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모토, 논현역 - 산뜻한 츠케멘 맛보기

츠케멘이라는 라멘 장르를 아시나요? 워낙 라멘의 장르가 다양하기에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도 있겠습니다. 츠케멘은 면을 국물에 찍어먹는 종류의 라멘을 뜻합니다. '츠케'가 일본어로 담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츠케멘을 시키면 츠케지루(국물)과 면이 따로 나오는데, 면을 츠케지루에 담갔다 뺐다하면서 먹으면 됩니다. 찍먹 라멘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제가 방문한 곳은 한국에서 나름 츠케멘 공력이 좀 되는 '라멘모토'입니다.

 

외관은 흰색 중심 디자인으로 상당히 깔끔합니다.

 

논현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윈도우xp?

역시나 이곳도 자판기를 이용한 주문 시스템. 잠깐이라도 얼타고 있으면 직원이 와서 도와줍니다. 츠케멘만 파는 줄 알았는데 다른 라멘도 몇 종류 있습니다. 

메뉴 상의 흥미로운 점은 츠케멘 미디움이나 츠케멘 라지가 가격이 같다는 점. 저는 당연히 전혀 고민하지 않고 라지로 주문했습니다. 

 

직원이라도 초상권은 소중하니까요

라멘모토는 라멘집치고 가게 규모가 꽤 있는 편입니다. 4인석도 꽤 있고 다찌석도 있고.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좋습니다.

 

어딘가 일본스러운 느낌의 만화로 먹는 법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양배추 절임 비슷한 거 같은데 어차피 저는 안 먹어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릇에 있는 것은 동행자가 모두 처치.

 

그냥 물 대신 보리차를 줬던 것 같습니다.

 

츠케멘 (L, 8,000원), 츠케 지루
츠케멘 (L, 8,000원), 면

우선 제가 주문한 일반 츠케멘입니다. 츠케 지루와 면이 따로 나옵니다. 약간 따로 국밥 같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은 뒤에서 다시 하기로 하고 다음 매운 츠케멘을 보겠습니다.

 

츠케멘 매운맛 (L, 8,000원), 츠케 지루
츠케멘 매운맛 (L, 8,000원), 면

매운 츠케멘입니다. 매운 맛을 첨가했다고 해서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츠케지루에 매운 맛이 첨가됐을뿐만 아니라 면에도 매운 소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저기 귀요미 노른자 밑으로 깔린 빨간 쏘스가 매운맛입니다. 별로 안 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맵습니다. 맵찔이 기준 위험 신호가 들어오는 맵기였습니다. 츠케지루 자체도 역시나 상당히 매운 편. 

 

큰 그릇이 네 개나 있으니까 나름 푸짐해 보여서 단체샷 한 방 박고 본격적으로 먹기로 합니다.

 

우선 츠케지루를 맛 봤습니다. 원래는 찍어먹어야 하지만 호기심에 츠케지루만 떠서 먹어봅니다. 생각보다 밍밍한 맛입니다. 기본적으로 츠케지루는 일단 라멘 스프에 비해 훨씬 짜고 농도가 진하기 마련입니다. 국물 째로 먹는 것이 아닌 면을 잠깐만 담궈서 먹기 때문이겠지요. 그를 고려했을때 이곳의 스프는 상당히 묽습니다. 보통 츠케멘의 스프라고하면 진한 돈코츠 육수와 해산물(교카이) 육수의 혼합으로 눅진하고 짜고 찐한 맛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라멘모토의 츠케지루는 돈코츠 기반이라기보단 야채가 기반이 된 느낌입니다. 야채에서 나온 달달한 맛이 중심이 됩니다. 스프 자체가 매력없는 것은 아닌데, 츠케멘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할 그런 맛은 아닌 느낌입니다. 오히려 진하고 염도높은 라멘에 생소하신 분들이라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반면 저처럼 츠케멘을 먹을 때 부담없는 맛이 아닌 부담 있을 정도로 진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 이곳의 스프는 라멘스프라기보다는 일종의 야채수프나 스튜 처럼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안에 들어있는 차슈에서는 어느정도의 염도가 느껴져 괜찮았습니다. 먹기 편하도록 미리 찢어 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면은 원래 츠케멘이 그렇듯 차갑게 나와있습니다. 면 자체도 상당히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그정도 굵기는 아니지만 붓카게 우동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제가 워낙에 이런 류의 면을 좋아하기에 좋았습니다. 사실 제가 츠케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두꺼운 면을 쫄깃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라임도 한 쪽 나와서, 먹다가 맛이 질리면 라임향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센스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밍밍한 육수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이렇게 찍먹을 하면서 츠케멘을 즐겼다는 이야기.

 

확실히 김을 싸먹을때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김 향과 감칠맛 그리고 식감이 라멘 스프와 두툼한 면에 잘 어울렸습니다.

제가 떠올리던 츠케멘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는 라멘모토의 츠케멘이었습니다.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나름 이렇게 산뜻하게 먹는 츠케멘도 그만의 매력이 있는 듯 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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