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피자 편 - 1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피자를 기록해볼 것입니다. 오늘은 비도 오고 그래서 왠지 피자가 먹고 싶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페퍼로니가 체고존엄인 피잣집은 피자스쿨

미국와서 처음 먹어본 피자입니다. 점포 이름은 피자레브, 정통 화덕피자 느낌나게 매장에 큰 엄청 화덕도 있고 토핑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룸메의 말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에 가본 곳입니다.

그러나 이 날 피자는 아주 실망스러웠는데 그 이유는 1. 화덕피자는 마르게리따가 국룰인데 페퍼로니 시킴 2. 토핑 추가 무제한 무료인데 몰라서 페퍼로니만 올림 3. 시키자마자 바로 받아와야하는데 몰라서 한 시간 이따 다 식은 피자 받아옴, 정도가 되겠습니다. 아마 3번째 이유가 가장 뼈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배고파서 맛있게 먹음

 

조각으로 사오기를 정말 다행이야
너무 기름져서 한판 시켰으면 다 못먹었을 테니까

미국에서의 최초 피자 원정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다음 피잣집을 물색하다 찾은 곳입니다. LA 근교 중국인 밀집 지역인 아케디아에서 정통 뉴욕 피자를 표방하는 매장이었습니다. 후에 뉴욕을 가본 후에나 알게된 사실이지만 뉴욕 피자와는 별로 관계 없는 그냥 기름진 피자였습니다.

가운데 하얀 산 같은 물체는 정체가 뭐였는지 궁금하다
배가 너무 고파서 사진 대충 찍음

산타 모니카 해변에 놀러갔다가 물에 푹젖은 생쥐 꼴로 찾아 들어간 피자집입니다. 여기도 큰 화덕에서 바로바로 구워주는 피잣집입니다.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속재료 고르듯 피자 도우 위에 올라갈 토핑을 직접 고르면 즉석으로 화덕에서 구워주는 구조입니다.

이 날은 피자를 제때 받아 왔기에 따듯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함께 했던 동행자의 악랄한 취향이 토핑 선택에 반영되어 둘 중 하나는 아주 이국적인 맛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엔초비도 넣고 막 그래서 피자에서 비린내가 났던 것입니다. 다만 둘 중 어느 피자가 엔초비를 머금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남자 5명이서 공원 피크닉하던 날
말 없이 묵묵히 먹기만 함

이 곳은 미국의 피자 체인점 리틀 시저입니다. 누구는 리틀 카이사르라고 읽던데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같은 스펠링 뜻만 통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페퍼로니 맛집입니다. 특히 저 네모난 피자가 개꿀맛이었던 것 같습니다. 애당초에 선택지가 페퍼로니와 미트 피자 밖에 없기는 하지만 원래 메뉴가 적은 집이 맛집이라고 백종원 아저씨가 말했던 것 같습니다. 가격도 몹시 혜자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바베큐 소스 별로 안좋아해서 이거는 패스했었음
보기에는 난잡하지만 아주 맛있었던 피자

미국와서 처음 갔던 피자집, 피자레브를 다시 도전해본 날입니다. 결정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갔기에 토핑을 스스로 고르지 못하고 그냥 시그니쳐 메뉴를 시켰습니다. 아무리 토핑이 공짜라고 해도 알아서 골라먹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이 날 피자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 다음 번에 와서 마르게리따를 시키기 전까지는 세상에 이것보다 맛있는 피자는 없다고 잠시 생각한 것입니다. 물론 이후에 피자헛 오리지날 팬 피자를 시켜먹은 후에도, 뉴욕에서 진짜 뉴욕 피자를 먹은 후에도 제 머리 속 피자 순위는 계속 바뀌곤 했습니다.

 

차가워도 배고프면 다 맛있어

리틀 시저를 다시 한 번 먹은 날입니다. 여기 만큼 맛 좋고 가격 좋은 식사 겸 맥주 안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하나 안타까운 점은 피자 포장 타이밍이 너무 빨라 먹을 때쯤에는 이미 피자가 차가웠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피자 배달시켜먹는 로망 같은게 있었는데 이 날 성취함

이 날은 친구의 생일을 맞아 파파 존스에서 피자를 시켜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피자를 배달시켜먹은 것입니다. 미국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트레이더 조스에서 사온 냉동 파스타와 너겟도 전자렌지에서 낭낭하게 요리해 곁들여 먹었습니다. 사실상 이탈리아 정식이었던 것입니다. 술로는 보드카에 토닉을 타먹었던 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구운지 오래돼서 도우도 딱딱했자너

샌프란시스코 여행갔을 때 먹었던 피자입니다. 푸드코트에 입점해 있는 매장으로 만만해보여서 시켰는데 실제로 맛까지 만만했던 것입니다. 미국 맛인지 너무 짠 맛에 콜라를 연거푸 들이마셔야만 했습니다. 구아악

 

근데 엄청 비싸서 결제할때 손떨림

산 호세 놀러갔을 때 먹은 피자입니다. 우리 테이블 빼고는 다들 할머니 할아버지 손님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피자가 갖는 지위는 한국에서의 국밥 정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토핑은 그냥저냥했지만 도우가 맛있었습니다. 역시 피자는 도우 놀음이었던 것입니다. 

 

먹고 배탈 날까봐 조마조마했음

한창 1불짜리 캔스프나 파스타를 주식으로 먹고 살던 시절, 정말 큰 맘 먹고 사온 6.99불짜리 싸구려 피자입니다. 7불이면 2일치 식비였기에 먹을까 말까를 하루 종일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맛 하나 없는 쌈마이 피자였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은 피자는 고이 모셔뒀다가 그 다음날 다시 데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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