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호] 연료충전일지 : 추석의달 특선 식사일지

호다닥 지나가버린 9월의 식사일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빨리가는 것만 같드아

 

9월의 시작은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로.

여태 다녀본 고기국수 집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고기국수였는데 오히려 내 입맛에는 더 맞았다. 잊고 있던 숙취 마저 끄집어내 해장시켜주는 맛. 함께 먹은 순대도 돼지향이 조금 있긴 했지만 눅진하고 질뻑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제주여행 첫날 저녁은 제주 시내의 양식당 '더 스푼'에서 먹었다. 오래 전부터 점 찍어놓았던 곳인데, 듣던 대로 요리들이 군더더기 없이 몹시 훌륭했다. 무엇보다 가게 내부 분위기가 좋아서 연인과 함께 제주 여행을 온다면 강추하고 싶은 곳. 

 

제주 여행 둘째날부터는 역대급 태풍이라던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경치 좋다고 소문난 펍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요리가 괜찮아서 오히려 놀랐다. 

 

밥을 먹고선 맘카페 등지에서 알아준다는 빵가게로 가 소금빵을 구매.

빵 나오는 시간보다 10분 가량 늦게 갔을 뿐인데 벌써 소금빵은 거의다 팔려있었다. 

일부러 빵 시간 맞춰 찾아갈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소금빵 입문자 입맛에 빵이 맛있기는 했다.

 

먹다 남은 소금빵은 다음날 아침식사로 알뜰살뜰하게 소모. 

간만에 나의 특기이자 자랑, 스크램블 에그를 요리해먹었다. 참고로 본인은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3주 코스'를 수료한 경력이 있는 전문 스크램블 에그 요리사라고 할 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 시리즈를 참고하길 바란다. 

 

제주도에 여행 갔을 때 마침 초대형 태풍이 제주도에 들이닥친다면 좋은 점은 숙소에서 초대형 태풍을 직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불꽃놀이 축제를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기 위해 고층 호텔을 예약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는 초대형 태풍 힌남노를 제주도 숙소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던 것이다.

다만 태풍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서는 실내에만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르는데, 그 덕분에 숙소 주방을 여러모로 활용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숙소에는 기본 조미료가 구비되어 있지 않았던 탓에 여러 제한 사항을 뚫고 요리를 만들어내야했는데, 이것은 마치 과거 인기 TV 프로그램 <냉장고를부탁해>의 스타셰프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내게 선사했다. 

아무튼 여러 애로사항을 뚫고 요리해낸 메뉴는 바로 파스타 쓰리코스. 올리브유 없이 1구짜리 인덕션에서 최소한의 재료로 할 수 있는 파스타를 연달아 만들었다.

가장 좌측의 사진은 버터레몬파스타. 버터소스에 면을 버무리고 레지아노 치즈를 한껏 뿌려 섞은 뒤 레몬즙을 충분히 얹어 신맛을 낸 뒤 파슬리와 레몬제스트를 가미했다. 쓰리 코스의 첫 요리인 만큼 입맛을 돋우면 좋을 것 같아 레몬즙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두번째 사진은 버터라임파스타. 레몬파스타와 기본적인 구성은 같지만 버터, 치즈의 양을 늘리고 라임즙의 양을 조금 줄여 좀 더 메인 요리에 가까운 맛을 내려고 했다. 결론적으로는 가장 맛있었던 파스타.

마지막 사진은 까르보나라. 사실 원래 할 생각은 없었는데 관찰레 같은 돼지고기만 빼면 모든 재료가 있어서 그냥 내친 김에 시도해봤다. 그러나 생각보다 까르보나라에는 돼지기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판명..흑

 

숙소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스시집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나칠수 없으니깐 샴페인 한 병 들고가서 신나게 먹었다. 

전반적으로 다 맛있었는데, 사진을 다 올릴 순 없으니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위주로 6장만 선별해보았다. 상호명은 하찌.

