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2월 호] 연료충전일지 - 연말특선/도쿄여행특집 식사일지

2022년이 끝났다. 새해가 온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진 말자.

내년에도 많은 일이 있겠지만 먹을 때만큼은 한 끼, 한 끼, 그 순간에 집중해 즐겁게 먹을 수 있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12월 스타트는 오랜만에 비비큐 황금올리브로. 생일에 기프티콘 받은 게 있어서 쓰려고 했으나, 어플 깔고 쿠폰 등록하고 하는 과정이 귀찮아서 그냥 요기요로 시켜버렸다. 

 

회사 팀 아조씨들을 데리고 명동 금산제면소에 다녀왔다. 여전히 웨이팅이 있었다. 

아조씨들 입맛에도 맞는지 너무너무 맛있다고 극찬을 하는데 내가 요리한 것도 아닌데 괜히 몸둘바를 모르겠었음

 

감기 걸린 동네형을 만나 햄버거를 먹었다. 햄버거 맛은 기억 안나는데 가게 내부가 몹시 추웠던 것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수제버거 먹은 다음 날 점심은 가볍게 맥도날드로. 

 

선물 받은 접시도 써볼 겸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파스타 보울에 어울릴 만한 요리라면 아무래도 미트볼 스파게티지.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 사와서 직접 미트볼부터 빚었다. 집에서 키우는 바질과 루꼴라도 함께 넣었다. 소스는 냉동고에 1년 째 묵혀 둔 토마토 페이스트만 활용해서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홀토마토 캔을 좀 사다놓던가 해야겠다. 맛은 괜찮은데 느낌이 안나

 

1차 수확 후 생존한 루꼴라의 모습. 

 

미트볼 몇 개는 안 먹고 냉장고에 재워뒀다가 크림우동 먹을 때 구워서 넣어 먹었다. 

 

피곤한 회사 단체점심 후 그나마 편안한 사람들과 아이스크림 타임

 

우리 집까지 타코벨 배달비는 5400원. 그래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현관문 앞에서 타코벨 배달 봉투를 받아 들었을 때 나는 어른이 되었음을 느낀다. 

 

2년에 한번정도 롯데리아를 가게되는 일이 있다. 그리고 항상 남는 것은 후회 뿐..

 

내공 있어 보이는 청국장집에서 고기와 청국장을 먹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좋아지는 순간

 

청국장 식사 후 근처 바에 칵테일 한잔 하러 갔으나.. 기대에 영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간 사진의 블러디메리는 너무나 예상을 벗어나는 맛.

 

주말 점심, 서브웨이 하나 사서 여유를 부려보았다. 저번에 서브웨이 갔을 때 앞 사람이 에그마요 한 스쿱 추가하길래 나도 따라해봤다. 그럭저럭 괜찮았던 듯

 

외근 중 먹은 라멘. 합정 이리에라멘의 도미시오다. 올해 먹은 라멘 중 단언코 최고. 합정으로 없는 외근도 만들어서 나가고 싶어지는 맛이다.

 

오랜만에 출근 전 커피 한 잔하러 커피빈 대신 스타벅스에 왔다. 왜냐? 스벅 기프티콘을 선물 받았기 때문. 괜히 23년 다이어리가 탐났기 때문

 

일본여행 전날에는 퇴근 후 쿠차라에서 가볍게 저녁을 먹었다. 

 

일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먹은 것은 녹차 음료수. 공항에서 입국 심사한다고 한 시간을 기다렸더니 목이 너무 탔다.

 

공항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일정 계획이 조금 틀어졌다. 원래 목적지로 잡아뒀던 라멘집엔 웨이팅이 너무 많고.. 그래서 고오급 소바집에서 일본 첫 끼니를 때웠다.

 

배의 1/3 정도를 채우는데 든 비용은 무려 7천엔.. 그래도 맛이 있긴 해서 다행이었다. 

