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피자 편 - 2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 2019. 8. 13. 23:38
피자에도 한국식 피자라는게 있는 것 같습니다. 고구마 크러스트가 들어간 도우 위에 온갖 종류의 토핑을 때려 박고 그 위로 달달한 소스를 뿌려낸 것을 저는 보통 한국 피자라고 생각합니다. 제 입맛에는 그닥 맞지 않는 편인 듯, 저는 미국에 있는 1년동안 한번도 한국 피자를 그리워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지 3달차를 맞이하는 오늘까지 단 한번도 피자를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가끔 고구마 크러스트는 생각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피자는 피자스쿨의 페퍼로니 피자입니다.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피자를 마저 기록해 볼 것 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었던 마르게리따 피자와 홍합 뭐시기입니다. 꽤 유명한 곳에서 먹었습니다. 상호가 아마 토니스 피자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르게리따 피자는 어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피자로 하루 25판 한정으로 밖에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폴리 피자 정품 인증 역시 받은 피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피자를 먹고 나서 피자는 도우 놀음이라는 사실을 격하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토마토 소스도 훌륭하고 치즈도 좋지만, 이 피자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쫄깃하고 탄력있는 식감을 가진 도우였습니다. 비록 도우는 얇지만 토마토 소스와 치즈의 맛을 충분히 받아냅니다. 토핑과 소스들이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를 만든다고 하면 설명이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먹어본 화덕 피자 중에 최고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종종 파스타 집에서 가 화덕 피자라고 내어오는 것을 먹어보게 되는데, 이제 더 이상 그 피자를 맛있다고 표현할 수 없게된 주 원인이 된 피자입니다.
그 밑에 있는 홍합찜 비스무리한 것은 홍합에 토마토소스를 뿌려낸 요리입니다. 토마토 소스가 썩 훌륭해 먹을만 했습니다. 다만 계속 먹을 수록 꿉꿉한 냄새가 올라왔던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핏자가 도우 놀음이라면, 이곳은 화덕피자의 쫀쫀한 도우와는 다른 느낌으로 피자의 맛을 살립니다. 바로 그 주인공은 피자헛입니다. 피자헛하면 다들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만한 피자를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피자헛의 매력은 도우에 있습니다. 한국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미국 피자헛에서는 1불을 추가하면 도우를 오리지날 팬 도우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이 두터운 도우는 보기와는 다르게, 베어 물면 두께가 주는 바삭함이 있는데 이것이 치즈와 햄들의 흐물거리고 얇은 식감과 대조를 이룹니다.
또한 피자헛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과 접근성에 있습니다. 위의 피자의 가격은 8.99불, 2가지 토핑에 도우 업그레이드를 마친 가격입니다. 물론 텍스가 붙으면 10불이 넘기야는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도우가 두껍기에 2끼는 거뜬히 먹을 수 있습니다.
약간 헤비하다는 것, 건강에 매우 안좋다는 점, 어쨌든 미국 맛이기에 짜다는 점 정도를 단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LA 근교 맨하튼 비치에 놀러갔다가 먹은 피자입니다. 가볍따리 맥주한잔 하면서 곁들이기에 피자만큼 만만한 친구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보통 화덕 피자집을 가면 중간 치기는 거의 하기에 부담 없이 다니곤 했습니다.
피자헛의 피자맛을 못잊고 2차습격을 감행한 날입니다. 이 날은 토핑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채소를 넣어본 것입니다. 사실 이 날 피자헛이 제 미국 피자헛 인생에서는 가장 아쉬운 날이었는데, 어쩐지 도우가 조금 질척하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괜히 채소 탓을 해봅니다. 그럼에도 맛있게 먹었다는 것.
피자헛 3차 습격입니다. 이번에는 저번에 선택했던 채소를 빼고 할라피뇨를 투입했습니다. 저 혼자 먹는 것이 아니었기에, 느끼함에 견디지 못할 친구를 배려한 선택이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입니다.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주며 전체적으로 피자가 하나의 파이로써 맛의 균형을 잡게 됩니다.
피자헛 4차 습격. 이라고 하기에는 더 먹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았기에, 그냥 피자헛 4차 촬영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날은 맨날 먹던 거랑 다르게 점심메뉴를 시켜보았습니다. 왜냐면 6불에 너무 알찬 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매주 화요일에만 하던 프로모션이었는데, 파스타와 치즈 빵을 줍니다.
