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1. 5. 3. 08:45
여행지의 유우명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행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만, 관광객 입맛에 맞춘 식당에서 줄까지 서가면서 먹는 건 오히려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여행지 식당이라면 들러볼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강릉 여행 때 방문한 '벌집'이 그런 예시에 딱 맞는 곳이었어요. 장칼국수라는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맛과 분위기 덕분에 너무나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강릉에서 명성 높은 장칼국수 집 중 하나인 '벌집'에 방문했습니다. 사실 고추장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고, 칼국수를 아주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아무리 강릉에 왔다지만 굳이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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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1. 3. 12. 08:46
서울에만 열댓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안동국수 전문점 '소호정'. 블로거로서 프랜차이즈에 괜히 편견을 갖고 바라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덮어놓고 거부하기보다는 꾸준히 성업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라면 직접 먹어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더 옳겠다 싶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소호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안동국시부터 묵, 전까지 하나 빠지는게 없었습니다. 하긴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이 정도 규모까지 성장해왔다면 분명 경쟁력 있는 음식을 낸다는 이야기겠죠. 제가 방문했던 '소호정'은 대치점이었습니다. 주택가 골목길에 뜬금없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도 가정집을 개조해서 낸듯 하군요. 신발 벗고 들어가야하는 옛날 스타일 식당. 그래도 내부는 모두 테이블 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뉴는 대략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6. 15. 08:37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종종 내 몫이 아닌 다른 이의 삶이 궁금할때가 있습니다. 나의 삶은 이러한데 너의 삶은 어떠한지. 서로의 삶을 알아가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우리는 위로를 받고, 때론 이를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나가게 하는 동력으로 삼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잠깐의 시간이지만 다른 이와 식사를 함께할때, 서로 각기 다른 길을 가던 삶들은 잠깐 같은 곳에서 멈춰 서로에게 힘을 불어 넣습니다. 먹는다는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입니다. 먹지 않으면 삶을 유지할 수 없으니까요. 각자의 삶을 주고받으며 힘을 얻는 과정이 대개 음식 앞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은 참 의미심장합니다. 역시 인간에게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순히 영양소를 공급..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4. 22. 08:34
양재역 부근에 미슐랭 빕 구르망을 4년 연속 받은 칼국수 집이 있다는 이야기가 저를 자극했습니다. 한국 매체에서 선정하는 칼국수 맛집이야 수도 없이 들어서 감흥없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의 관광객을 주 독자로 삼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선정한 칼국수 맛집이라니 한 번쯤 찾아가 맛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희 집에서 양재도 칼국수 한 그릇만 먹으러 가기에는 먼 거리.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찾아간 '임병주 산동 손칼국수'입니다. 임병주 산동 손 칼국수는 양재역에서 대략 5~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고 따라가면 금방 찾을 수 있는 위치. 게다가 흔치 않은 초록색 간판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못 찾기도 어렵습니다. 여기 있는 비닐 통로는 보통 대기줄이 생겼을때 쓰는 듯. 가게 정면으로도 입장할 수 있..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4. 3. 08:45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날이 더 따뜻해지기 전에, 추울때 먹어야 맛있는 음식들을 미리미리 먹어둬야겠다는 생각에 칼국수를 먹으러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서초역 인근의 칼국수 전문점 '신숙'입니다. 서초역 8번출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신숙'. 간판이 한자라서 제대로 찾아오고도 헤매게 되는 것입니다. 예상외로 주차공간까지 구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차가 없어서 주차장까지 찍지는 않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그런대로 정갈한 분위기입니다. 테이블석 반과 철푸덕석 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쪽이 철푸덕 좌식이 있는 방면. 저는 불운하게도 좌식으로 배정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테이블이 낮아서 허리가 은근히 아픕니다. 물 대신 차를 줍니다. 보너스 1점. 손수건은 따뜻하게 뎁혀서 줍니다. 보너스 2점..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1. 17. 22:00
어느 학교 앞에를 가나 꼭 그 학교 학생들만의 소중한 맛집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 앞에도 저희 학교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 있습니다. 그런 식당들이 소중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닙니다. 수 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겪은 오만가지 희노애락들이 그 음식들에 자연스레 섞이기 때문입니다. 기쁠 때 가서 먹었던 기억, 슬플 때 가서 소주 한 잔 했던 기억, 그런 기억들이 모여서 학교 앞 식당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제가 오늘 찾은 음식점은 중앙대 앞 흑석시장에 위치한 수목식당입니다. 벌써 수십년째 중앙대 학생들을 위로로 해주고 있는 곳일겁니다. 무려 40년 전통이라 적혀있으니 노포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시장에 위치했지만 시장 주민들이라고 하기에는 손님들의 연령층이 낮습니다. 아마 중대생들이라고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