 

제주도에 왔으니 흑돼지 안 먹을 수 없다.. 라고 하기엔 사실 별 생각없었는데 숙소 근방에 있길래 가서 먹었다. 안 갔으면 후회할 뻔 했다. 특히 김치찌개가 훌륭했는데 정작 사진을 안 찍었네

 

 

제주도 여행 중의 또다른 아침 식사. 팬이 당연히 코팅팬인줄 알고 별 생각없이 계란 후라이 부쳤다가 참사가 일어났다. 

 

힌남노 통과하던 날 간식으로 먹었던 냉동칠리새우. 

 

태풍이 지나가고 나자 귀신같이 밝아진 날씨. 숙소 주변 카페가서 커피 한 잔 하니 이제야 제주도 온 기분이 들었는데 이제 서울로 돌아가야할 시간

 

공항주변 몸국집에서 고사리육개장과 고등어구이 먹고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지연 안된 게 어디야.

 

여행 후 집에 먹을게 딱히 없어서 피자 시켜먹었다. 간만에 부자들만 먹을 수 있다는 도미노 씬도우로 피자 주문해서 먹었다. 

역시나 가성비 최악인데... 맛있어..

 

회사 점심 악착같이 혼밥 사수

 

노브랜드 버거로는 배가 고파서 회사 간식 에낙 섭취했다. 좌측 하단의 '맛있어요' 문구 너무 귀엽다

 

추석 선물로 받은 소고기 야무지게 섭취. 나름 두께가 있길래 온도계 꽂고 에어프라이어에서 내부 온도 49도 될때까지 가열 후 시어링만 해서 모닝빵과 바질페스토와 함께 섭취. 

 

성공적.

 

스테이크 썰면서 위스키도 한잔하니 성공한 사람 같아 보일 줄 알았는데 지금보니 잔이 왤케 더럽냐

 

추석맞이 대표님의 전원 조기 퇴근 조치에 당장 블루보틀로 달렸음

마침 날씨도 기가 막혔음.

 

진짜 오랜만에 서촌 칸다소바에서 마제소바도 한그릇 뚝딱

 

식사 후엔 가볍게 칵테일 한잔. 바 참에서 운영하는 세컨 바 '뽐므' 라는 곳인데 다른 것보다 갓파더 변형 칵테일(중간사진)이 굉장히 내 입맛에 맞았더랬음

 

그리고 나선 웨이팅 걸어뒀던 바 참에 가서 한 잔 더 하고 알찬 하루 마무리

 

추석 맞이 친척들과 소고기 한바탕 식사의 셰프로는 내가 당첨되었다. 고기는 좋은데 그릴판 화력이 영 별로여서 속이 상했더라는 후문

 

친척들이 떠나고 나서 저녁은 왠지 모르게 짜파구리가 먹고 싶었다. 그마저도 반쯤 먹다가 생각나서 사진 찍음

 

가정집 개조한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인테리어가 좋으면 음식이 부실하단 선입견은 이젠 옛말인듯.

 

진짜 오랜만에 하는 본격적인 치맥. 생각해보니 이런 프랜차이즈 후라이드 치킨을 집 밖에서 먹은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요샌 꼭 마지막에 바 같은데 가서 위스키나 칵테일을 마신다. 어째 엥겔지수가 밑도 끝도 없이 치솟는 기분

 

엥겔지수 조절을 위해 다음 날 아침은 맥도날드로 가볍게 식사

 

추석때 선물받은 소고기 중 한 팩이 안심이라고 의심도 하지않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막상 구워보니 안심이 아니었다. 나중에 다시 찾아보니 국거리였던 것.. 어쩐지 질기더라

 

그래도 잘 잘라서 먹으니 맛있긴 했다. 짜파게티 위에 올려서 부르주아 감성도 즐겨봄

 

출근 전 커피빈에서의 엘레강스한 아침식사

 

혼밥 절대 사수를 위한 리나스에서의 품격있는 샌드위치 오찬

 

어쩐지 그릴치즈 토스트가 먹고 싶은 날. 그러나 체다치즈 두장은 너무 과하다. 한 장 반에 크림치즈 한 스푼이 딱 적절

 

출출한 어머니를 위한 긴급 바질페스토소세지 샌드위치. 파리바게트 소세지빵에서 영감을 받았다. 

