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훈라멘] 신사동/가로수길 - 맛있게 느끼한 대창덮밥

벼르던 형훈라멘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라멘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대창덮밥에 대한 호기심이 저를 가로수길까지 이끌었습니다.

 

라멘도 먹어보고 싶긴 한데..

12시 오픈에 맞춰 매장을 찾아갔으나, 비오는 평일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줄이 꽤 길었습니다. 열댓명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창덮밥이 점심 저녁 각각 25인분 한정이라서 그런 듯

 

그냥 외관1
외관 2
밥 먹고 나온 후라 더 이상 웨이팅은 없습니다.

오픈 시간이 되자 직원을 안내를 받아 한 팀 씩 내부로 입장합니다. 한 팀 씩 들여보내다보니 안에 자리가 있음에도 바깥에서 좀 더 대기해야합니다. 평소 같으면 군말 없었겠으나, 이 날은 습도가 너무 높아 입이 조금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장은 2층에 있고 대기줄은 계단밑에서부터 시작 하는 구조. 계단을 옆 디저트 가게와 공유하는 지라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메뉴판은 웨이팅하면서 심심하지 말라고 붙여놓은듯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저는 대창덮밥을 먹으러 왔기에 다른 메뉴는 쳐다도 보지 않았습니다.

호르몬동이라고 많이 부르던데 굳이 일본말로 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또 생각해보면 호르몬은 소 내장을 총칭하는 말이니 호르몬동은 대창덮밥이라기보단 내장덮밥같기두 하고.. 일본 현지에서 대창덮밥을 호르몬동이라 부르면 할말 없겠지만은 말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여기는 한국이니 굳이 좋은 한국말 내비두고 호르몬동이라 부를 필요야 없겠다 싶습니다.

가게에 올라가면 직원이 키오스크로 알아서 주문하고 영수증을 달라고 안내해줍니다. 키오스크까지 찍을 정신은 없었음

 

락교가 기본찬으로 나옵니다
괜히 로고 들어간 티슈 있으면 찍고 싶은데

조용히 먹으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미분당도 그렇고 매장 내에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곳들이 종종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환영입니다. 식당에서 밥먹는데 듣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내용들이 들리는 경우가 너무 많기에...

조용히 음식에 집중하는 문화가, 술집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밥을 위주로 하는 식당에서는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나쁘지 않은 담음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창덮밥. 이걸 먹으려고 그 꿉꿉한 날씨에 30분을 기다렸습니다. 

노른자 터뜨려서 잘 비빈 후 와사비를 조금씩 위에 얹어 먹으라고 합니다. 먹어보니 꽤 재밌습니다. 대창의 꾸덕한 느끼한 맛이 달달하고 짭조름한 소스와 잘 어우러져서 먹을 만 합니다. 느끼하긴 엄청 느끼해서 콜라 엄청 땡기는 데 그래도 또 금방 생각 나 한 숟갈 퍼먹고 싶은 부드럽고 맛있게 느끼한 그런 맛입니다. 다만 같이 갔던 동행자는 너무 느끼하다며 몇 숟갈 하고 수저를 내려 놓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두 그릇 먹음.

다만 파튀김들이 엉켜있고 그래서 한 수저마다 분배를 잘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밥과 반찬을 딱 동시에 마무리하는 것이 아름다운 그림인 것인데

이렇게 밥만 잔뜩 남는 참사가 벌어집니다. 소스가 나쁘지 않아 밥만 먹어도 먹을만은 한데 그래도 대창덮밥을 먹으러 온거니까요. 대창 추가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창 구이 상태도 괜찮고 해서 전체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사족이지만, 곱창과 다르게 대창 속에 들어있는 것은 곱이 아니라 기름이란 사실 아마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고로 우리가 대창을 먹을 때는 지방덩어리를 우적우적 씹어먹는 셈입니다. 사실 그게 대창이 맛있는 이유기도 하죠. 잘 구워진 지방이니까요.. 건강에 좋지 않다며 종종 대창을 멀리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가끔 맛있는거 먹을때는 좀 불량하더라도 맛있으면 장땡이니까요.

대창덮밥이 맛있으니 주력 메뉴인 라멘 맛이 궁금해집니다. 다음에는 웨이팅 안 할 시간에 살짝 와서 라멘만 한 그릇 조지고 가야겠습니다. 

 

 

형훈라멘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40 / 02-508-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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