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육면관, 광화문 - 진하고 든든한 우육면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1. 6. 14. 08:40
퇴근 후 우육면 한 그릇하러 '우육면관' 광화문 점을 찾았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소국물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육면관 광화문점은 광화문과 종각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랑서울 건물 뒷편 골목으로 2층 건물 하나를 모두 씁니다.
큼지막한 간판이 멋드러집니다.
가게는 2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1층의 ㄷ자 모양 카운터 석에 앉았습니다. 라멘집 등의 국수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조.
광화문 점은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지 기물들이 모두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메뉴는 대략 이렇습니다. 전골 같은 안주메뉴도 있는 듯 한데, 일단 1층 메뉴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어차피 혼자 식사만 하러 왔으니 우육면 특에 수교만 주문했습니다.
우육면 설명서가 메뉴 뒷 편에 적혀 있습니다. 밥, 고수는 요청하면 준다는 걸 제외하면 별 내용은 없습니다.
수교 용 장과 중국식 갓 절임인 쏸차이.
음식나오기 전에 로고 냅킨도 한 컷 찍어놓습니다.
우육면이 나왔습니다. 특은 일반 우육면에 비해 고기가 조금 더 많이 들은 버전. 기왕 먹는거 3,000원 더 내고 푸짐하게 먹고 싶었던 것입니다.
진한 국물 아래로 면은 물론 고기, 계란, 청경채, 쪽파 등의 고명이 들었습니다.
고기는 사태, 양지, 우삼겹(업진살)이 준비됩니다. 이정도면 고기 양이 국수 한 그릇 비우기엔 넉넉하니, 특으로 시키길 잘했어요.
일단 국물부터 슥 떠서 맛봅니다. 진한 고기 국물의 향. 면을 집기 전에 국물을 계속 떠먹습니다. 소고기 국물의 감칠맛이 깊이 올라옵니다.
면도 탱글합니다. 지나치게 퍼지지 않고 탱탱함을 갖고 있습니다. 소국물에 어울리는 스타일의 면.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일단 계란부터 해치우고 시작합니다. 라멘도 아니고 우육면에 계란은 다소 쌩뚱맞다 생각했는데 소고기 국물에 은근 잘 어울리네요.
그리고 고기와 함께 면 먹기 시작합니다. 먼저 사태 집어 면과 함께 먹는데, 사태의 부드러움이 깜짝 놀랄 정도 입니다. 제대로 푹 삶아내 혀 위에서 감칠맛만 남기고 사르르 녹아 없어집니다.
우삼겹 역시도 면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사실 면과의 궁합으로만 따지면 우삼겹이 최고인 것 같아요. 얇게 썰은 우삼겹으로 면 충분히 감싸서 입에 넣으면 고소한 소기름과 진한 국물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국수 맛을 아주 매력적으로 끌어올립니다.
큐브 모양으로 자른 양지 역시도 부드럽고 감칠맛 좋습니다. 특히 식감이 좋아요.
그렇게 조금 먹다보니 만두가 나왔습니다.
수교는 새우, 돼지, 배추를 넣어 빚은 만두입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고 주문한 것인데,
예상보다 훨씬 좋습니다. 특히 면에 곁들여 먹기에 좋아요.
간이 잘 된 부드럽고 촉촉한 만두소의 맛이 굉장합니다. 한 입에 넣고 터뜨려 먹으면 국물과는 또 다른 감칠맛을 뿜어냅니다.
만두를 먹고 나서는 라장을 조금 넣어 먹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국물 반쯤 먹으니 살짝 물리는 것도 같아서요.
그러나 저 같은 맵찔이는 라장 양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게 매우리라 차마 생각 못하고 두 스푼을 넣었는데, 제게는 너무나 매웠던 것입니다. 특히 국물도 많이 줄은 상태여서 더더욱 그랬던 것.. 생각보다 매우니 간을 봐가며 조금씩 넣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 흑
생각보다 시뻘개진 국물에 당황하는 중.
아무리 매워도 아무튼 기왕 먹는거 제대로 먹어야 하니 고수도 청해서 함께 넣었습니다.
조금 매워서 고생하긴 했지만, 확실히 라장에 고수까지 넣으니 제대로 먹는 느낌이 들긴합니다. 얼얼한 라장도 라장이지만 무엇보다 고수의 힘이 큽니다. 진하지만 요령없이 진해서 금방 물렸던 처음의 국물과 달리 고수향이 첨가된 국물은 쉽게 질리지 않고 계속 숟가락을 뜨게 만듭니다. 처음 부터 넣을껄 그랬다는 후회를 하며 마저 그릇을 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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