 

평일 저녁 도쿄는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었다. 6시부터 저녁 식사할 곳을 헤맸으나 결국 자리 잡지 못하고, 전부터 눈 여겨둔 바에 먼저 왔다. 술을 먼저 먹고 저녁을 나중에 먹는 전략. 다들 식사할 시간이라 그런지 유명한 바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 없이 앉을 수 있었다. 

칵테일 몇 잔과 카츠산도를 주문해 먹었다. 칵테일 종류는 디테일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오래 시간을 보내진 않았지만 일본에서 바 경험을 해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겼다. 에비스역 근방에 위치한 '바 트렌치'.

 

칵테일 먹고나서 식사하기 위해 나카메구로에 위치한 '비프키친'을 찾았다. 야끼니쿠집이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어서 대략 추천받아 주문했더니 뭘 먹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유달리 맛있었던 고기들은 사진을 두 번씩 찍었다

얇고 넓적하게 썰어낸 고기를 양념에 재워 나오는데, 불판에 짧은 시간 칙칙 구운 후(세 번째 사진) 착착 접어(첫 번째 사진) 다시 개인 양념에 찍어먹는다. 부위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지방맛이 전면에 나선다. 

특히 두텁게 썰어나오는 안창살(로 추정되는 부위, 두 번째/네 번째 사진)은 입안에서 풍성하게 씹히는 식감과 깔끔한 육향, 지방의 고소한 맛 삼 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이번 일본 여행 최고의 한 입으로 선정되었다. 

 

일본 여행에 왔는데 야식으로 편의점 음식 안 먹으면 섭섭한 법. 가볍게 유부우동 컵라면과 맥주 한 캔을 했다. 안타깝게도 컵라면 내부 사진은 찍는 것을 깜빡한 모양. 아무튼 맛있었다. 

 

디즈니씨에 하루를 보내며 먹은 간식들. 동행자의 손을 받침대로 적극 활용해 알차게 사진으로 찍어왔다. 

 

디즈니랜드를 다녀온 날 저녁은 시간이 애매해서 아예 편의점 음식으로 때웠다. 전반적으로 다 맛있었으나 이 날의 최고 수훈 갑은 좌측 중단에 보이는 미트스파게티. 진짜 별거 없는데 감칠맛 폭발하는 소스가 너무나 중독적이다. 레시피를 알고 싶은 맛. 

 

셋째날 아침에는 츠키지 시장 근처의 터렛커피에서 커피를 사마셨다. 웨이팅 행렬에 전혀 영향 받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로 커피를 만들어내는 사장님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장인의 면모를 엿봤달까. 

 

점심은 츠키지 시장에서 스시를 먹었다. 상호는 쇼토쿠 2호점. 한국서부터 미리 예약을 하고 왔어야하는데 너무 안일했다.. 그 결과 6500엔에 카운터 대신 테이블에서 스시를 먹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 그래도 맛은 좋았다. 

 

일본에 왔으니 라멘 한 그릇을 먹고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점심과 저녁 사이 억지로 끼워 넣은 라멘 일정. 애매한 시간이라 눈 여겨보던 라멘집은 모두 브레이크타임 중이었다. 다행히 영업 중인 '쿄라쿠'에서 중화소바를 먹었다. 중화소바는 라멘의 원형에 가까운 라멘 장르다.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하는 라멘은 대부분 중화소바를 베이스로 맛을 다듬어서 만들어졌다. 이를 방증하듯 '쿄라쿠'의 개점연도는 1956년이다. 

심플한 간장 베이스의 국물에 숭텅숭텅 썰어낸 챠슈가 뭉탱이로 올라갔다. 완탕도 추가해 함께 먹었다. 전반적으로 진하고 강하게 뽑아낸 육수의 느낌이나 먹다보면 짠기가 올라와 국물까지 완멘하기는 쉽지 않다. 고기에서 누린내도 다소 올라온다. 서울로 따진다면 70년 전통의 순대국집에서 순대국 한 그릇 진하게 먹고 나온 기분. 라멘을 좋아한다면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 

 

저녁은 이자카야에서 사케/맥주를 곁들여 먹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발굴한 최고의 맛집이다. 롯뽄기 근방에 위치한 '사사노'다. 

