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치즈베이컨버거 / 켄터키치킨버거클래식, KFC - 두 버거 이야기

평양냉면과 치킨버거를 두고 무얼 먹을지 치밀하게 고민하다 KFC에서 치킨버거를 먹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점심을 조금 부실하게 먹어서 포만감 넘치는 식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버거 두 개를 먹을 것이다. 

 

KFC 오랜만에 왔다.

 

엄익수 씨가 대표로 있는 KFC 보라매 점으로 왔다. 버거 두개 뿐만 아니라 더블치즈베이컨버거에 걸려 있는 이벤트를 활용해 콜라와 치킨 텐터 두 조각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당히 배가 고팠어서 다 먹어도 모자를 줄 알았다.

 

콜라

같은 콜라라도 괜히 코카콜라 컵에 담겨 있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법. 코카콜라 로고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다.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짐

 

치킨 텐더

더블치즈베이컨버거 단품에 천원을 추가하면 주는 콜라와 치킨 텐더 중 치킨 텐더의 모습이다. 조리한 지 시간이 좀 지났는지 튀김옷도 눅눅하고 온도감도 미지근하다.

 

더블치즈베이컨버거 (6,500원, 단품)

더블 치즈 베이컨 버거. 종이 대신 고오급 박스에 포장되어 나온다. 원래 박스 포장은 프리미엄 버거의 전유물 같은 거신데..

 

박스 포장이지만 안에는 또 햄버거를 싸 먹을 수 있는 흰 종이가 한장 들어 있다. 꽤 마음에 드는 부분.

 

빵 사이에 치즈 두장, 베이컨, 치킨 패티가 들어있다. 빵은 브리오슈번이라는데 그닥 특별하진 않고 그냥 그저 그런 버거번 느낌. 참고로 치킨 패티는 크리스피함이 상대적으로 적은 KFC 오리지날 스타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야채가 없어 치킨 베이컨 치즈의 맛으로 묵직하게 찍어누르는 스타일의 버거. 필연적으로 느끼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소스 맛에 지나치게 기댄다. 결론적으로 버거를 먹으며 기억에 남는 것은 아래쪽에 깔려 있던 BBQ 소스맛 뿐. 전반적으로 소스 향이 너무 강해 다른 재료와 조화롭지 못하다. 그나마 베이컨의 짠맛이 그런대로 제 목소리를 내는데 달달한 BBQ 소스와의 궁합은 갸우뚱한 편. 버거 안에 다른 소스가 하나 더 들었긴 한데 바베큐소스에 비해 존재감이 적다.

 

배가 고파서 그런대로 먹긴 했지만,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야채를 적극적으로 끌여들었으면 어땠을까. 특히 얼마 전 미국식에서 야채 없이 밸런스 훌륭한 버거를 먹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켄터키치킨버거클래식 (4,900원)

켄터키 치킨 버거 클래식. KFC에서 홍보하기론 미국을 강타한 치킨 버거의 맛이라고 하는데, 사실 미국에서 크게 흥행했던 치킨 버거는 파파이스와 칙필레의 것이었지 KFC의 것이 아니었다. 참고로 미국에서 KFC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칙필레가 스타벅스, 파파이스가 할리스 쯤 된다면 KFC는 역 앞에서 박리다매하는 천오백원 짜리 아메리카노라고 할까. 아무튼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게 마치 본인들이 흥행 시킨 치킨 버거인 양 홍보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것이 바로 마케팅의 참맛이겠거니 싶다. 

 

브리오슈 번에 크리스피 치킨패티, 피클로 구성된 단순한 버거. 

 

개인적으로 치킨패티는 이렇게 튀김옷이 바삭한 걸 더 선호한다. 더 치킨 먹는 느낌이 나거든.

 

아까 먹은 더블치즈베이컨버거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훨씬 낫다. 튀김옷에서 부터 씹히는 고소한 닭기름에 달달 새큼한 피클향이 더해지면서 느끼하지 않게 치킨패티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같은 브리오슈 번이지만 이번에는 존재감이 살아있다. 부드러운 식감이 바삭한 튀김옷과 대비되면서 입안에서 기분좋게 섞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아직 소스 묻은 부분을 제대로 맛보지 않았을때의 이야기. 소스 자체는 싸이버거 소스와 그리 다르지 않은 달달한 화이트 소스인데, 문제는 양에 있다. 소스 자체의 단맛도 이미 강한데 패티위에 지나치게 듬뿍 발라 놓았다. 단맛으로 균형추가 치우쳐서 금새 물린다. 

 

그나마 갓 튀겨나왔던 치킨패티 덕분에 끝까지 먹을 수 있긴 했다. 소스 양만 조절한다면 충분히 매력있는 버거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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