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때웠던 끼니들: 上편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 2020. 2. 7. 08:10
여행의 이유는 이랬습니다. 뉴욕-파리, 파리-서울 비행기 값이 뉴욕-서울 직항기 값보다 더 쌌던 것입니다. 경유도 아니고 뉴욕-파리, 파리-서울 두 대의 비행기 가격을 더한 것이 그랬습니다. 무려 200불이나 저렴했습니다. 더 생각해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여행 비용은 차액으로 충당하기로 하고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알 수 없는 비행기 요금 체계가 선물한 6박 7일의 파리 여행이었습니다. 개이득
벌써 6개월도 더 된 이야기니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기록하고자 간만에 포스팅합니다.
파리에서 첫 끼는 맥도날드였습니다. 제가 지나친 맥도날드 러버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도무지 영어로된 간판이 있는 가게를 찾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숙소를 잡은 곳은 관광객들이 그닥 들리지 않는 지역이었는지 쇼핑몰의 모든 식당들이 프랑스어로만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들어가서 영어 메뉴 있는지를 물어봤으면 영어메뉴판을 줬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옥외 메뉴판에는 영어가 없었던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뭘 먹어야 잘 먹었다 소문이 날지 아직 전혀 감도 잡히지 않고, 물가도 모르겠고, 그런데 배는 고프고 하던 찰나에 눈에 들어온 것은 빨간 간판에 노란색 M자. 헐레벌떡 들어가서 사먹은 맥도날드입니다. 이와중에 또 키오스크 카드 리더기는 결제가 되지도 않고 결국 직접 카운터에서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프랑스까지 왔으니 프랑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버거를 먹어보고자 주문한 것입니다. 솔직히 안에 뭐가 들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배고파서 맛있게 먹었던 것은 같음
이튿날 드디어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소매치기 위협에 시달리느라 신경이 상당히 예민했습니다. 가방 열린채 돌아다니는 관광객을 여럿봤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튿날이라고해서 식사 메뉴 선정의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관광객 많은데로 나오니 영어 메뉴판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지는 모르겠어서 그냥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온 것입니다.
아마 식품 백화점에 딸려 있던 쌀국수 집이었던 것같습니다. 아 원래 만두도 먹었던 것 같은데 만두는 사진을 안 찍은 모양입니다. 그 만두를 기록할 수 없어 슬픕니다. 사진이 없으니 제가 머리 속에서 그 만두를 먹었단 사실을 잊는 날엔 그 만두도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 어디에도 흔적이 남지 않은 안타까운 만두입니다. 하지만 다른 메뉴들은 사진이 있으니 영원히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맛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마 그저 그랬던 모양입니다. 쌀국수는 그냥 미국에서 먹던거나 비슷했던 것 같고, 저 밥 요리는 사실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나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굉장히 깔끔하게 나온 후식세트. 역시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라서 그런지 디저트로 아주 알뜰살뜰하게 챙겨줍니다. 디저트 3종 세트까지 기분 좋게 먹고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과일들이 너무 예뻐서 막 사진을 찍어두었던 것입니다. 색깔별로 비치해놓은 것이 아주 통째로 사서 집에 들고 가고 싶게 만듭니다. 하지만 저희는 돈이 없었고 납작 복숭아나 몇 개 사서 숙소로 가져갔습니다.
신기한 햄들도 많아서 사 먹어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숙소까지 들고가기도 귀찮을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마음 속에만 저장하기로 했습니다. 마음 속에 저장한 기념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것은 동행자가 먹은 아이스크림입니다. 사실 사진도 동행자가 찍었습니다. 분량 채우려고 그냥 가져와 본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못 먹는 에비앙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제일 싼 물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에비앙 가격을 생각하면서 플렉스 하는 기분으로 24통짜리 에비앙을 사서 숙소에 들여 놓았습니다. 이때 파리는 한창 더울 때여서 6박을 하는 동안 모조리 다 마실 수 있었습니다. 모자라서 6통인가 더 사왓음
유우명 마카롱 판매점 라뒤레에 들른 사진입니다. 참고로 지금 보시는 마카롱,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록달록한 마카롱은 라뒤레에서 처음 만든 것입니다. 그게 히트를 쳐서 마카롱하면 알록달록한 라뒤레의 마카롱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저도 나무위키에서 보고 아는 척을 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마카롱을 바로바로 만들어서 파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만들어 놓은 거 담아서 파는 건데 줄이 왜이렇게 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심해서 사진이나 잔뜩 찍었던 것입니다.
