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식사일기, 12일차 - 휘리릭 해먹는 토마토 파스타

날씨가 나날이 추워져 이번 일요일에는 눈까지 온다는데, 나는 내내 집 안에만 있으니 통 알 수가 없다. 본의 아니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이제 격리 해제가 머지 않았으니 패딩을 꺼내 두어야겠다. 

 

오늘도 느즈막히 일어났다. 움직임이 적어지니 몸도 따라 게을러진다.. 는 말로 늦잠을 합리화해보자. 

 

아무튼 아침은 어제 삶아 놓은 달걀과 소금 조금, 그리고 자가비로 때운다. 옆에 음료는 콜라. 

 

반숙달걀의 익힘 정도가 마음에 든다. 팔팔 끓는 물에 넣고 6분 30초 뒤 꺼내 실온에서 천천히 식혔다. 

 

샤워하고 난 후에는 어쩐지 자가비가 또 땡겨서 커피와 함께 먹었다. 이것으로 3일차에 주문했던 콜드브루 농축액을 다 마셨다. 만 얼마 짜리를 갖고 열흘을 마셨으니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과자가 땡기는 날인건지.. 자가비 먹고 나서는 레돈도 웨이퍼 한 통을 땄다.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아 입안에서 기분 좋게 바스라지며 속안의 크림도 적당히 달달해서, 입이 심심할때마다 하나씩 집어 먹기 나쁘지 않다. 다 먹고 난 후에 통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

 

점심으로는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었다. 어제 쿠팡에서 주문한 토마토 페이스트 캔이 도착했다. 손잡이 없는 캔이라 다소 당황했으나 그냥 칼 이용해서 대강 땄다. 

 

베이컨, 양파, 마늘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 때려붓고 치킨스톡과 물을 넣은 뒤 뭉근하게 조려냈다. 사실 토마토 페이스트를 요리에 써보는 것은 처음이라 양 조절 실패했다. 3인분 기준으로 200그람 정도만 썼어도 충분했을 듯. 

 

완성품은 대강 이런 모양. 토마토 페이스트 많이 넣으니 신맛이 도드라진다. 설탕과 치즈로 최대한 잡아보려 했으나 여전히 조금 시큼한 편인데, 지방기 있는 베이컨과 함께 먹으면 적당히 밸런스가 맞는다.  

 

다음 번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듯. 토마토 페이스트 양을 줄이고 치즈 좀 더 갈아 넣어야겠다. 

 

가족 먹을 것 배분해놓고 나니 내 몫으로 면은 없고 소스만 잔뜩이다. 그래도 만족감은 남이 해준 걸 먹을때보다 좋은데, 이러면 살도 덜찌고 기분도 좋고 일석이조. 하지만 설거지는 여전히 귀찮았다.

 

베이컨은 어제 쿠팡으로 주문한 통베이컨을 썼다. 두툼하게 썰어쓸 수 있어서 좋더라

 

저녁으론 동네 중국집에서 송이덮밥을 시켰다. 생각보다 매콤해서 땀을 좀 흘리긴 했지만 맛잇었다. 특히 고슬고슬한 밥알이 좋았다. 

 

양장피도 시켜서 조금 덜어왔다. 이건 술이랑 먹어야 맛있을텐데, 딱히 남은 술도 없고 해서 그냥 먹었다. 내일은 격리 해제 전 검사가 있으니 오늘은 영화 한편 보고, 블로그 쓰고 금방 눕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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