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박, 남영 - 점심에만 먹을 수 있는 훌륭한 쌀국수

일전에 효뜨라는 베트남 음식점을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꽤 괜찮은 퀄리티의 베트남 요리를 내는 식당인데요, 그런 효뜨에서 분점 느낌으로 남영동에 쌀국수집을 냈다길래 찾아가 방문해보았습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갔는데 기대 이상의 쌀국수와 비빔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효뜨보다 분위기도 훨씬 더 좋았구요. 남영동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남박'입니다.

 

낡아보이는 간판. 참고로 오픈한지 몇달안됨

남박의 외관은 아주 힙하게 생겼습니다. 효뜨도 그렇지만 외관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시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운영시간이 독특합니다.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쌀국수는 보통 아침으로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나름 고증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점심시간에만 먹을 수 있는 쌀국수 가게가 되겠군요. 

 

가게 내부도 잘 꾸며 놓았습니다. 레트로한 분위기와 나무 탁자들이 꽤 잘 어울려요. 베트남 현지 느낌을 내려한건가 싶기도 한데 제가 베트남 가본적이 없어서 감히 판단할 수는 없었던 부분. 

 

메뉴판은 영어로 적어놓은걸로 보아 확실히 현지 느낌을 내려한 것 같긴합니다. 

 

한국인을 위한 메뉴판은 다행히도 따로 제공됩니다. 메뉴는 단촐하고 비싼 편. 

 

길쭉한 젓가락과 평범한 숟가락이 비치되어있습니다.

 

테이블에는 각종 소스를 비롯한 부수기재들이 놓여있습니다. 어차피 저는 안 뿌릴거라 사진도 대충 찍었습니다. 

 

콜라 (2,000원)

2,000원짜리 콜라는 귀여운 병콜라를 줍니다. 키가 쪼끄매서 귀엽고 다 마셔도 살이 덜 찔 것 같습니다.

 

잔도 미니미니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역시 커엽

 

밑반찬으로는 방풍나물과 양파절임이 나옵니다. 짭짤하고 새콤해서 밑반찬으로 딱 적당합니다. 사실 제가 원래 밑반찬에 큰 관심이 없는 성격인지라 그냥 맛만 보고 말아서 잘 기억 안남

 

PHO BO CAY 얼큰 한우 쌀국수 (13,000원)

드디어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사실 효뜨에서 먹었던 홍합 쌀국수는 너무 매워서 맵찔이인 저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웠었는데요,

 

다행히 남박의 매운 쌀국수는 아주 맵지는 않은 편이라 저도 나름대로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깔끔하게 뚝 떨어지는 기분좋은 매운 맛에 가깝습니다. 

 

효뜨의 쌀국수가 해산물 베이스였다면 이곳은 소고기 베이스여서 느낌이 꽤 다를거라고 직원분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실제로 보니 소고기가 은근히 꽤 들어있습니다. 예상보다는 많았다는 것입니다. 국물 자체도 감칠맛이 꽤 좋았습니다. 소고기와 더불어 토마토를 넣어 끓인 센스도 돋보였습니다. 칼칼하면서 감칠맛이 충분해 더운 날씨에도 입맛을 잡아끕니다. 

 

면은 대강 이런 느낌. 

 

숙주도 푸짐하게 들었습니다. 채소들 덕분에 국물에 시원한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참고로 더 맵게 먹고 싶을때 넣을 수 있는 고추도 함께 나옵니다. 저는 무서워서 감히 시도 못함 

 

아무튼 훌륭한 쌀국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효뜨의 것보다 훨씬 더 취향에 맞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에 오면 안 매운 쌀국수도 먹어보고 싶군요.

 

MIX MIX 섞은면 (13,000원) 

이번엔 비빔면입니다. 엄청 큰 사발에 담겨져 나옵니다. 

 

안에는 쌀국수 면과 다진고기 볶은 것 그리고 양배추 채썬것이 잔뜩 들었습니다. 부피가 어마어마하긴하네요. 막상 비벼놓으면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거대한 사발 속 귀여운 계란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보기에는 이쁘네요

 

면을 먹고 남은 소스에 비벼먹으라고 밥도 함께 주십니다. 밥 위에 올라간 것은 아마 양파튀김인듯

 

양배추를 뒤집으면 안에 이렇게 쌀국수 면과 함께 다진고기 소스가 들어있습니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봤으니 사정없이 비벼줍니다 쓱삭

 

대강 비비고 후룩후룩 먹는데 맛이 꽤 좋습니다. 다진 고기 소스의 단짠한 양념 맛이 부드럽게 쌀국수 면을 감싸 안습니다. 여름철에 부담없이 깔끔하게 먹기 딱 좋을 메뉴. 다진고기를 비롯해 감칠맛 나는 소스와 재료를 잔뜩 비비는 모습에서 일견 마제소바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마제소바에서 감칠맛 한 스푼을 빼고 달달함을 한 스푼 끼얹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쌀국수 면을 써서 한층 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면치기를 하며 금방 그릇을 비워냈습니다. 

 

그리고는 잽싸게 밥을 말기로 합니다. 점심 쯤에 채광이 참 좋군요. 빛이 들어와서 사진이 잘 나오는 느낌

 

아무튼 슥슥 딱딱 비벼줍니다. 밥을 말아먹고 나니 이거 정말 마제소바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베트남스타일 마제소바라 할 수 있겠네요.

원래 비빔면을 좋아하는지라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만 달달함이 꽤 강해서 다소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양념맛 분명 어디선가 먹어본 익숙한 맛인데 도무지 어디서 먹어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아무튼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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