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11. 27. 08:35
언젠가 한 해외 인스타그래머의 피드을 보고 가야겠다고 점찍어둔 '순대실록'에 다녀왔습니다. 그 피드는 대학로 본점에서 순대 코스를 먹은 내용이었지만 저는 그냥 가까운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분점을 방문했습니다. 순대실록은 서울 고속터미널 호남선 터미널 방면 센트럴시티 중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요새 한창 공사중이지만 업장들은 정상 영업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이런게 있어서 찍어보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그런대로 평범합니다. 순대국집 치고 꽤나 깔끔한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순대국에 소주 한 잔 곁들이시는 중. 중앙에는 셀프바가 있어서 반찬과 새우젓을 떠올 수 있습니다. 메뉴판은 대략 이렇습니다. 가게와 메뉴 설명을 성실하게 달아 놓은 메뉴판을 만나면 언제나 호감이 갑니다. 그만큼 자신의 음식에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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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9. 19. 23:09
코로나가 극성이라도 먹어야 살 수 있다. 오늘은 집 근방 순대국집을 들렀다. 짙은 국물과 야채순대로 서울에서도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나름 동네 자랑거리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유명한 순대국집이 있다!..고 자랑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한창 진행되던 토요일 저녁 7시 경. 매장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떻게 매번 집밥만 먹고 사느냐는 생각은 나만 했던 게 아닌 모양이다. 매번 먹던대로 순대국 보통을 하나 주문했다. 공용수저통에서 수저를 꺼내다 멈칫했다. 수저에 이물질이 묻어 있는 건 아니었다. 다만 내 입으로 들어가야할 숟가락과 젓가락들이 관리없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누군가 물수건으로 닦지도 않은 손으로 수저를 뒤적거렸을 상상이 뒤따랐다. 그 손에 묻어 있었을..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9. 18. 08:30
집 주변에 5,000원짜리 실한 순대국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 한 명의 국밥예찬론자로서 이런 반가운 소식을 듣고 찾아가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7,000원짜리 국밥도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고물가 시대에서 만난 5천원짜리 순대국. 가격뿐만 아니라 맛도 훌륭했습니다. 대림삼거리에 위치한 순대국 전문점 "삼거리 먼지막 순대국"입니다. 삼거리 먼지막 순대국은 강남성심병원 안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대림중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냥 지도어플을 보고 찾아오는 것이 편합니다. 지하철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위치. 내부는 나름 한옥스타일의 나무테마로 꾸며져 있습니다. 대부분 테이블석인데 좌식도 몇 자리 있긴 합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순대국 보통이 오천원. 상당히 저렴..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8. 28. 08:43
마늘의 도시 단양에 들렀던 이야기입니다. 단양에서 사먹은 모든 음식에 마늘이 듬뿍듬뿍 들어있는 가운데 순대 역시 마늘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더라구요. 물론 마늘을 좋아하는 한국인으로서 불만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마늘 잔뜩 먹고 면역력 향상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던 것입니다. 맛도 꽤 괜찮았구요. 아무튼 단양 구경시장에 위치한 마늘순대 전문점 '충청도 순대' 입니다. 충청도순대는 단양 구경시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아주 크지는 않아서 한 바퀴 정도 돌다보면 금방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점포 크기가 다른 데에 한 두세배는 돼서 찾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나저나 구경시장은 재래시장치고 꽤 깔끔한 편입니다. 볼거리가 많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쾌적해서 한번쯤 들러봄직하겠네요.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6. 12. 08:27
점심시간에 무얼 먹느냐가 오후 전체의 컨디션을 좌우합니다. 그럴듯한 음식을 먹어야 퇴근 전까지 기나긴 오후 시간을 그럴 듯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혹여라도 허접한 음식으로 대강 배를 채웠다가는 오후 내내 후회에 가득차 우울한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점심 식사 메뉴 선정은 훌륭한 하루를 위해 허술히 대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 오늘도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돼지국밥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든든한 국밥 한 그릇이면 오후까지 든든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서초역 부근의 돼지국밥 전문점 "이가돼지국밥"입니다. '이가돼지국밥'의 주요 고객은 기본적으로 주변 회사의 직장인들. 꽤나 퀄리티 있는 국밥을 내기에 항상 인기가 좋습니다. 서초역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는 위치지만 충분히 걸어서..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3. 18. 08:37
제일 처음 먹었던 순대국이 기억 나시나요? 제 경우에는 엄마가 포장해온 순대국을 집에서 다 같이 먹었던 기억입니다. 그게 제가 처음 먹었던 순대국은 아닐지 몰라도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순대국입니다. 집안으로 퍼지는 쿰쿰한 돼지 냄새 속에서 티비를 보며 잠시 기다리면 어느새 제 앞으로 고기와 내장이 가득한 뜨끈한 국물이 올라옵니다. 내장을 잘 먹을 줄 알아야 어른이다, 다데기를 풀어서 먹어야 어른이야, 뜨거운 걸 잘 먹어야 어른이다, 하는 어른들 말씀에 어릴 적 제 머리 속에 순대국은 어른들의 음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저는 진한 돼지 국물을 입술에 찐득하게 묻혀가며 먹곤 했었지요. 아직도 팔팔 끓는 국물을 냅다 들이마실 수는 없지만 내장도 좋아하고 다데기도 술술 풀..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9. 25. 22:07
대학 생활도 드디어 마지막 학기를 맞았습니다. 입학한지 햇수로 벌써 8년째이니 이제 졸업할 때가 되긴 했습니다. 8년 간 왕십리를 꾸준히 다녔습니다. 술도 많이 마시고 밥도 많이 먹었습니다. 자연스레 왕십리에도 마음이 가는 음식점들이 생겼습니다. 아마 근 8년간은 그 어느 곳 보다 음식을 많이 사 먹은 동네니까요. 마지막 학기를 맞아, 대학 생활을 마무리도 할겸 그간 제가 애정했던 식당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사라진 식당도 많고 맛이 변한 곳도 있지만 여전한 식당들도 있습니다. 그 위주로 몇 군데 포스팅해보려합니다. 뭐 얼마나 될지는 아직 감이 안오네요. 어쨌든 그 첫번째 타자는 입니다. 가을 학기의 시작무렵에는 날씨가 참 좋습니다. 노상까지 좋은 날씨입니다. 예전 같으면 대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