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식당, 포항 - 아주 우수한 한우 소머리수육

포항 죽도시장에 부근에 위치한 소머리곰탕집인 장기식당에 방문했습니다. 워낙 명성 높은 곳이기에 들러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론은 명성에 걸맞는 소머리 수육이었습니다. 찐득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수육에 대낮부터 소주잔을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기 식당은 죽도시장 내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큰데다 위치가 은근히 골목이어서 찾기가 쉽지는 않은편. 바로 뒷편에 언뜻보이는 평남곰탕도 곰탕으로 유명한 집입니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가게는 시장터에 위치한 국밥집치고 깔끔한 편입니다. 

 

식사하기에 딱히 불편함없는 인테리어

 

메뉴는 이렇습니다. 곰탕 아니면 수육을 시킬 수 있습니다. 5명이서 방문해 곰탕 5개에 수육 대자를 주문하려했더니, 사장님이 그냥 수육 대자 하나 소자 하나만 시키는게 양이 맞을 거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어차피 수육에 곰탕 국물이 따라 나오기에 밥을 먹고 싶으면 공기밥만 추가하면 된다면서요. 그래서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가격으로도 그렇게 주문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던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찬들입니다. 양파가 시원하고 새큼해서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특히 이따 나올 수육에 굉장히 어울리는 편

 

깍두기는 톡 쏘게 푹 익은 스타일입니다. 나쁘지 않은 맛.

 

수육이 나왔습니다. 일단 사진에 보이는 것은 수육 대자. 사람 수 만큼 곰탕 국물도 함께 따라 나옵니다. 

 

수육 (45,000원, 大)

이제 수육 클로즈업해서 찍을 시간.

 

수육은 모두 한우 소머리 고기를 쓴다고 합니다. 다양한 소머리 부위가 섞여 나옵니다. 소머리인만큼 껍데기를 비롯해 쫄깃한 젤라틴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깍둑 썰기 하듯 썰어냈습니다. 수육을 이렇게 썰어냈다는 것은 고기의 부드러움에 확실히 자신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뭉툭뭉툭 썰어낸지라 대강보면 질길 것 같아보이기도 하는데 일단 입에 넣어보면 생각이 바로 달라집니다. 부드러운 살결과 그 사이사이에 고소하고 쫀득하게 자리잡고 있는 젤라틴이 몇번 씹기도 전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집니다. 3일은 여운이 족히 남는 수육입니다. 

 

곰탕국물이 나옵니다. 서울 곰탕, 예를 들면 하동관처럼 맑은 타입의 국물은 아닙니다. 조금 더 탁하고 진득한 느낌이 있습니다. 

 

소금으로 간 맞추고 본격적으로 떠먹습니다. 진하고 고소한 맛이 직관적으로 입천장을 턱 치고 들어옵니다. 포항 맛집 한번 제대로 찾았네요.

 

공기밥 (1,000원)

공기밥입니다. 일단은 고기와 좀 먹다가 국물에 말아먹을 예정. 지금 맞춰놓은 국물 간이 너무 맘에 들어서 괜히 밥 넣어서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아무튼 그럼 다시 수육으로 돌아옵니다. 소머리 수육은 물론 부위마다 다르지만 보통 젤라틴의 비율이 살코기 보다 높은 편입니다. 입안에 넣고 씹으면 큰 저항없이 씹히지만 그 사이에서 찐득한 젤라틴이 흘러나오는데 그 고소함과 진한 맛이 아주 좋습니다. 식감도 재밌고 고기 맛 자체도 훌륭합니다. 

 

부드러운 살코기 부위를 먹을때도 살결사이사이에 기분좋은 진득함이 가득합니다. 입안 가득 소고기 향이 퍼졌을때 그때 곰탕 국물 몇번 쭉쭉 퍼먹으면 그만한 입 호강이 따로 없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는 맛입니다. 

 

소주 (4,000원)

질 좋은 수육을 두 점 쯤 먹으니 도저히 못 참겠어서 소주를 주문했습니다. 원래 소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제 의지로 소주를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 날은 안 먹고 넘어갈 수 없겠더라구요. 짠도 안하고 수육-곰탕-소주-수육-곰탕-소주 왕복 운동 시작해버렸습니다. 

 

수육은 함께 나오는 부추와 먹어도 맛있습니다. 

 

부추에 간장 슬쩍 찍어서 수육 위에 올리고 우적우적 씹어먹으면 진득한 소고기맛에 시원한 부추향이 더해지며 그야말로 완벽한 맛을 뿜어냅니다. 

 

맛있는걸 먹을때는 자연스레 사진찍는 횟수가 증가합니다. 맛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잘 기억하고 싶어서 자꾸 사진을 찍게 되는 것

 

깍두기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소고기에 비해 깍두기가 너무 빨리 입에서 사라지긴하지만 그래도 새큼하게 잘 익은 무의 맛이 수육과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베스트는 양파와 부추를 곁들여 먹는 것. 시원한 맛을 잔뜩 품은 양파가 소고기의 진득한 맛과 부추의 질감과 어우러집니다. 

 

수육을 어느정도 처리하고 나서는 국물에 밥을 말았습니다. 밥의 구수한 맛이 더해진 국물도 상당히 좋습니다. 

 

고기도 몇 점 국물에 빠뜨려 밥과 함께 먹는데 이것 역시 행복한 맛이네요. 배불리 먹었습니다. 

 

실패사례1, 다대기 많이 풀음
실패사례2, 다대기 매우 많이 풀음

참고로 국물에는 다데기를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대기 맛이 강해서 많이 풀면 후회한다는 것이 함께한 일행들의 조언이었습니다. 

 

수육 (35,000원, 小)

참고용으로 찍은 수육 소자 사진입니다. 2인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지금껏 먹어본 소머리수육 중에서 단연 제일입니다. 올해 먹은 수육 장르 중에서도 가히 최고였다 싶군요. 포항에 들른다면 한번쯤 방문을 추천드리고 싶은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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