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바셋 블루베리 식혜, 나쁘진 않지만 굳이?

폴바셋에 들렀다가 신제품 블루베리 식혜를 마셨습니다. 사실 제 돈 내고 시도해볼 용의는 없었는데 마침 동행자가 사준다고해서 주저없이 도전했습니다.

 

출처: 폴바셋

블루베리와 식혜. 관련 없기로는 우주 제일일 것만 같은 조합입니다. 누가 블루베리와 식혜를 함께 붙여놓을 상상을 한걸까요. 솔직히 첫인상은 괴식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발명에는 도전이 있는 법. 이런 용기있는 시도 덕분에 파닭 같은 훌륭한 메뉴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도전정신이 아니라면 애초에 어떻게 파채랑 치킨을 함께 먹을 용기를 냈겠습니까. (그런데 방금 구글에 검색해보니까 블루베리 식혜는 꽤 예전부터 있었던 조합이었던 것입니다)

 

블루베리 식혜 (5,000원)

가격은 오천원입니다. 요즘 카페 음료치고 그다지 비싸지는 않은 편. 특히 블루베리가 상하농원에서 나왔다고 홍보하면서도 5,000원만 받습니다. 근래에 쉽게 볼 수 없는 훌륭한 가격 책정입니다. 뭐가 됐든 메뉴 이름에 일단 재료 원산지 우겨 넣고 오백원 천원쯤 더 받는 것이 요즘 메뉴의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상하 블루베리 식혜라 이름짓고 6,000원쯤 받을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섞지 않았을때는 사진처럼 레이어가 확연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아래에는 꺼멓게 깔린것은 블루베리 시럽이고 그 위 희멀건 액체는 식혜입니다. 만약 블루베리 별로 안 좋아하는데 모종의 이유로 블루베리 식혜를 억지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음료를 섞지말고 빨대를 중간까지만 넣어서 윗부분만 마시면 고민해결입니다.

 

조금 저으면 이렇게 색이 조금씩 올라옵니다. 식혜 안에 블루베리가 들어와버렷

 

더 이상 예전의 식혜가 아니게 되어버렷

다 젓고 나면 안에 숨겨져있던 밥풀들도 스믈스믈 기어나옵니다. 보라색 음료에 밥풀이 보이니까 사람 먹는 음식 아닌거 같아보이기도 하네요. 수족관에 물고기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마셔보니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맛이 꽤 강한 것이 첫 인상이었습니다. 그 뒤에 식혜 특유의 곡향 같은 것이 올라오는데 그다지 강하지는 않습니다. 블루베리 향과의 조화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습니다. 블루베리와 식혜의 조합이 낯설었기에 처음에는 상당히 경계하고 맛을 보았는데 두 향이 부딪히는 느낌은 없어 편하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두 향의 조합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블루베리의 존재감이 식혜에 비해 그렇게 크지도 않았습니다.

 

굳이 블루베리와 식혜를 섞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맛을 위해 블루베리와 식혜를 더했다기보다는, 전통음료에 어떻게든 구색을 붙여 마케팅적 성공을 노리는 시도는 아닌가 싶은 생각이 괜히 들 정도 였습니다. 

 

거슬리는 부분이 딱히 있는 음료는 아닙니다. 하지만 다시 찾게 될 만한 매력을 갖고 있는 음료도 아닙니다. 호기심이 동한다면 한번쯤 시도해볼만 합니다. 5,000원짜리 음료로서의 제 역할은 합니다. 이상한 맛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보라색 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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