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항 수산물 좌판 풍물시장, 주문진 - 시장에서 썰어먹는 회

바닷가에 왔으면 회를 먹어 주는 것이 인지상정. 주문진 수산시장은 바가지가 심하다는 친구의 말에 그 바로 옆에 위치한 좌판 풍물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불과 몇 주 전 현대화 공사가 끝나서 나름 깔끔한 상태입니다. 물론 수산시장이니까 바닥에 자작한 바닷물과 비린내는 어쩔 수 없겠지만요.

일요일 저녁이었는데도 붐비는 시장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 그저 기억속에만 간직할까 했으나, 그래도 몇 장 찍은 것이 있어 블로그에도 포스팅합니다.

 

저 거대 컨테이너같은 건물 안에 물고기 수천마리가 펄떡이고 있습니다. 수산시장 내부는 너무 혼잡하고 복잡해서 따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요, 그냥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그런 활어회 시장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시장 내부에는 상인들이 주르르 줄지어 생선들을 팔고 있는데 가장 인상 좋아보이는 분을 찾아서 적절한 협상력으로 원하시는 생선을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인어교주해적단 같은 어플을 통해 미리 가격을 체크하고 갈 수도 있으니 눈탱이가 걱정된다면 참고하시길.

 

아주머니 왼손부터 오징어, 소방어, 밀치

오늘 제가 목표로 했던 생선은 고등어였는데요, 이 날은 고등어가 안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없는 고등어를 만들어 먹을 수는 없으니 아쉬움의 눈물을 두 방울 삼키고 소방어 한마리를 대신 구매했습니다. 거기에 밀치 한마리와 오징어 두마리를 추가했습니다. 둘이서 먹을 건데 양이 좀 많나 싶지만, 고등어를 못 먹으니 양이라도 잔뜩 먹겠다는 마인드였습니다. 소방어는 2만원 밀치는 만원 오징어 두마리는 5천원으로 총 35,000원을 냈습니다. 한 번의 흥정도 없이 달라는 대로 드렸으니 싸게 잘 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더 싸게 살 수 있을 듯.

 

 

회뜨는 곳에 가서 일정 금액을 내고 회를 떠달라고 해야합니다. 생선 종류나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저는 오천원을 냈습니다.

살아있는 생선들을 단칼에 내리치시는 이모들. 상당히 터프합니다. 보고 있자니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주문진항 좌판 풍물시장의 단점이라고 하면 초장집이 없다는 것입니다. 고로 회를 떠서 숙소에 가서 먹어야한다는 것. 쌈채소도 따로 구매해야하는데 저는 그 사실을 몰라서 뒤늦게 부랴부랴 주문진 수산시장에 가서 샀습니다. 상당히 불친절한 접객에 화가 났으나 어쨌든 쌈채소가 필요했기에 구매하기는 했습니다. 부들부들.. 가능하면 미리 준비하시길..

 

소방어와 밀치입니다. 좌측이 밀치, 우측이 소방어. 밀치는 다른 이름으로 가숭어라고도 부르는데 식감이 아삭아삭하고 고소한 맛이 좋습니다. 소방어는 소방어인만큼 대방어같은 기름진 맛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살이 튼실해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갓 뜬 회라 그런지 혀에 감기는 차진 느낌이 좋습니다.

 

이건 아이폰X로 촬영한 사진. 뭐가 좀 달라보이나 모르겠습니다. 아까꺼는 아이폰8로 찍은 것들. 이거로 찍으나 저거로 찍으나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아 보입니다. 사실 네 명도 먹을만한 양..

 

오징어 회도 이렇게 나왔습니다. 오징어 회 은근한 짭잘함이 이미 있습니다. 오징어 회 특유의 씹으면 나오는 감칠맛도 살아있고 단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몇 개씩 푹푹 집어 먹기 좋습니다. 양이 많으니까요.

 

양이 많으니 상추 하나에 회를 5~6점씩 올려서 먹습니다. 이런 호사는 서울에서 누리기 힘들죠. 아 물론 돈만 많으면 누릴 수 있겠지만 아무튼 주문진에서 3만 5천원에 배터지게 회를 먹고 온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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