이건 피스타치오 맛입니다. 제가 아는 마카롱 중에 우주최강입니다. 원래 마카롱 싫어했는데 이 마카롱 덕분에 마카롱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첫사랑 같은 마카롱입니다.
패션후르츠, 시트론 막 이런거 샀던 것 같은데 당연히 지금은 뭐가 뭔지 기억이 안납니다. 그게 기억나면 기억력 천재로 스타킹도 나가고 그랬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서 얘도 뭔지 기억안남
마카롱만 먹으면 목 마르니까 사 마신 아메리카노입니다. 여기는 아이스 커피를 팔아서 좋았습니다.
이 스타벅스는 굉장히 기억에 남는데 왜냐면 프랑스식으로 제 이름을 개명시켜준 작명소이기 때문입니다. lougin은 제 프랑스 이름입니다.
솔직히 프랑스에 왔으면 빵을 먹는 것이 국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숙소 앞에 있는 빵집에 온 것입니다. 아침부터 빵집에서 빵에 커피 한잔 하고 있으니 파리지앵 된 것 같고 그래서 너무 스스로가 뿌듯했습니다. 빵은 이것저것 먹었는데 솔직히 맛은 뭐 쏘쏘했습니다. 에끌레어는 엄청 맛있었지만 아무튼 프랑스 빵집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맛은 일절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포인트. 아 맞다. 그리고 이 가게 직원은 영어를 엄청 못했는데 얼마나 못했냐면 커피가 영어로 커피라는 것도 못 알아들음
친구가 강추해준 식당에 다녀온 것입니다. 아마 이 시점부터는 스스로 식당 고르는 것을 멈추고 지인과 구글 리뷰를 십분 이용하여 식당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자료 사전 조사가 모자랐던 것이 아쉽습니다. 어쨌거나 이곳은 관광객은 없고 현지인만 가득한 식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메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막 시켜먹다가는 너무 비쌀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시켜먹었습니다. 그래도 고기는 하나 먹어야 겠어서 양고기 주문했고 파스타는 오늘의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음.. 개인적으로는 쏘쏘한 식사였습니다. 그닥 특별하지 않은 느낌. 오직 테라스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이곳이 파리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날은 디즈니랜드에 가던 날일 것입니다. 아침에 아무것도 안 먹고 가면 배고프니 역에 있던 제과점에서 바게트 샌드위치를 샀던 것입니다. 이 제과점은 꽤 유명해서 예전에는 한국에서 지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바게트가 생각보다 상당히 질겨서 프랑스인들의 치악력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디즈니랜드에서 먹은 버거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먹은 것은 아니고 그냥 배고픈데 눈에 보이는게 이거밖에 없었음
인물 사진인 걸 보니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아무튼 제가 먹은 음식인것은 맞습니다. 핫도그랑 감자에 맥주 한 잔을 하면서 디즈니랜드 폭죽놀이인가 아무튼 그걸 기다린 것입니다. 의외로 맛있었음
왠지 프랑스에 오면 크레페를 먹어봐야할 것 같아서, 부랴부랴 옐프로 찾아낸 크레페 맛집입니다. 옐프에 미국인들 평점이 이상하리만치 좋아서 찾아가 보았는데 가보니 끄덕끄덕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상당한 인싸였던 것. 크레페 굽는 시간이 꽤 걸리는데 그동안 한시도 쉬지않고 말을 겁니다. 짧은 영어로 말과 농담을 받아주고 있으면 크레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접객이었습니다. 식사용 크레페와 디저트용 크레페를 동시에 주문했습니다. 식사와 후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편리한 구성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식사용은 햄과 치즈가 들어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그 맛이었고, 후식용은 누텔라와 딸기가 들어가 달달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관광 중에 지쳐서 들른 마트에서 산 오렌지 탄산음료입니다. 이거 먹고 너무 맛있어서 수입해야 한다 별 호들갑을 다 떨었는데, 알고보니 한참 전부터 한국 마트에서도 팔던 것이었습니다. 한국마트에서 보고 머쓱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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