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양대창, 강남 - 양념구이 양대창의 불량한 매력

주기적인 곱창 섭취의 날이 돌아왔습니다. 정확히 하자면 오늘 먹을 것은 곱창은 아니고 양대창인데, 어차피 소 내장인 것은 같으니 퉁치기로 한 것입니다. 어차피 기름기 좌르르하게 먹는 것은 비슷하니까요. 풍부한 지방이 건강에는 그닥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맛있으니 간간히 먹어주어야 합니다. 먹고 싶은데 못 먹으면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생겨서 건강에 더 안 좋을 수 있기 때문

아무튼 오늘 방문한 곳은 강남 일대에 매장이 몇 군데 있는 '세광양대창'입니다.  

 

외관에서 힙하려고 노력한 티가 납니다. 세월에서 오는 힙함이 아니라 레트로 감성에 편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힙함의 느낌. 뭐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아무튼 세광양대창 강남점은 강남역이나 역삼역에서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세광그린푸드라는 브랜드에서 세광양대창 뿐만 아니라 교대 이층집, 오목집, 평상집 같은 최근 인기 있는 식당들을 여러 곳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그쪽 식당들과 느낌이 비슷하다 싶었습니다.

 

가게 내부는 이런 느낌입니다. 레트로 감성을 그런대로 잘 살려낸 느낌. 저는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는 건 아닌지라 그닥 매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양대창을 참다래에 48시간 숙성시켰다고 합니다. 참다래가 뭔가 싶어 구글에 검색해보니 코리안 키위. 그러니까 연육 작용을 위해 양대창을 키위에 재워놨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찬이 우선 깔립니다. 과하지 않고 무난무난한 반찬 세팅입니다. 조금 특이한 걸 꼽자면 계란 샐러드 정도가 되겠군요

 

젓가락은 일회용 나무 젓가락 줍니다. 

 

양대창은 숯불로 구워주는데 우측에 수도꼭지 같이 생긴 것이 연기 흡입기입니다. 은근히 성능 좋음

 

대창 막창 특양을 각 1인분 씩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 그렇게 먹는 걸 추천한다고 써있었기 때문입니다.

 

메뉴판이 먹는 법도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숯불 화력 강력

 

이게 각각 대창 막창 특양 각각 1인분 씩 담긴 3인분입니다.

 

대창구이 (13,000원, 1인분)/ 막창구이 ((13,000원, 1인분)/ 특양구이 (19,000원, 1인분)

중앙에 보이는 매끈한 핏덩이 같은 것이 대창, 우측에 두툼한 피카츄돈까스 같은 것이 특양 그리고 뒷편에 보이는 꿀렁꿀렁한 덩어리가 막창입니다.

 

양념이 흥건할 때는 좀 징그러웠는데 불에 바싹 익으니 점점 맛있어 보입니다. 아 참고로 구이 집도는 직원이 전담해줍니다. 굉장히 세심하게 집중해서 구워주는 편.

 

어느정도 초벌이 되면 불판에서 고기들을 싹 빼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다시 불판에 올려서 마저 굽습니다.

 

마이클잭슨 식 45도 기울임 촬영

어차피 알아서 구워주니 저는 사진 찍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기나긴 구이의 시간이 끝나면 이렇게 불판 한켠으로 고기들을 옮겨줍니다. 드디어 먹어도 되는 시간

 

양념 구이라서 그런지 탄 듯 만 듯한 진한 색 덕분에 더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다만 탄 걸 질색하는 분들은 다소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윤기가 좔좔 흐르니 몸에 좋던 안좋던 상관없이 군침이 돌 수 밖에 없습니다. 보기만 해도 고소합니다.

 

일단 특양구이 부터 맛봅니다. 소 내장 중 양은 위의 일부입니다. 소 위는 총 네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구글에 치면 저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호호. 아무튼 양은 소 위 중 첫번째 위로 특유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재밌습니다.  

 

식감은 쫄깃한 조개 관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각 식감이 살아있는 근섬유의 다발을 씹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삭아삭을 넘어 와삭와삭한 소리가 치아를 통해 울리듯 전해집니다. 

 

특양구이 자체는 다른 내장 구이와 비교했을때 그닥 기름기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고추장아찌 하나와 같이 먹으면 딱 밸런스가 맞는 맛.

 

이번엔 막창입니다. 다들 아시는 그 맛에 매콤하고 감칠맛 있는 양념이 더해졌습니다. 

 

탄력있는 막창의 식감과 매력있는 양념소스 그리고 소 내장의 기름기 삼박자가 꽤 어울립니다.

 

아 참고로 양념 소스의 맵기 자체는 그렇게 맵지 않습니다. 저 같은 맵찔이도 충분히 탈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 다만 추가 양념소스를 찍거나 고추 장아찌를 계속 먹으면 살짝 맵긴합니다.

 

제가 좋아해마지 않는 대창. 물론 순수한 기름 덩어리에 손질 과정도 그닥 친근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고소한 소기름의 맛은 그런 것들을 다 잊게 만들만큼 유혹적입니다.

 

끽해야 두 달에 한 번쯤 먹으니 한 번 먹을때 포식해도 괜찮을 거라 믿습니다. 아무튼 씹으면 고소한 소기름이 쥬시하게 입안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양념소스나 장아찌를 딥하게 찍어먹어야 느끼함을 잡을 수 있는 편. 저는 그냥 대창만 먹으며 느끼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마늘도 통으로 구워줍니다. 그냥 구운 마늘맛이 납니다.

 

오비 라거 (5,000원, 추정)

이런 디자인 처음봐서 한번 시켜봤씁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냥 그랬습니다. 겉은 그럴 듯한데 마셔보면 속이 빈 느낌이랄까요.

 

양볶음밥 (12,000원)

내장으로만은 양이 안차서 양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양구이를 잘게 짤라 빨간 양념에 함께 볶은 볶음밥입니다. 불 위에서 볶아주지는 않고 주방에서 완성시켜 나옵니다.

 

바닥에 누룽지 긁어먹는 맛은 없지만 완성도가 꽤 좋은 볶음밥이었습니다.

 

물기없이 바싹하게 잘 볶아냈고, 매콤한 양념과 기름기를 적절히 배합했습니다. 매운 맛을 기름기가 진정시켜주고 기름의 느끼함을 매운맛이 잡아주는 느낌.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식사로서도 훌륭합니다. 

 

김을 내주면서 싸먹기를 추천받았습니다.

 

그래서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썩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더라구여. 싸먹다보니 김 맛이 밥에 적절히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되려 양념맛만 가리는 느낌입니다. 차라리 부숴서 비벼 먹었으면 좀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에는 후식으로 식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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