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피자샵 치즈후라이 피자 시식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집안에 하루종일 갇혀있던 날. 틈날때마다 이것저것 주워 먹어도 계속 배가 고프다. 이것은 분명 물리적 허기가 아닌 정서적 허기. 든든한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어플을 뒤지다가 피자를 주문했다. 이름하야 치즈 후라이 피자 시식기

 

피자는 생각보다 금방 배달됐다. 반올림피자샵의 치즈 후라이 피자. 그나저나 피자 박스에 QR코드로 메뉴판을 연결해 놓은게 독특하다. 한판 다 먹고도 모자르면 QR 메뉴판을 보고 또 주문하란 이야기인가. 보통 피자를 다 먹으면 일주일은 피자 생각이 안나고, 피자 박스는 먹자마자 버리는게 일반적이지 않나. 그만큼 피자맛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다른 메뉴가 궁금하진 않아서 QR로 메뉴판에 접속하지는 않았고 사진찍을때 카메라가 자꾸 인식했던게 지금 포스팅하다보니까 갑자기 생각났음

 

치즈후라이 (18,900원, L)

가격은 18,900원. 배달비는 천원인데 천원할인쿠폰을 받아서 퉁칠 수 있었다. 3~4인이 먹을 수 있다는 라지 사이즈를 주문했다. 배달피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정도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가성비인듯. 

 

치즈후라이피자는 사실 감자와 베이컨이 들은 베이컨포테이토 피자인데 왜 이름을 한번 꼬았는지는 알 수 없다. 베이컨보다는 치즈를 좀 더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 참고로 후라이는 감자튀김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후렌치 후라이 스타일로 얇고 길게 썰은 감자가 은근히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한 조각에 한 쪽 씩만 올라가는 다른 포테이토 피자를 생각해보면 이쪽이 훨씬 낫다. 피자 조각을 먹을때 여러 번 나눠 베어물게 되는데 통으로 올라오는 감자는 여러번 나눠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얇게 썰어낸 감자는 속이 설익을리도 없고 쉽게 베어물수 있으니 영리한 선택이다. 

 

한편 베이컨은 그닥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냥 고기 씹는 느낌 정도는 낼 수 있다. 이외에 들은 옥수수, 올리브도 마찬가지다. 폭발적인 존재감을 내거나 다른 재료와의 하모니를 만든다기보다는 '이런 것도 들었구나, 좋네' 싶은 감상을 부르는 토핑들. 

 

맛은 감자와 꾸덕한 화이트 소스 그리고 치즈가 다 낸다. 묵직하고 기름기 넘치는 맛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억지로 단맛을 밀어넣지 않아 좋다. 가끔보면 이상하리만큼 단맛 나는 소스에 집착하는 피잣집들이 있다. 어느 피자를 시켜도 단맛이 베이스다. 물론 단맛이 나쁠 건 없지만 짠맛 이상으로 존재감을 낸다면 식사 메뉴로는 탈락이다. 물리기 쉽다. 단짠에서도 짠이 주고 단이 보조여야지 맛의 밸런스가 맞는다. 그게 반대로 뒤집히면 디저트에 가까운 음식이 된다.

치즈후라이는 짠맛과 지방맛이 강하게 중심을 잡는다. 헤비함이라는 컨셉을 우직하게 밀고나간다. 잘 익힌 감자가 곳곳에 박혀 헤비한 매력에 페달을 밟는다. 한 입 한 입 베어물때마다 체중이 실시간으로 느는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우걱우걱 씹게된다. 부담스러울정도로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든든함이 불쾌하지 않다.

 

신맛이 부재하는 것이 다소 아쉽다. 소스에 분명 신맛의 흔적은 있는데 짠맛과 지방맛이 너무 강해 묻혀버린 인상이다. 조금만 더, 그러면서도 너무 많지는 않게 신맛을 더할 수 있다면 앉은 자리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 날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도우는 눅눅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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