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형 숯불닭갈비, 서울대입구역 - 탱글한 닭갈비가 땡긴다면

닭고기 역시 직화로 먹었을때 매력이 상승합니다. 의외로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그렇게 먹을 일이 없을 뿐이지요. 숯불닭갈비는 닭을 센 불에 쪼아 구워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호형 숯불닭갈비'에서 배터지게 닭구이를 먹고 왔던 이야기 입니다.

 

저녁 7시 경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호형 숯불 닭갈비'를 찾았습니다. 역에서 다소 떨어진 외딴 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평일 저녁인지라 전혀 예상치 못하고 여유롭게 갔는데 벌써부터 만석으로 웨이팅이 걸렸습니다. 약 20분 정도 대기한 후 입장. 매일 같이 웨이팅이 걸리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들렀던 날 유독 사람이 많았던 것 같기두요.

 

크으 K-방역

코로나때문에 입장하면서 온도도 한번 체크해줍니다. 아무도 궁금하지 않겠지만 이 날의 제 체온은 36.1도. 그냥 기억난 김에 적어본 것입니다.

 

테이블은 대강 이렇게 생겼습니다. 가운데에 숯불이 들어올 예정입니다.

 

실내는 대강 이런 그냥 고깃집 스타일. 다만 소리가 조금 울리는 구조인지라 주변에서 왁자지껄 떠들면 엄청 시끄럽고 정신없습니다. 메뉴가 술 한잔 하면서 먹기에 좋기에, 아마 언제나 이렇게 정신 없을 듯 합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저희는 숯불닭갈비 2인분에 소금구이 1인분을 일단 주문하고 각종 사이드와 함께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두근두근

 

밑반찬은 아쉽지 않게 이것저것 깔립니다. 

 

살짝 매콤한 양념 소스의 자극적인 맛을 잠재워줄 콩나물 국도 나옵니다. 저 같은 맵찔이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

 

간장고추소스와 소금은 아마 소금구이용 밑반찬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애들은 양념구이랑 함께 먹어봤자 딱히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까요

 

곧 강력한 숯불이 들어옵니다. 물결격자무늬 불판도 반들반들하네요.

 

닭특수소금구이 (13,000원, 1인분)

일단 양념을 먹기전에 삼삼한 소금구이부터 먹고 갑니다. 닭 특수 소금구이는 닭목살과 닭연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측방면에 길쭉길쭉한 고기들이 닭목살, 좌편에 덩어리진 고기들이 닭연골입니다. 일단 아주 기본적인 초벌은 되어 나오기에 조금만 슥슥 구워서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친구가 닭목살입니다. 닭연골에 비해 금새 익기에 바로바로 쏙쏙 건져 먹어줘야 합니다. 예전 우니꾸, 단단에서도 닭목살을 소개해드린 적 있었는데, 호형숯불닭갈비의 닭목살도 비슷합니다. 탱글탱글한 식감에 잡내없이 깔끔한 맛으로 부담없이 먹힙니다.

 

간장보다는 소금 살짝 찍어 먹는 것이 닭맛 자체를 좀 더 살려주는 느낌. 간장소스로만은 닭 특유의 삼삼한 맛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고추와 함께 먹으면 매콤한 맛이 가미되어서 조금 더 낫더라구요. 그래도 소금 찍어먹는게 더 맛있엇음

 

닭연골 역시 먹어봤습니다. 목살에 비해서는 익히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립니다. 

 

생각보다 연골이 단단하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어금니로 쉽게 으스러지는 편.

 

오돌뼈 특유의 씹는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맛있게 드실 법합니다. 오돌뼈보다 훨씬 편하게 꼬독꼬독하게 씹히는 식감과 거기에서 나오는 꼬소한 맛이 꽤나 괜찮습니다.

 

양념 숯불닭갈비 (12,000원, 1인분 당)

접시에 나온 것은 닭갈비 2인분입니다. 역시나 초벌해서 나오는데 생각보다 조각 하나하나의 크기가 꽤 있고 묵직합니다. 두툼하게 썰린 닭고기의 모습에서부터 탱글할 식감이 느껴집니다.

 

초벌해서 나왔으니 오래 굽지 말고 세 네번 뒤적인 다음 적당히 먹으라는 직원분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다만 숯불 화력이 워낙 강력하기도 하고 해서 가능하면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처음 한 판 정도는 굽기 시범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가게에 처음 온 손님이 닭갈비의 가장 맛있는 포인트를 먹어보지도 않고 잡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어쨌던 이미 초벌은 되어 나왔으니 그냥 뜨끈하게 굽기나 하자는 마인드로 살살 뒤적여 보았습니다.

 

닭고기 내부의 분홍빛이 사라지기만하면 먹을 예정입니다.

 

윤기흐르는 닭 속살에 군침이 돌 수 밖에 없는 것..

 

공기밥 (1,000원)

제대로 먹기 위해 일단 공기밥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위풍당당한 닭갈비의 자태. 

 

묵직하게 정형한 닭고기를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달함을 품은 양념이 받쳐줍니다.

 

그럼에도 이 닭갈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닭고기 그 자체에서 오는 기름기 있으면서도 탱글한 살의 식감과 닭고기 특유의 감칠맛. 양념은  닭맛의 매력을 조금 더 끌어올려주는 보조적 요소에 불과합니다. 매력있는 소스임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않고 풍부한 닭맛에 쉽게 질리지 않도록 매콤함과 단맛으로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에 충실히 머무릅니다.

 

그럼에도 식사 내내 같은 맛이 계속 반복되므로 깻잎에 싸먹는 것도 지루함을 깨는 훌륭한 바리에이션이 될 수 있겠습니다.

 

된장찌개 (3,000원)

이건 공기밥 시킬때 그냥 함께 시켰던 된장찌개. 먹을만은 했지만 썩 훌륭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꾸준하게 닭갈비를 먹어치웁니다. 대개 닭갈비하면 양념맛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이곳은 닭 자체의 맛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양념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밸런스를 잘 잡아냈다는 느낌이랄까요.

 

숯불 화력이 좀 약해지고 나서는 그냥 불판에 잔뜩 올려서 구울 수 있었습니다. 개꿀

 

참고로 뼈에 붙은 살도 있습니다. 오래 구운 후 손으로 들고 뜯어먹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다만 너무 뜨거워서 조심해야함

 

원래 쌈무 잘 안먹는 스타일인데, 이 집 닭갈비는 쌈무와 정말 잘 어울립니다. 특히 지속적인 양념 섭취로 입안이 살짝 느끼해졌을때 쌈무에 싸서 한번 먹어주면 깔끔하게 입안이 리프레시 되는 느낌.

 

물막국수 (6,000원)

마지막으로 물막국수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저는 공기밥으로 충분히 배불렀기 때문에 조금만 얻어 와서 맛이나 보기로 했습니다.

 

오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감칠맛 있는 국물에 새큼짭짤해서 깔끔하게 먹힙니다. 고깃집에서 기대없이 시켜먹는 물막국수치고는 정말 기대 이상. 

 

뜨끈한 닭갈비를 시원한 막국수에 싸먹는 것 또한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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