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개러지] 부산/전포 - 피자는 어려워

부산에 간 김에 지인을 만났습니다. 패서디나에 살 적에 룸메였던 그는 뉴욕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핏짜에 남들보다는 조예가 깊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게 후광효과인가 뭔가 그거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가 추천한 부산의 피자집에 함께 다녀왔습니다.

 

아우 빤짝여서 깜짝놀라서 초점이 흩어졌자나
요 사이드는 꽤 미국느낌

외관은 미국 피자집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벽돌 스타일 벽에 쌈마이 네온이 반짝입니다. 간판까지 네온으로 한 것은 다소 오바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멀리서 부터 잘 보이긴 할듯.

 

학학

메뉴는 꽤 다양합니다. 다양하게 먹어보기 위해 하프앤하프 두 판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총 4가지 종류의 피자를 맛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느낌나는 포스터들
냅킨 사진

가게 내부도 꽤 잘 꾸며져 있습니다. 미국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페퍼로니/디아볼라 하프&하프 R (18,000원)
디아볼라 피자, 생긴거보다 맵다

우선 페퍼로니와 디아볼라를 먹어봤습니다. 딱히 이야기할거리가 없는 피자입니다. 적당히 구워졌고 토핑도 적당히 맛있습니다. 대박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맛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그런 맛입니다. 굳이 따려보자면, 한국에서는 평균이상의 피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우도 나쁘지 않았으나 그리 특별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디아볼라 피자는 추천을 받아 시킨 것인데, 제 입에는 너무 매웠습니다. 맛 없이 무작정 매운것은 아니기에, 매운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선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이트트러플/라구 하프&하프 R (18,000원)
라구라구
화이트 표고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은 네이밍이 아닐까

다음은 화이트 트러플과 라구 피자. 화이트 트러플에는 당연히 트러플은 들어가지 않고 트러플 오일이 대신 들어갑니다. 트러플 향이 나냐 하면 나긴 나는 것 같기도한데 전체적인 맛을 지배할 정도로 강렬한 것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그냥 넣긴 했네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비싼 트러플을 올리기엔 피자 단가가 안맞을테니 대신 다른 버섯을 올렸습니다. 식감면에서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이름을 빼놓고 보았을때 피자 자체에 대한 만족감은 4가지 종류 중에 제일 높았습니다. 다만 꼭 이름에 트러플을 넣어야 했을까 싶습니다. 물론 트러플이라는 이름이 주는 매력도가 분명있겠지만, 스치듯 지나가는 트러플향이 이 피자를 대표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라구 피자는 그냥 미트 피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첫 입 했을 때 코끝을 찡하게 하는 묘한 향이 있었는데 도대체 뭐였을까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맥주 한 잔 곁들이면서 먹을만한 피자를 파는 피자집입니다. 분명 괜찮은 피자이긴 한데 미국 피자들과는 애초에 문법이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사실은 한국에 와서 먹은 대부분의 피자들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한국 피자가 무조건적으로 미국 피자를 따라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미국 피자에서 받아들여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지만 피자 조밥인 저로서 감히 왈가왈부할만한 내용은 아니다 싶어 적지 않았습니다. 핏짜 내공이 더욱 쌓여서 그런 이야기들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피자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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