파스타는 치킨이 들어간 크림파스타인데 꾸덕한 맛이 괜찮습니다. 오븐에 조금 오래있던 것 같지만, 저는 또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생각했습니다. 치즈빵은 그냥 빵에 치즈를 올린 것인데, 피자를 들고 오다가 피자박스에 치즈가 붙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손으로 억지로 떼낸 뒤 찍은 사진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빵은 뜨거운데 치즈가 그에 반해 덜 녹아 있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6불에 이정도 양이라면 한국의 국밥충들도 울고 갈 수준입니다. 두 끼는 족히 먹었으니 아주 만족했습니다.
LA 다운타운에 있는 맥주집에 맥주를 먹으러갔다가 맥주만 먹으면 아쉬우니 안주를 시킨 것입니다. 맥주만 먹을 껄 그랬다 싶은 맛입니다. 다만 맥주를 먹으면서 보드게임을 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LA 한인타운에는 한국식 피자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인들은 이런 것을 좋아합니다. 토핑이 푸짐하고 달달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비빔밥보다는 이런 것을 한식 세계화의 선봉장을 삼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회사 점심시간에 먹은 것인데, 오랜만에 고구마 무스를 보니 반갑기는 했습니다.
한국식 피자와 한국식 치킨을 파는 곳에 갔을 때입니다. 귀국을 얼마 안 남기고 회사 동료들과 먹으러 갔던 곳입니다. 미국인들은 이런 것을 참 좋아합니다. 물론 파인애플 이빠이 들어간 피자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사실이나, 파닭은 참 좋아합니다.
포틀랜드를 여행할 때 먹은 파파존스입니다. 늦게 도착해 선택지가 별로 없어 어쩔 수 없이 배달로 시킨 것입니다. 배달 피자류 최고 존엄은 누가 뭐래도 피자헛입니다. 미국 피자헛 먹어보기 전에는 파파존스도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피자는 도우도 토핑도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양이 너무 적어서 먹고도 배고파 슬펐습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먹은 피자입니다. 줄리아나 인가 그런 이름의 피자집이고 줄을 한 시간 서야합니다. 한국인도 많아서, 다른 한국인들은 미국을 어떻게 여행하는지 듣고 싶지 않아도 기다리는 와중에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맛은 안타깝다는 것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도우는 질겨 이빨이 아플지경이고 소스는 매력이 없습니다.
뉴욕피자는 뉴욕피자입니다. 조's 피자에서 먹은 피자들입니다. 조각 피자로 파는 주제에 웨이팅이 있습니다. 날은 더운데 에어콘은 안 틉니다. 매장은 비좁은데다 먹을 공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피자를 주저없이 미국에서 먹은 베스트 피자로 꼽겠습니다. 사실은 잠시 머뭇거렸는데 그 이유는 바로 다음에 나오는 피자집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곳의 피자는 완벽합니다. 도우는 그 얇은 두께에서 쫄깃하면서 바삭한 식감을 만들어내고 토마토 소스는 너무 강렬하지도 흐리지도 않습니다. 페퍼로니는 분명 짜지만 눈살을 찌푸리는 짠 맛은 아니고 그저 다시 한입을 베어물고 싶게 만들정도의 짠 맛입니다. 뉴욕에 다시 간다면 분명 이 피자를 다시 먹기 위해서 일 확률이 클 것입니다.
이 곳은 뉴욕 블리커가에 위치한 존네 피자입니다. 이곳도 꽤 유명합니다. 앞서 적었던 조네 피자는 조각 중심에 그냥 빠르게 테이크 아웃 혹은 패스트푸드처럼 후륵 먹고 가는 느낌이라면, 이곳은 테이블을 잡고 느긋히 먹고 갈 수 있습니다.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맛에 대한 감상은 앞선 조네 피자와 비슷하지만, 도우가 조금 더 두껍고 덜 느끼합니다. 앞의 피자는 불량식품 같은 매력으로 먹는다면 이 피자는 조금 정제된 느낌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취향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두 군데 중 어느 것이 나은지를 아직도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 곳은 뉴욕 프린스가에 위치한 피자집입니다. 이곳도 조각 위주로 판매하는 곳입니다. 뉴욕에서 일했던 친구가 베스트로 꼽는 피자집입니다.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아주 강력한 피자입니다. 느끼하고 짭니다. 피자는 원래 이런 맛으로 먹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제 기준에서는 약간 도를 넘은 느낌이었습니다. 비오는 날 30분을 기다려 먹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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