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먼지막순대국, 대림삼거리 - 가성비도르 5,000원 순대국

집 주변에 5,000원짜리 실한 순대국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 한 명의 국밥예찬론자로서 이런 반가운 소식을 듣고 찾아가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7,000원짜리 국밥도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고물가 시대에서 만난 5천원짜리 순대국. 가격뿐만 아니라 맛도 훌륭했습니다. 대림삼거리에 위치한 순대국 전문점 "삼거리 먼지막 순대국"입니다. 

 

삼거리 먼지막 순대국은 강남성심병원 안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대림중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냥 지도어플을 보고 찾아오는 것이 편합니다. 지하철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위치. 

 

내부는 나름 한옥스타일의 나무테마로 꾸며져 있습니다. 대부분 테이블석인데 좌식도 몇 자리 있긴 합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순대국 보통이 오천원. 상당히 저렴한 가격입니다. 그냥 주문하면 토렴해서 밥을 말아나오고 따로국밥을 시키면 천원이 추가되는 시스템. 근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선 따로국밥을 많이들 시키시더라구요. 

 

기본찬은 이렇게 준비됩니다. 어차피 밑반찬 잘 안 먹는 성격이라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래도 예의상 김치 맛이나 보려고 조금 덜었습니다. 깍두기는 그런대로 새콤해서 먹을만한데 김치는 밍밍해서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순대국 가격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거의 10년째 가격 동결.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먹는 입장에서는 얏호

 

순대국 (5,000원, 보통)
순대국 (5,000원, 보통)

보통짜리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오천원이라해서 뚝배기가 작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다른 국밥집과 같은 사이즈의 뚝배기

 

순대국은 부글부글 끓으면서 나옵니다. 끓는 소리만으로도 햐 군침돈다..

 

뽀얀 색깔에서 돼지육수의 깊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일단 비주얼로는 합격목걸이 획득

 

테이블 한켠에 소금과 다데기가 비치되어있습니다. 따로 양념용 숟가락을 놓아두지 않아서 다소 찝찝합니다. 분명 누군가 침 묻은 숟가락으로 떴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아무튼 저는 넣어도 나중에 넣으려고 다시 뚜껑을 덮어두었습니다. 먹어가면서 양념을 풀면 순대국의 여러 매력을 순차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더 선호합니다. 

 

일단 휘휘 저으면서 고기 양을 슬쩍 체크해봅니다. 밥과 고기 비율을 맞춰가며 먹어야 마지막에 고기없이 밥만 퍼먹는 참사를 방지할 수 있기에 미리미리 양 체크를 해둬야합니다. 아무튼 이집 순대국은 고기 양이 꽤 푸짐한 편이라서 별 걱정 없을 것 같긴 합니다. 

 

말아져 있는 밥상태도 떡진 부분 없이 양호합니다. 

 

그리고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봅니다. 진한 돼지 육수의 맛이 혀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직 아무런 간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정도 간간함이 갖춰져 있습니다. 국물에는 돼지향이 살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매력적인 향으로 느껴지는데, 취향에 따라서 잡내로 느끼시는 분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아주 깔끔한 국물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집 순대국은 거칠고 야성적인 스타일에 좀 더 가깝습니다. 붓싼의 돼지극빱 느낌이랄까요.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새우젓을 투하합니다. 원래 간이 어느정도 되어있긴하지만 저는 좀 더 풍부한 감칠맛을 즐기고 싶었거든요.

 

취향에 따라 들깨도 푹푹 뿌려줍니다. 저는 들깨 좋아해서 사진찍고나서 저기 보이는거 x2 정도 더 넣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순대국인데 순대는 두 조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그것도 당면순대라서 딱히 존재감이 없습니다. 그냥 이름이 순대국이라서 구색맞추기로 괜히 넣어본 느낌. 

 

하지만 순대가 적어도 상관없는게 내장이 잔뜩 들었습니다. 밥알도 안 먹고 국물만 쭉쭉 뜨다가 고기 한 점 먹고 다시 국물먹고 반복하는 중

 

사진의 부위는 아마 염통인듯

그러다 밥도 함께 고기와 먹습니다. 근데 밥알이 생각보다 겁나 뜨겁고 잘 식지도 않아서 조심해서 먹어야함.. 저는 부주의해서 입천장을 다 데어버린것입니다..

 

중간에 허파도 들어있어서 집어 먹었습니다. 허파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맛. 식감도 푹신물컹하고 무엇보다 비린향이 꽤 강합니다. 이외에도 오소리감투, 염통, 울대, 곱창 등 보통 순대국에 들어가는 내장 부위는 거의 다 들어있습니다. 

 

원래 먹다가 중간에 다대기 풀어서 진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국물이 워낙 좋아서 조절 못하고 다 먹어버린 모습입니다. 이미 시작해버린 수저질이라 멈출 수 없었던 것

 

결국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웬만한 국밥들보다 훨씬 낫군요. 게다가 가격도 5,000원에 이정도니 그야말로 더할나위 없습니다. 세상 모든 음식을 국밥 가격으로 재단하는 국밥충들의 심정이 이해되는 한끼였습니다. 애매한 거 먹을바에 오천원주고 뜨끈하게 국밥이나 한그릇 먹을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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