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슈버거, 맥도날드 - 소스가 너무 강한 새우버거

어릴땐 새우버거를 더 좋아했다. 빅맥을 사랑하게 된건 성인이 된 이후의 일이다.

 

오늘은 새우버거를 먹기로 했다. 갑자기 어린 시절 추억이 생각났던건 아니고 마침 할인쿠폰이 있었기 때문이다.

 

슈슈버거 세트

4,700원. 맥올데이 빅맥세트보다 200원 저렴한 가격. 다른 버거면 200원 더 내고 빅맥을 먹겠지만 새우버거니까 굴하지 않고 주문했다. 어릴적 내가 좋아하던 그 버거니까 어쩐지 먹고싶었다. 어쩌면 추억 때문에 주문한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추억은 의식하지 않을때도 몰래 우리를 움직인다.

 

"제품받는곳" 모니터에는 6191가 표시되지 않았고, 주인없는 트레이 앞에서 알바생은 목청을 높였다
감자라고 매번 같은 감자가 아니다. 이날 감자는 유독 겉이 질기고 속이 얄팍했다.

추억이 주문한 새우버거. 이름은 슈슈버거가 되었지만 속에 품은 새우패티는 여전하다. 이 뜨끈한 새우패티를 위해 어릴적 나는 맥도날드까지 20분 넘는 거리를 걷곤 했다. 어른없이 20분거리를 홀로 걷는 일은 어린 내게는 꽤나 큰 도전이었다. 

 

그시절 내게 햄버거는 도전의 음식이었다

여전히 새우패티는 뜨끈하고 속안의 새우살은 탱글하다. 다만 소스가 지나치게 달고 새콤해서 밸런스를 흩뜨린다. 쌈장을 지나치게 많이 바른 고기 같달까. 양상추까지 있으니 정말 쌈장을 과다하게 넣은 쌈 같다. 적당했으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맛을 더욱 살렸겠지만 지금은 소스의 목소리가 너무 커 나머지 재료들의 존재감이 희미하다. 

 

토마토가 그나마 중재자 역할을 한다. 소스 분배가 균일하지 못한지 먹다보니 소스의 자극이 무뎌지다 못해 사라지는 구간이 있다. 지나친 것보다는 차라리 모자른 것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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