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마을, 대방 - 한방스타일의 죽염 삼계탕과 황기 백숙

친구의 추천을 받아 한 삼계탕집에 들렀습니다. 친구네 가족의 오래된 외식용 맛집이라는데,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동네 맛집이라 부를 수 있겠지요. 오랫동안 신뢰를 잃지않고 단골을 유지했다는 이야기니까요. 어쨌든 저도 작년에 한 번 방문했다가 만족하고, 이번에 재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두 번의 방문을 모두 다룰 예정. 대방동에 위치한 '약초마을'입니다. 

 

약초마을은 대방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지점이 꽤 있는 것 같은데 이곳 대방동 지점이 본점입니다.

 

가게 내부는 그냥저냥 무난한 분위기. 가게 곳곳에 메뉴 설명이나 재료 설명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읽기에는 텍스트가 너무 길어서 패쓰

 

엇 뭐지, 이 사이버펑크 세기말 스타일의 조명은?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삼계탕이 원래 그렇듯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가격은 성실하게도 꾸준히 올라서 만사천원에 도달했다고 하는데 원체 삼계탕이 비싸게 팔리는 음식이다보니 여타 유명 삼계탕집과 비교하면 평균정도 되는 느낌.

 

기본찬으로는 김치들이 나오는데 상태가 꽤 좋습니다. 갓김치도 괜찮고 마늘무쳐놓은 것도 먹을만 하구요. 다만 비슷한 맛의 김치류를 세 종류나 중복 배치한 것이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독특하게도 이곳에서는 가루소금 대신 물죽염을 줍니다. 그러니까 닭고기를 찍어먹는 양념으로 소금대신 소금물을 제공한다는 것.

 

이렇게 물죽염을 종지에 담고 후추를 뿌려서 먹으면 됩니다. 닭고기에 골고루 묻히기 힘든 가루소금에 비해 소금물에 찍어 먹는 것이 훨씬 편하긴 하네요

 

약초마을에서는 기본 서비스로 약주를 줍니다. 이런 추가 요소들이 비싼 메뉴 단가를 그나마 납득하게 합니다. 사실 주는 줄 모르고 있다가 받으니까 기분 엄청 좋아짐

 

한방 향을 꽤 머금고 있는 약주는 따라보면 인당 두 세 잔 정도 나오는데, 도수도 그리 높지 않고 탕국물과도 잘 어울려서 반주로 알맞습니다. 

 

죽염 삼계탕 (14,000원)

뚝배기에 담겨나오는 삼계탕. 일단 국물 색부터 약간 갈색빛이 도는 것이 일반적인 삼계탕과는 다소 다른 느낌. 

국물에서 올라오는 김에도 한방향이 은근하게 서려있습니다. 직접 떠서 맛보면 그 향의 실체가 더욱 선명해지는데 정확히 어떤 약초인지는 저도 약초 잘 몰라서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낯설지 않고 언젠가 보약 먹을 때 잠깐 맡아본 듯한 그런 향이 다가옵니다. 국물 자체는 닭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꽤 진한 편인데 그 밋밋할 수 있는 포인트를 약초향이 잘 메꾸어줍니다. 한방향에 강한 불호가 있지 않는 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국물입니다.

 

닭고기도 오래삶았으니 아주 야들야들합니다.

 

속안에 있는 밥까지 정신 없이 먹느라 사진 찍는 걸 깜빡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재방문하기 전까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수 없었던 것. 


얼마 전, 친구의 전역을 기념하며 약초마을에 재방문했습니다. 가는 김에 겸사겸사 사진도 많이 보충해서 저번에 하지 못했던 포스팅도 하고자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백숙을 먹기로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하네요

 

일단 기본 세팅은 이런 모양

 

물에서도 은은하게 한방향이 올라옵니다. 

 

빨간맛 김치류 삼총사는 이번에도 함께 등장

 

황기백숙 (50,000원)

백숙이 등장했습니다. 원래 백숙은 끓이는데 좀 시간이 걸리기에 미리 예약을 해놓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 날은 그냥 가서 주문했는데도 금방나왔습니다. 미리 준비해두는 분량이 어느정도는 있는 모양입니다.

 

삼계탕과 달리 버섯이 수북하게 올라가네요

 

한번 끓기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닭 안에는 역시 밥이 채워져 있습니다. 백숙에서도 삼계탕과 마찬가지도 은은하게 한방향이 올라옵니다.

 

끓기 시작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보았습니다.

 

부드럽게 익은 살코기 맛이 아주 좋습니다. 여러분이 다 아는 그 닭맛. 거기에 물죽염으로 골고루 짠맛을 더하니 아쉬울 것 없습니다. 

 

약초 향을 담은 국물을 가져와서 함께 먹습니다. 약간은 쿰쿰하면서도 묘하게 입맛을 당기는 향이 계속 국물을 뜨게합니다. 

 

백숙 역시 정신없이 먹어치웠습니다. 뜨근한 닭국물을 먹고 나니 언제나 그렇듯 몸에 힘이 도는 느낌. 적지 않은 가격에서 종종 삼계탕이나 백숙을 찾게 되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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