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9. 28. 08:30
흔히 가을 전어가 맛있다고들 합니다. 아직 뼈가 억세지기 전에 세꼬시로 뼈째 먹는 가을 전어 맛이 그리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가을됐으니 올해도 전어에 소주 한 잔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제가 아직 전어를 먹어본적이 없더라구요. 생각난김에 노량진으로 바로 달려가 전어회를 먹고 온 이야기입니다. 노량진에 위치한 노량해전에 방문했습니다. 나름 노량진에서 장사 잘되는 횟집이라길래 찾아갔습니다. 사실 노량진 주변 사는 사람들은 노량진 수산시장 비싸다고 잘 안 가는 것이 국룰입니다. 가게 내부는 꽤 넓직합니다. 그냥저냥 평범한 횟집스타일. 메뉴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팔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는 전어를 먹으러왔기에 다른 메뉴는 보지 않고 바로 전어회부터 주문했습니다. 기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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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3. 5. 08:32
장승배기에서 노량진으로 가는 길가에 유명한 양고기 집이 하나 있습니다. '운봉산장'이라는 곳인데요,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양수육 때문입니다. 비교적 양고기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한국의 식문화에서 양수육이라는 장르는 상당히 유니크합니다. 유니크할 뿐만 아니라 맛도 양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거기에 술 한잔 곁들이기 참 좋으니 종종 찾아갈 수 밖에요. 간만에 모인 동기들과 함께 했습니다. 원래는 예약을 해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집인데 이 날은 코로나 때문인지 가게가 한산하네요. 아 물론 저희가 일찍 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운봉산장은 사실 가격대가 좀 있는 편입니다. 수육과 갈비가 주 메뉴인데, 갈비를 드시는 분..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2. 26. 08:53
겨울은 방어에게 슬픈 계절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방어 가족은 집집마다 줄초상을 치러야 합니다. 겨울이 되면 추운 바다를 견디기 위해 방어는 살을 단단하게 하고 지방질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이 차가워 얼어 죽지 않으려고 방어는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세운 것인데, 인간이라는 변수가 바다와 방어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인간 때문에 방어의 생존 전략은 오히려 죽음을 부르는 아이러니가 되었습니다. 방어 입장에서는 비극이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희극입니다. 왜냐면 겨울 방어는 살이 단단하고 기름진 별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방어가 아닌 인간이기에 굳이 그 아이러니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포식자가 되고 나면 아랫 단계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겨울이 되면 방어를 먹으러 갈뿐...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2. 20. 08:42
아주 넓게 잡으면 우리 동네라고 할 수 있는 노량진에 놀러온 친구들과 회를 먹은 후 한 잔 더 하러 2차를 가기로 합니다. 어디를 갈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한 친구가 블로그에서 찾았다며 제안한 곳은 바로 '후산싸맛푸'였습니다. 고등학생 때 종종 다니던 고깃집입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가난한 고등학생들에게는 딱 맞는 식당이었죠.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한동안 발길이 뜸했었는데, 노량진에 처음 온 친구 덕분에 저도 간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고기가 싸니까 맛이고 뭐고 상관도 안하고 먹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노량진 술집 골목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설명하라고하면 못하겠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는 위치. 초행길인 친구들을 위해 앞장 섰습니다. 오고가며 봤을때 얼마 전..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1. 25. 08:51
추워 죽겠던 어느 날 밤, 소주 한 잔 마시러 해물포차 꼴통을 찾았습니다. 활어회 대신 숙성회를 판매하기로 유명한 집입니다. 숙성회하면 혹자는 이런 물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엥? 회는 원래 싱싱할 때 먹어야 제 맛 아닌가? 생선을 숙성 시키면 그거 상한 거 아닌가?" 한국에서는 활어회 문화가 워낙 압도적으로 발전했기에 이런 물음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허나 활어회는 활어회만의 매력이 있고 숙성회는 숙성회만의 매력이 있다는 점. 숙성회는 활어회 만큼 쫄깃한 식감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대신 좀더 부드러운 식감과 폭발적인 감칠맛을 갖고 있습니다. 일식집에서 시켜먹는 모듬 사시미나 초밥에 올라가는 생선 회 같은 것이 숙성회입니다. 그래서 일식집의 회와 노량진에서 바로 썰어먹는 회는 비..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8. 7. 00:41
노량진이 집과 가까워 종종 들르지만, 들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은 여기서 괜찮은 술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성비 좋은 술집이야 차고 넘치지만.. 아무튼 그런 노량진에서 나름 괜찮은 중국집 하나 발견했습니다. 노량진 중심가와는 조금 떨어진 길에 위치한 취복루 입니다. 노량진 토박이인 친구도 알지 못했던 집인데, 저기 멀리 송파에서 온 친구가 어찌저찌 알아내온 곳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대방역 쪽으로 조금 나오다가 보면 골목가에 빨간 간판이 보입니다. 한자가 워낙 크게 적혀있어 처음 찾아오면 긴가민가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가운데 복 자를 본 후에나 확신하고 가게 안으로 입성합니다. 메뉴 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다 넘겨보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릴 정도입니다. 사진으로 다 찍기에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