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햄버거 편 - 2

혹자는 햄버거를 정크푸드라고 부릅니다.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쓰레기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저 같은 햄버거 매니아 입장에서는 이러한 세간의 시선이 너무나 가슴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농부들이 피땀흘려 만든 곡물로 만든 빵에 축산업자들이 공들여 키운 소를 정성스레 도축해 만든 고기 패티에, 자연에서 이슬을 먹고자라 신선하기 그지없는 샐러드를 한 데 쌓아 먹는 음식인 햄버거가 쓰레기로 취급받다니 제 속이 다 쓰려오는 것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외노자 신분으로 미국에서 1년간 지냈던 저에게 햄버거란 저렴한 돈으로 탄수화물과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채소까지 한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고마운 음식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이 햄버거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는 없겠으나, 1년간 제 영양 상태를 지켜준 햄버거를 위한 감사함의 표시는 될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은 저번 포스팅에 이어 그간 미국에서 먹었던 햄버거를 기록해 볼 것입니다.

 

건강을 강조하는 버거 컨셉이었던 것으로 기억
웰빙 프리미엄으로 비쌌음

샌디에고 여행 때 도착하자마자 에어비앤비 주인이 예약했던 숙소를 일방적으로 취소해서 졸지에 홈리스가 된 채로 먹었던 눈물 젖은 버거입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가서 먹었는데, 그때 제 심란한 심정 때문이었는지 맛도 심란했습니다. 어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햄버거가 떠올랐습니다.

다행히 버거 먹는 동안 다른 숙소를 구해 길바닥에서 신문지 덮고 자는 신세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국밥충도 만족할만한 가격이었음

함께 미국에 갔던 친구의 생일 파티로 갔던 햄버거 집입니다. 해피 아워에 가서 혜자스런 가격으로 햄버거와 맥주를 조질 수 있었습니다. 햄버거 맛도 미국 맛이었음

 

내가 먹은 거 아님
먹었는데 생각보다 맵길래 놀라서 찍은 할라피뇨 사진

패서디나에 살 무렵에는 인앤아웃을 참 자주 갔습니다. 집 주변에 있기도 했고, 그 쪽 동네에는 늦은 시간까지 여는 음식점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도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할 게 없어서 갔었습니다. 

배가 안고파서 친구가 먹는 거만 구경했습니다. 

 

어쩌면 이런 기름찌든 튀김이 리얼 미국맛일지도

레돈도 비치에 놀러갔을 때 먹은 피시버거입니다. 참고로 저는 강경파 햄버거 근본주의자로, 소고기 패티가 아닌 버거는 햄버거로 치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피시버거를 좋아하기에 남들의 눈을 피해 한 번 먹어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기름져서 별로였습니다. 기름도 오래된 티가 나서 아쉬웠습니다. 이 날 레돈도 비치에 간 이유는 매운탕 때문이었는데, 나중에 포스팅할 일이 있겠으니 그때가서 해야겠습니다.

 

버거 이름은 잘 기억안나지만 어니언링이 보이는 걸보니 어니언 뭐시기 버거였을 듯

초밥 먹으러가기 전에 먹었던 맥도날드입니다. 배고픈채로 초밥 먹으면 너무 많이 먹어서 지출이 상당할 것 같으니 미리 배를 채우고 가려한 것입니다. 근데 또 막상 먹은 것은 맥도날드 프리미엄 시그니처 라인이어서 결국 최종 지출 금액은 또이또이 했던 것 같습니다. 맛은 맥도날드가 언제나 그렇듯 열라 짱이었습니다.

 

거기 파는 것중에 제일 싼거
감자깡 굵기의 후라이

엘에이 도심의 쇼핑센터, 더 그로브 몰을 갔을 때 먹은 버거입니다. 우마미 버거였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버거 먹고 때우려고 했는데 음식점 내부가 생각보다 고급져서 당황했습니다. 다 먹고 계산서 받았을 때 금액보고 더욱 당황했던 것은 비밀.

 

 

햄버거 잘하는 집
후라이도 잘하는 집
어니언 링을 제일 잘하는 집

이 곳은 훅버거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먹은 버거 중 맛으로만 따지면 일등입니다. 지점이 몇 군데 없긴 하지만 찾아가서 먹을만 합니다. 물론 저는 집앞에 있어서 자주 먹었음. 다른 것보다 어니언 링 만큼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맛.

맥모닝은 해시브라운 먹으려고 시키는 거 아시죠..

디즈니랜드 가기 전에 배고파서 아침에 먹었던 맥모닝입니다. 미국에서만 판다는 맥그리디, 패티가 팬케이크로 돼있습니다. 제 스타일은 아님. 너무 달았습니다.

이 날 먹은 인앤아웃 매우 인상적

인앤아웃입니다. 이때가 아마 엘에이 도심으로 이사하기 직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살던 룸메와 함께 모으던 동전 저금통을 깨서 나온 돈으로 사먹은 버거입니다. 기분 좀 내서 패티 세장에 치즈 세장을 넣은 쓰리바이쓰리 버거를 시켰습니다. 원래 저금통 깬날에는 사치를 부리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와중에도 콜라값 아끼려고 둘이서 큰 거 하나만 시킴.

특별한 날에만 먹는 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
사진 구도가 인스타감

샌프란시스코 놀러 갔을 때 먹은 맥도날드입니다. 함께 갔던 친구가 아직 맥도날드 너겟을 안먹어봤다길래 깜짝 놀라 황급히 맥도날드로 데려갔었습니다. 저는 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 세트를, 친구는 상하이버거 비슷하게 생긴 치킨 버거를 시켰습니다. 벤치에 앉아서 홈리스 마냥 먹었는데 아주 행복한 한끼였습니다. 

 

그냥 햄버거 맛.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이라는 수퍼두퍼버거 입니다. 가격이 착했습니다. 집 앞에 있었으면 자주 먹었을 것 같지만, 엘에이와 샌프란의 거리 차는 무려 차로 8시간. 고로 이때 먹은 수퍼두퍼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맥모닝을 먹는다는 속담
맥모닝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샌프란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먹은 맥모닝입니다. 원래 머핀하나 해시브라운하나로는 배가 안차기 때문에 따로 머핀을 하나 더 시켜줘야 합니다. 

 

이 날 이후로 행사 없으면 맥도날드를 못 가게 됨. 손해보는 기분이라

전 날 맥모닝 먹어서 맥도날드 갈 생각이 없었는데, 맥도날드 행사 소식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이번엔 무려 5불에 세트+너겟+애플파이. 맥도날드 센세 충성 또 충성 

 

인앤아웃 정식

잘은 몰라도 아마 이 날 이후로 한동안은 인앤아웃을 먹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날이후로는 패서디나에 올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앤아웃은 정작 엘에이 도심에는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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