷔페를 하나 씩 끼고 있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코스모폴리탄의 위키드 스푼. 점심으로 대략 30불 정도 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음료를 갖다주는 웨이터에게 팁을 조금 줬으니 텍스까지하면 30불 중후반대를 지불한 셈입니다.
음식은 다양하고 질도 평균적으로 좋습니다. 베가스까지 왔으면 경험삼아 한번쯤 가볼법한 곳.
포틀랜드에서 먹은 남아공 음식입니다. 포틀랜드는 푸드트럭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그래서 저도 푸드트럭을 먹어보려 한창 벼룩시장 중인 공원을 들려 먹은 것입니다. 워낙 좋아보이는 선택지가 많아서 오랜 고민을 하다가 가장 독특한 것을 먹어보자는 마인드로 먹은 것입니다. 놀랍게도 여러분이 보면서 예상하는 그 맛이 바로 이 음식들의 맛입니다. 이름은 독특하나 맛은 독특하지 않은 음식들, 결국 그 이름들도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밑에 깔린 저 구멍 송송 뚫린 빵 같은 것은 시큼한 맛이 납니다. 원래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먹으라고 점원이 일러 줬습니다.
그 푸드트럭에서 먹은 양고기 샐러드입니다. 남들은 다 자이로랩을 먹는데 저희 일행만 이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가장 독특한 행보를 한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양고기 샐러드 맛이 좋았는데, 불행스럽게도 이렇게 맛있는 양이면 자이로랩에 싸서 먹었으면 얼마나 더 맛잇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건 그냥 태국 음식 편에 들어갔어야 할 음식인데 제 실수로 여기에 들어온 모양입니다. 포틀랜드에서 먹은 것입니다. 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푸드트럭에서 먹었어야 하는데 음식점에 가서 먹으니 그저그랬던 것입니다.
워싱턴DC에서 거주민의 추천으로 함께 먹은 파운딩 파머스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들을 내오는데 하나 같이 맛있습니다. DC 사는 그 친구가 워낙 먹을 것을 좋아해서 믿고 먹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지금와서는 사진을 봐도 뭐하는 음식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점. 아마 메뉴 선정을 전담한 것이 제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날의 베스트는 토마토 튀김.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나름 유명한 음식인 것 같습니다. 영화 제목으로도 있습니다. 프라이드 토마토. 한국에서 보는 그 당도 있는 빨간 토마토가 아닌, 좀 신맛이나면서 단단한 초록 토마토를 튀긴 것입니다.
워싱턴 DC에서 마지막으로 사먹을 포케입니다. 가격은 다른 포케집에 비해 좀 더 비쌌습니다. DC 물가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전동킥보드를 타고 달려서 산 뒤 다시 박물관으로 달려가서 그 옆 벤치에서 먹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나무에 물주던 아저씨가 저희 먹는 모습을 계속 쳐다보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 그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포케 한 입 드릴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는 것입니다.
뉴욕에서 먹은 할랄 가이즈입니다. 겨우 8불 정도 밖에 하지 않으면 양은 충분히 2인분입니다. 물론 왕성한 식욕의 강호동 같은 사람이라면 1인분이겠습니다. 아무튼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나눠먹기에는 괜찮은 양입니다. 일단 둘이서 두개 시키면 무조건 많음. 소스 뿌리고 스까 먹으면 맛있습니다. 저는 사서 센트럴파크까지 들고가서 먹었습니다.
집로 돌아오던 길에 먹은 기내식입니다. 는 아니고 생각해보니까 파리로 2차여행을 가던 당시에 먹은 기내식입니다. 비행기는 델타항공. 뉴욕-파리 편이었는데, 최고의 서비스였습니다. 승무원 중에 우리 라인 담당했던 빡빡이 아저씨 너무 호감이었습니다. 술 줄 때마다 계속 치얼스 하는데 참 사람 좋아보였습니다. 그리고 기내식도 최고. 아무튼 다 최고. 담에도 델타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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