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신사역 - 화로에서 바로 구워 주는 숯불 함박

함박 스테이크를 숯불에서 바로 구워 주는 흔치 않은 컨셉의 식당이 신사역 부근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한번 방문해봤던 이야기입니다. 

 

'탄광'은 가로수길 맞은 편 언덕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최근 핫한 우동집 현우동과 바로 마주보고 있더라고요. 

 

가게 내부는 깔끔합니다. ㄷ자 형태 바에 자리가 여럿 준비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서 직원분이 직접 고기를 굽는 구조 입니다. 

불을 쓰기 때문인지, 에어콘을 약하게 틀어선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게 내부는 꽤 습하고 더웠습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흔치 않은 컨셉의 식당이기에 메뉴 설명이 꽤 자세하게 적혀 있는 것은 장점. 

 

메뉴가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 추가 메뉴고 실질적인 메뉴는 함박정식 하나 입니다. 고기가 두 덩이 나오는 정식을 먹을거냐 세개가 나오는 정식을 먹을거냐만 결정하면 되는 구조. 나머지 추가 주문은 자리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한 후에는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카운터석 너머로 보이는 그릴에 다 구워진 고기를 올려줍니다. 그 아래에는 숯불이 몇개 깔려 있어 은은한 보온 효과를 냅니다. 

 

고기가 구워지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그 사이 가게 설명서를 한번 숙지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온센타마고
다이콘오로시, 폰즈 소스도 뿌려먹음

정식을 주문하면 절임반찬, 갈은 무, 온천달걀이 기본으로 준비됩니다. 모두 함박에 곁들여 먹기 좋은 부수기재들. 

 

고기가 다 구워질때쯤에 밥과 된장국도 나옵니다. 밥 양은 생각보다 꽤 되는 편이고, 미소시루는 생각보다 짭짤하고 맛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올라오는 고기. 꽤 두툼한 함박이 개인 화로 위에 올라옵니다. 

 

그릴링 자국이 아주 선명해서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일단 맘에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결국 맛이겠지요. 

 

우선 고기 한점 크게 베어 물어 먹습니다. 직관적인 고기 맛과 숯불향의 적절한 조화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박스테이크라는 장르의 한계를 벗어날 정도로 빼어난 맛은 아닌 느낌. 게다가, 다행히 첫 점만 그랬지만, 다소 푹 익혀 고기의 밀도가 빡빡하게 느껴지는 점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고기 자체의 힘으로만 맛을 끌어내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보니 부수기재를 적극활용해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준비된 갈은 무(다이콘오로시)나 온센타마고의 역할이 꽤 중요했습니다. 지금 사진은 폰즈 소스 뿌린 갈은 무를 함박에 얹어 먹는 모습. 이렇게 먹으면 단순한 고기 맛에 베리에이션을 줄 수 있는 것. 

 

밥위에 온센타마고와 타래소스 함께 올려서도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조합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타래 소스가 갖고 있는 짙은 감칠맛도 좋았고, 밥-함박의 단순한 조합의 밋밋함도 깨뜨려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사실 이런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추가 메뉴로 주문해야하는 소스들(고미)이나 빵, 치즈 등이 될 텐데, 이 날은 가게 내부가 너무 덥기도 했고, 애당초에 밥 양이 많아서 그것마저 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패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날이 선선해진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꼭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