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6. 5. 08:27
아이패드를 픽업하러 가던 날, 애플스토어가 있는 가로수길에 도착하니 이미 7시 무렵이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아이패드를 받고픈 마음에 주린 배를 잡고 애플 스토어로 직행하려던 찰나, 옛 어른들의 말씀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아무리 좋은 경험을 목전에 두고 있어도 끼니는 제때 챙겨 먹어야 하는법.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가까운 곳에 타코집이 있어 식사를 하고 아이패드를 받으러 가기로 했는데, 막상 먹다보니 타코가 너무 맛있어서 아이패드 수령도 잊어먹고 집에 돌아와버렸다...는 식의 쇼킹한 이야기를 할까했지만 사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그래도 어쨌든 꽤 맛있는 타코여서 먹고 기분좋게 애플스토어로 향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멕시코 음식 전문점 '마사 타코' 입니다.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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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4. 14. 08:37
사실 샐러드에 대한 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샐러드가 맛있어봤자 풀떼기지", 하는 보수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식사 메뉴로 거의 선택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날도 샐러드는 간식 겸 디저트였습니다. 점심은 먹었겠다, 어차피 커피도 먹어야 하니 겸사겸사 샐러드도 한 그릇 때리기로 한 것 입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간식으로 찾아간 샐러드집이 이렇게 괜찮을 줄은요. 가로수길에 위치한 샐러드 카페 '에이커스'입니다. 에이커스는 2층으로 된 하얀 건물 카페입니다. 뭔가 가게 자체가 가로수길 답게 생겼습니다. 사진찍기 좋을 것 같고 깔끔할 것 같고 젊은 사람들 많이 갈 것 같고 무엇보다 메뉴가 비쌀 것 같고 왠지 그런 느낌이 드는 생김새 입간판으로 이런게 있더라구요. 이렇게 생긴 입간판은 처음봐..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1. 22. 08:33
서울에서 타코 매니아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타코집이 많이 없어 타코 한번 먹으려면 저 멀리 이태원이나 강남까지 원정을 떠나야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타코붐이 와서 동네 닭꼬치 트럭 옆에 타코트럭이 나란히 서고, 꼬마들이 떡볶이 대신 타코를 손에 들고 쫄래쫄래 돌아다닐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타코 원정을 다녀왔습니다. 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타코집 '파코로코'입니다. 파코로코는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영동시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타코집이 없을 것만 같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 어디라도 타코집이 있을 것만 같은 곳은 아니겠지만요.. 매장은 작은 규모로 많아야 8명쯤 앉을 수 있습니다. 대신 포장 손님이나 배달 주문이 꽤 많으신듯합니다. 멕시코 분위기 나는..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9. 24. 16:22
타코 불모지 서울에서도 막상 타코를 먹으려고 해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더군요. 제 생각과 다르게 서울은 타코 불모지가 아닌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식으로 어레인지된 타코보다는 엘에이식으로 먹던 타코가 좀더 그립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식 타코가 속도 더 건실하고 그렇기는 한데, 아무래도 저는 그 엘에이식 타코의 간단한 맛이 더 좋은가 봅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신촌에 있는 멕시코 요리집 를 다녀왔습니다. 과카몰리가 괜찮은 곳입니다. 신촌 큰 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주 멀리 떨어진 진 것은 아니고 그냥 오분십분 걸으면 만날 수 있습니다. 너무 시끄럽지 않은 적절한 위치에 있는 식당. 평일 일고여덟시쯤 들렀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 수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김야매 2019. 8. 30. 14:49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이 한국을 그리워할 때 흔히 떠올리는 음식은 김치입니다. 김치는 한국에서 먹는 게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엘에이를 그리워할 때 떠올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아무도 궁금해하지는 않겠지만 정답은 바로 타코입니다. 타코는 미국에서 먹는게 맛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런 의미로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멕시코 음식을 마저 기록해볼 것입니다. 타코벨입니다. 위의 4가지 메뉴 몽땅해서 겨우 5불이었습니다. 물론 텍스랑 콜라까지해서 좀 더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양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이 날 먹은 타코벨이 너무 인상 깊어 최근에 여의도에 있는 타코벨을 다녀왔는데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메뉴가 몹시 간소화됐으며 그나마도 한국식으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가..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8. 9. 00:05
LA에서 인턴하던 시절에는 타코를 참 많이 먹었습니다. 멕시코와 가까운 엘에이에는 맛있는 타코집이 많았었죠. 특히 하루종일 일하고 동료들과 맥주 한 잔 적시며 함께 먹었던 타코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겨우 1년 남짓한 엘에이 생활이었지만, 타코는 제 인생의 음식 중 하나로 남게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도 종종 타코가 땡기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야말로 타코 불모지, 정통 타코는 고사하고 타코벨 조차도 점점 매장을 빼는 추세입니다. 어디 타코 비슷한거라도 먹기 힘든 곳이죠. 그러던 와중, 그나마 정통 타코 비슷하게 하는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오늘의 고메투어, 비야 게레로입니다. 코엑스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 면세점 쪽 출구로 나와 삼성중앙역 방면으로 6~7분쯤 걸은 후 골목길로..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김야매 2019. 7. 30. 18:32
미국에서 인상이 가장 크게 바뀐 음식을 꼽으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멕시코 음식을 뽑겠습니다. LA에 와서 진짜 타코를 먹기 전까지 제 머리 속에 있던 타코의 이미지는 타코벨의 타코가 다였습니다. 바삭한 토르티야에 간고기 조금 넣고 거기에 양상추와 체다치즈를 곁들인 후 사워크림을 뿌려 마무리한 타코, 바로 그 타코벨의 타코가 제가 생각하던 타코였던 것입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다 그런 타코만 먹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타코의 실체는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진짜 타코는 과자같이 바삭한 토르티야가 아닌 옥수수 반죽으로 구워낸 말랑한 쌈같은 토르티야에 멕시코식 양념으로 조리해 낸 고기를 넣고 양상추와 치즈 대신 고수와 양파를 곁들여 매콤한 살사 소스를 뿌려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처음엔 제대로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