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집 델리, 안국 - 샤퀴테리 전문점의 샌드위치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0. 5. 8. 08:30
샤퀴테리란 염장육, 소시지, 파테, 햄 따위의 가공육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유럽식의 가공육을 이를 때 주로 샤퀴테리라는 단어를 씁니다. 최근에 이런 샤퀴테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 대표 주자 격인 소금집에 방문했습니다. 샤퀴테리 전문 공방에서 본인들의 샤퀴테리를 이용해 선보이는 요리는 어땠을까요.
소금집 델리는 망원과 안국 두 군데에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소금집의 샤퀴테리를 가지고 샌드위치를 비롯한 각종 요리를 냅니다.
저는 안국점을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웨이팅이 상당히 긴 편입니다. 웨이팅 기계가 있으니 가게 앞에서 굳이 서성거릴 필요는 없겠습니다. 저도 웨이팅 걸어놓고 서촌 주변을 산책하다 왔습니다. 주말 오후 세시쯤에 방문했었는데도 자리가 나기까지 대략 한시간 정도 걸렸던 듯.
입간판은 그냥 있어서 찍었습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샌드위치를 비롯해 브런치 메뉴도 있고 샤퀴테리 모듬 같은 것도 있습니다. 점심에는 간단하게 샌드위치 먹기 좋겠고 저녁에는 와인 한 잔하기에 나쁘지 않을듯
햄들이 들어있는 냉장고도 좀 구경해주고
뭐 이런 셀프바와 간이 매대도 좀 보다가, 카운터에 가서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군요
로고 냅킨은 있으면 무조건 찍는 편입니다.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요리를 갖다 줍니다.
이날 저희가 주문한건 루벤과 잠봉 뵈르. 샌드위치 선택지가 꽤 많은데 두 가지만 고르느라 고생했습니다.
먼저 루벤입니다. 루벤은 빵 사이에 소고기 햄과 사워크라우트, 치즈를 잔뜩 넣어 만든 미국식 샌드위치. 염장된 소고기햄을 두텁게 잔뜩 때려박고, 사워크라우트라고 하는 독일식 양배추절임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미국에서는 꽤나 흔히 보이는 음식입니다. 일단 햄이 많이 들어가기에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샌드위치.
소금집의 루벤 역시 소고기 햄과 사워크라우트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거기에 빠싹 구운 빵과 적당히 녹은 치즈까지 함께합니다.
일단 손으로만 만져봐도 빵이 정말 잘 구워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단하면서도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호밀빵
한입 베어무니 크런치함이 치아를 통해 바로 전달됩니다. 바삭함 뒤에 다가오는 짭잘한 햄과 새큼한 사워크라우트의 콤비가 쾌감을 불러옵니다. 기분 좋게 뜨끈하면서 식감까지 살아있으니 이만한 샌드위치가 또 어디있을까요. 대강보면 헤비하고 느끼할 것 같지만 사워크라우트가 은근히 간을 잡아줍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먹기 좋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 잔 떠올리게 하는 맛.
속 재료가 두텁게 들어갔기에 다소 먹기 불편하긴 합니다. 계속 큰 입으로 베어 먹을 수 밖에 없는 구조. 다시말해 이쁘게 먹기는 어려운 샌드위치입니다. 게걸스럽게 우적우적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어차피 맛이 괜찮으니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습니다.
사이드로 주문한 감자튀김도 좋습니다. 튀김옷을 바삭하게 잘 튀겨냈습니다. 감자도 잘 익었구요.
달달하고 새큼한 화이트 소스도 튀김에 잘 어울리는 편.
이번에는 잠봉 뵈르입니다. 잠봉 뵈르는 바게트에 햄과 버터를 넣어 먹는 음식. 프랑스어로 잠봉이 햄(특히 돼지 뒷다리로 만든)이고 뵈르가 버터니, 이름에 충실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차곡차곡 접어 넣은 햄 위 아래로 버터를 잔뜩 밀어넣었습니다.
빵-버터-햄의 단순한 구조인만큼 재료 각각의 맛이 중요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부담없이 먹히기에 간단하게 식사로 때우기 좋을 샌드위치입니다.
한입 와작 베어물었습니다. 바게트가 깔아둔 멍석 위에 짭짤한 햄 정면에 등장하고 그 사이로 부드럽고 고소한 버터가 모자르지 않게 파고듭니다.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햄 자체의 매력을 느끼기에 아쉬움이 없습니다. 온전하게 고기 맛을 즐기고 싶다면 선택하기 좋을 샌드위치. 버터 맛 역시 직접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사이드로 나온 코울슬로입니다. 그냥 코울슬로였음
먹다보니 감자가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더 찍은 것입니다.
이건 식당 나오는 길에 포장했던 샘플러 보드. 샤퀴테리 모듬인데 와인 안주로 먹으려고 사왔습니다. 햄 잔뜩에 빵도 주고 채소도 주고 치즈도 줍니다.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의 햄이 들어 있는데 사실 뭐가 뭔지 알 수도 없고 이 날 와인 먹느라 바빴어서 맛이 잘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먹으면서 이걸 참고해 각 샤퀴테리와 이름을 매칭해보려 했으나 사진 만으로는 어려워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제일 맘에 들었던 햄을 한 컷 찍기로 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강렬한 감칠맛이 상당히 좋았던 것. 와인과 함께 먹기 꽤나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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