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내방 - 패티 대신 고기가 잔뜩 들어간 버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입니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좋아하는 건 아니고, 어느 날 문득 깨닫고 보니 햄버거를 좋아하고 있었달까요. 그렇습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게되는 것도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과 같습니다.  불현듯좋아하는 마음을 깨닫는 순간이 오고, 그 순간이 오고 나면 좋아하는 마음은 가슴 한 켠에 커다랗게 자리잡아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또 햄버거를 찾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불가항력이니까요. 오늘의 버거, 내방역에 위치한 '미국식' 입니다.

 

'미국식'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페 노티드 근처에 있어요.

 

나무 기물 위주의 인테리어. 느낌있습니다.

 

가게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테이블 수도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지만 테이블 간 거리는 충분히 떨어져 있어 식사하기 나쁘지 않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다만 아직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아선지 새 집 냄새가 덜 빠진 듯한 느낌도 있네요.

 

주방은 이렇게 열린 주방 스타일.

 

메뉴는 단촐합니다. 고기가 잔뜩 들어간 버스트 버거가 메인이고, 사이드로는 테이터 톳츠 하나를 판매합니다. 가격 대는 꽤 있는 편.

 

펩스트 블루 리본 비어 (7,000원, 병 당)

기왕 먹는 거 먹고 싶은 거 다 먹자는 마인드로 맥주까지 주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꽤 인기있다는 맥주인데요, 그렇다고 하니까 괜히 있어보이기는 합니다.

 

뚜껑은 돌려따면 되는데, 안에 있는 이런게 적혀 있어서 음식 기다리는 동안 숫자놀이가 가능합니다.

 

탄산감이 강한 라거 맥주 스타일입니다. 가볍고 깔끔합니다. 맛있긴 한데 칠천원이나 주고 먹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버거 두 개와 테이터 톳츠 하나를 시킨 모습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꽤나 그럴듯 하네요. 잘린 버거 안으로 가득 차있는 토시살이 잔뜩 보입니다. 참고로 버거는 자를 수도 있고 안 자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진 찍으려고 잘라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버스트 버거 (12,900원)

일단 생김새부터 일반적인 수제 버거의 틀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고기부터 간고기 패티를 쓰는 대신 수비드한 토시살을 적당히 손질해 넣었습니다. 버거 번으로는 바게트스러운 빵을 씁니다. 우려와 달리 그리 질기거나 딱딱하지 않고 바삭하고 쫄깃하게 씹힙니다. 

 

고기와 함께 치즈와 소스, 양파가 들어갑니다. 야채가 적은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소스의 밸런스가 꽤 좋아서인지 느끼하지 않게 다가옵니다. 치즈와 고기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더부룩하지 않은 버거라니, 이 포인트 하나만으로도 훌륭합니다. 

 

다만 단점으로는 조명이 사진친화적이지 않다는 점.. 아이폰8로는 자꾸 초점이 흔들려서 고생했습니다. 제 손 때문이 아니라 어둑어둑해서 잘 안 찍힌 거임

 

테이터 톳츠(3,900원)

사이드로 나온 테이터 톳츠입니다. 테이터 톳츠라고 하니까 되게 있어보이는데, 그냥 분식점에서 파는 맛감자가 테이터 톳츠입니다. 스낵처럼 한 입에 슥슥 먹기 좋은 감자튀김.

 

직접 만드시는지는 모르겠으나 흔히 분식점에서 먹는 공장제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두텁고 단단한 튀김옷이 입안에 기분 좋게 부서지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보드라운 감자는 감칠맛을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트러플 향 첨가된 마요 소스와의 궁합도 좋은 편. 근데 조금 느끼함

 

햄버거는 이렇게 꾹꾹 눌러서 먹습니다. 잘못 누르면 저처럼 양념 다 흘리니까 조심들 하시길.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육식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사실 햄버거라기보다는 샌드위치에 더 가까운 느낌이긴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맛있는 것은 매한가지. 무엇보다 이 정도 고기 양에 더부룩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단 점이 매력이겠습니다. 완성도 있는 햄버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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