영어 메뉴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아(첫 번째 사진) 주문 전에 직원 분과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다들 최소한의 영어 실력은 갖추고 있다. 네이버에도 블로그 후기가 몇 군데 올라와 있으니 미리 참고하고 가면 메뉴 주문에 큰 도움이 된다. 

커버차지를 받기에 오토시가 준비된다. (두 번째 사진, 조개 어쩌구라고 했음) 나의 경우엔 제철 방어회(세 번째 사진, 비쌌다), 간장 우설 구이(네 번째 사진, 입맛에 따라 좀 짤 수도 있음), 우니크림고로케(다섯 번째 사진), 굴 회(여섯 번째 사진, 개체 별 크기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포테이토 사라다(사진까먹음)를 시켰다. 메뉴 하나 빠지지 않고 깔끔했다. 사케도 다양한 종류를 보유하고 있으며(물론 그래봤자 사케알못인 내겐 별 의미 없었지만), 도쿠리 단위로도 판매해 다양하게 먹기 좋다. 가게 전반의 분위기도 캐주얼하니 여행 중 적당히 근사한 저녁이 필요하다면 꼭 들러볼 법하다. 가격 대는 조금 있는 편으로 저녁 먹지 않은 2인이 사케 도쿠리 두어개에 맥주 석잔 정도 먹고 17,000엔 정도 나왔다. 

 

숙소에 복귀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워서 동행자를 설득해 억지로 야키토리집에 왔다. 서울서 먹던 야키토리와 비교해 딱히 더 훌륭한 맛은 아니었으나, 진짜 주말을 즐기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여긴 타베로그보고 아무데나 찾아간거라 가게이름이 기억이 안남

 

마지막날 점심은 공항가는 기차 안에서 해결했다.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랑 커피를 사고, 편의점에서 인스타에서 자주보던 '일본와서 안 먹으면 후회하는 음식 10선'에 나오던 음식 몇 가지를 사서 먹었다. 야끼소바 빵은 뻔한 맛이지만 뻔한 만큼 무난하게 맛있었고, 메론빵(세 번째 사진)은 다음에 일본 왔을 땐 굳이 안 사먹어봐도 될 맛이었다. 그리고 돈까스 도시락은 한국 편의점 도시락은 물론이고 한솥 도시락에도 견줄한만 레벨이었던 것으로 기억. 

 

인천 공항 도착해서 시간이 애매하길래 동행자와 버거킹으로 간단 저녁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확실히 일본 음식이 짜긴 했는지 버거킹이 삼삼하게 느껴지더라

 

집에 와선 일본 편의점에서 사놓고 못 먹은 푸딩을 먹었다. 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일본 여행 복귀 다음날 점심으로는 라멘을 먹었다. 일본에서 라멘 한 그릇 밖에 못 먹는 것이 몹시 아쉬웠기 때문.. 

합정 '멘지' 사장님이 광화문에 새롭게 차린 라멘집인데,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깔끔한 쇼유라멘이었다. 일본에서의 아쉬움이 싹 가셨다. 상호는 '라멘 시미즈'

 

그리고 저녁에는 일본에서 사온 돈코츠라멘 컵라면을 먹었다. 기왕 먹는거 연타로 질리도록 먹어야 또 한동안 생각이 안나는 법이니깐. 일본의 컵라면 기술은 먹어보면 먹어볼수록 감탄이 나온다. 근데 짜긴 짬

 

물론 컵라면 하나로 저녁이 될리가 없으니 이삭토스트에서 딥치즈 어쩌구 토스트를 먹었는데, 앞으로는 그냥 햄치즈토스트나 먹어야겠다. 