 

요즘 우리 세대 동년배들은 산적 먹을때 포크 나이프로 먹는다 이말이야

 

고속터미널의 한 타코집에서 먹은 타코들. 요새들어 타코집들이 점점 늘어나는데다 점점 웨이팅 있는 타코집들도 생겨나는 듯한데 비공식 타코 홍보대사로서 몹시 뿌듯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집 타코는 피쉬타코가 젤 맛있었다. 

 

출근 전 커피빈에서의 엘레강스한 소금빵 섭취

 

치솟는 물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광화문 인근의 한 돈까스백반집의 가격. 벌써 1인 18,000원 도달했다. 

제아무리 무한리필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많이 먹어야 두접시인데.. 그래도 점심시간이면 사람이 가득하다. 어디까지 올리면 사람들이 안 몰릴 지 사회실험 중인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이날도 리나스에서 점심 혼밥. 저번에 먹을 때 스프 안 시켰던게 일 주일 내내 자꾸 생각나서 이번엔 시켰다. 

 

가끔씩 스팸이 못 견디게 먹고 싶은 날이 있다. 

 

회사에서 큰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혼자 슥슥 비벼먹은 바질간장계란참치밥. 

집에 바질 키워서 좋은 점은 무슨 음식이든 바질이 이름에 들어가면 음식의 품격이 한단계는 올라가보이기 때문. 바질김치볶음밥, 바질계란말이, 바질김치계란볶음밥, 바질스크램블에그 등 아무데나 바질 한 두 장 따서 때려넣고 그렇게 이름을 지으면 된다.

 

 

여느때처럼 주말 오전에 맥도날드를 갔는데 소고기 패티가 안된대서 치킨 머거를 먹었다. 

근데 다먹고 나갈 때 보니까 그새 고쳤는지 주문 가능해짐

 

이자카야에서의 가볍고 깔끔한 저녁

 

정말 오랜만에 할랄가이즈를 먹었다. 미국에서 먹던 그 맛은 아니지만 향수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한 맛.

 

먹으면서 실시간으로 이빨이 문드러지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터키 디저트를 성인남성 세명이서 먹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속도가 다들 남달랐다는 후문

 

식전주를 전문으로 하는 바가 해방촌에 있어서 들러보았다. 참고로 식전주는 미에로화이바 맛이었다

 

코코넛새우튀김을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은 누구의 것일까 나도 모르겠다

 

물담배와 타코를 동시에 즐겼던 날. 

 

간혹가다 이상하게 뿌링클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 

 

오랫동안 소문만 들어왔던 영천영화의 육회비빔밥을 먹어보았다. 가격도 놀랍고 맛도 놀라웠다. 담에 또 와야지

 

추석때 삶아놓은 돼지고기 남은게 있어서 간장, 올리고당, 버섯 등등과 함께 볶고 바질을 올려 마무리한 바질돼지고기간장볶음. 

바질에 고기랑 버섯이랑 싸서 먹으면 굉장히 잘 어울린다. 

 

남대문 시장에 위치한 닭진미강원집에서 서울역에 일하는 친구와 함께 닭고기 백반을 먹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한끼

 

친구 일하는데 근처에 아우어베이커리도 있길래 가서 빵도 한 조각 먹었다.

 

거래처에서 만두를 잔뜩 보내줘서 이날은 네시에 만두 저녁삼아 잔뜩 먹었다. 

 

저녁을 네시에 먹으니깐 은근히 좋아서 다음날은 네시에 땅콩샌드를 저녁 대신으로 먹어보았는데, 결국 배고파서 집가서 밥 또 먹었던듯

 

동행자의 동생과 함께한 전통주 식사. 걱정했으나 막상 함께 해보니 즐거웠다

 

출근 전 커피빈에서의 크로크무슈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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