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실록, 고속터미널 - 다양하게 순대 먹기

언젠가 한 해외 인스타그래머의 피드을 보고 가야겠다고 점찍어둔 '순대실록'에 다녀왔습니다. 그 피드는 대학로 본점에서 순대 코스를 먹은 내용이었지만 저는 그냥 가까운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분점을 방문했습니다. 

 

순대실록은 서울 고속터미널 호남선 터미널 방면 센트럴시티 중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요새 한창 공사중이지만 업장들은 정상 영업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이런게 있어서 찍어보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그런대로 평범합니다. 순대국집 치고 꽤나 깔끔한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순대국에 소주 한 잔 곁들이시는 중.

중앙에는 셀프바가 있어서 반찬과 새우젓을 떠올 수 있습니다.

 

메뉴판은 대략 이렇습니다. 가게와 메뉴 설명을 성실하게 달아 놓은 메뉴판을 만나면 언제나 호감이 갑니다. 그만큼 자신의 음식에 자부심과 애정이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수저는 개별포장해줍니다. 코로나 시대에 이런 조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수저봉투 뒤집으니 로고가 있길래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착석하니 순식간에 밑반찬이 깔립니다. 한켠에는 후추, 들깨, 소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새우젓은 셀프바에서 따로 퍼와야 합니다. 

 

2인세트 B (29,000원)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2인세트 B입니다. 대표메뉴라 할 수 있는 순대스테이크에 전통순대 작은 것, 순대국 특 한 그릇이 나오는 구성. 먹어보니 2.5인분 정도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푸짐했단 이야기입니다.

 

전통순대 

일단 전통순대부터 맛봅니다. 음식이 동시에 나오지는 않고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아마 의도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되는 대로 나오는 듯.

 

조선 말기 요리책인 '시의전서'에 실린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전통순대. '시의전서'에는 어교순대와 도야지순대, 두 종의 순대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순대실록의 전통순대가 참고한 것은 도야지순대인 모양입니다. 색이 어두운 순대와 밝은 순대 두가지가 함께 준비됩니다. 차이는 물어보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으나 아마 선지 함량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색이 어두운 순대부터 먹습니다. 따땃한 온도감에 차진 식감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잡내 없이 깔끔하고 입안을 가득 메우는 순대의 풍미가 기분 좋습니다. 허기진 상태에서 든든하게 먹기 좋은 스타일.

 

색이 밝은 순대도 먹습니다. 아마 선지 양을 줄이고 찹쌀을 더 넣어 찰기를 살리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저도 순대전문가는 아니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아까 까만 순대보다 조금 라이트한 맛이 납니다. 그럼에도 찰진 식감은 밀리지 않습니다. 맛도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색깔은 딱히 상관 없겠습니다. 순대에서도 적용되는 흑묘백묘론.

 

순대국 (특)

특 순대국이 이어 나왔습니다. 팔팔 끓으며 나옵니다.

 

내부에는 다대기가 들어있습니다.

 

아까 먹던 순대와도 함께 기념촬영

 

다대기 풀어주고 슬슬 맛보기로 합니다. 간이 살짝 덜 되어 있는 느낌이라 새우젓도 조금 풀었습니다.

 

다만 함께 따라 나온 밥상태가 아주 아쉽습니다. 최근 본 공기밥 중 단연 별로군요. 국물에 말아야하는 밥인데 이미 밥알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떡져 있습니다. 아쉬움을 넘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미니 밥솥을 들고 다니며 이럴때마다 새로 밥을 해 먹을 수는 없으니 그냥 먹습니다. 둘이 나눠 먹어야해서 앞접시에 따로 떠 먹었습니다. 순대국 자체는 훌륭했기에 밥 상태가 더욱 아쉽습니다. 

 

순대스테이크

메인메뉴라고 할 수 있는 순대스테이크가 마지막으로 나옵니다. 무쇠 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으면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입니다. 기름에 자글자글 구워가며 먹는 순대라는 발상이 참 재밌는 것 같아요.

 

기름에 굽는 순대스테이크이기에 다소 느끼할 수 있어 샐러드도 함께 나옵니다. 

 

참고로 자르는 것은 직접해야합니다. 그래서 메뉴 이름이 순대 '스테이크'인듯 합니다. 칼이 잘 들기는 하는데 솔직히 좀 귀찮았음

 

바로 먹으면 겁나 뜨겁기 때문에 충분히 식혀먹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야채를 섞어 소를 채운 순대입니다. 아까 먹은 전통순대에 비해 조금 더 기름지고 포만감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이 메뉴를 더 선호하는 사람과 전통순대를 더 좋아할 사람으로 나뉠 수 있겠군요. 저는 순대 스테이크의 편입니다. 아무래도 기름기가 있다보니 더욱 고소해 순대의 풍미가 더 살아납니다. 바짝 익히는 과정에서 파삭파삭해진 순대 외피의 식감도 순대소의 찰진 식감과 잘 어울렸습니다. 

 

소스는 두 종이 준비됩니다. 이쪽이 흑임자 소스. 묵직하면서 뒷맛에 새콤합니다. 렌치 소스와 비슷한 뉘앙스. 저는 이런 류의 소스 좋아해서 자주 찍어 먹었습니다.

 

이것은 칠리소스. 그냥 칠리소스 맛이 납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냥 아무것도 안 찍고 먹었습니다. 중간중간 씹히는 견과류들도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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