 

급 감기 기운이 올라와 설마설마 하며 칼조네를 시켜먹었다. 감기와 칼조네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 하면 전혀 없긴 함

 

이때부터는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인정하고 혼자 뜨끈한 국밥 먹으러 왔다. 솔직히 이때까진 드디어 코로나 걸린 줄 알고 재택하면서 볼 영화들 머리 속으로 리스트업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코를 찔러도 음성만 나왔다 힝..

 

동행자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배달의민족 쿠폰을 보내줬다. 바로 알뜰살뜰하게 본죽 주문. 소고기야채죽은 진짜 너무 맛있다. K-푸드 선봉장으로 뉴욕에 보내도 손색이 없을 듯. 

 

아프다고 한동안 너무 건강하게만 먹은 것 같아서 저녁에는 즉석 파스타와 냉동 핫도그를 조리해서 먹었다. 파스타는 농심에서 나온 파스타랑인데, 생각보다 볼로네제 맛을 잘 살렸다. 간단하게 라구 먹고 싶을 땐 종종 찾을 듯. 물론 할인특가로 나온다면 말이지

 

동행자의 생일 때 갔던 식당에서 크리스마스 저녁을 먹었다. 저번에 못 먹어본 메뉴들 위주로 시켜먹었다. 몹시 만족스럽긴 했지만 역시 첫방문 만한 두번째 방문은 흔치 않은 모양이다. 

 

간만에 동기 점심은 핏짜와 파스타로 했다. 다른 것보다 여기 미트볼은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지. 내가 만든 건 단단하던데.. 도전 심리를 자극하는구만..

 

퇴근 후 샌드위치랑 빵 하나 사서 공유오피스에서 먹었다. 저녁에 과식도 안하게 되고 생산성 있는 시간도 보내고 이거 은근히 좋은 습관인듯. 

 

또 다시 아침에 스타벅스에 왔다. 스타벅스 잉글리시머핀이 맛있긴하거든..

 

회사를 떠난 전 동기들과 소고기 파티를 성대하게 치렀다. 돈의 맛이란.. 그리고 돈의 맛을 뛰어넘는 냉면의 맛이란.. 배꼽집 냉면 짱이다

 

반차를 내고 점심부터 동행자와 부암동에 위치한 일본식 가정식 집을 다녀왔다. 일본에서 먹고 싶었는데 먹지못한 커리, 오코노미야키, 명란파스타를 먹었다. 이상하게 일본 다녀온 후 일식이 더 땡긴다. 여행 후유증이 있긴 한 모양이다. 

 

저녁엔 동행자와 종각에서 갈치와 고등어회를 먹었다. 옆 자리에선 회식을 하느라 시끌벅적하고 서빙 보시는 직원 분은 불러도 답이 없지만 고등어회와 미나리무침 조합이 너무 맛있어서 모든 게 용서됐다. 담엔 우리 회사 회식을 여기서 하자고 해야겠구만

 

종각역에 괜찮은 바를 찾았다. 좋은 사람들이랑 와서 칵테일 한잔 하고 싶은 곳. 여긴 회사 회식으로 오지 않도록 비밀에 부쳐야겠구만.

 

23년도 스벅 다이어리를 12월 안에 받기엔 글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냥 다시 커피빈을 다니기로 했다. 

 

모던패밀리보면서 맥도날드 점심. 평화로움 그 자체

 

22년의 마지막 날. 뉴질랜드 음식점에 가서 치킨 샌드위치와 바게트 라따뚜이를 먹었다. 치킨 샌드위치가 어마무시하게 맛있어서 놀랐다. 

 

22년 마지막 저녁식사로는 보일링 크랩이 당첨. 미국남부식 해물찜인데 나도 이날 처음 먹어봤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22년 마지막 술자리는 야키토리 집에서 가졌다. 올해도 잘 먹고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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