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옥, 서울대입구역 - 실패 없을 설렁탕

체력이 빠지고 지치는 날,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떠올리시나요. 그때 떠오르는 음식이야 말로 우리 영혼을 달래 줄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국밥입니다. 뜨끈한 국물에 밥 말아서 헛뜨헛뜨하면서 먹는 그 맛.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면 지쳤던 마음도 어느정도 회복된 기분이 듭니다. 이 날도 피로한 몸뚱아리를 이끌고 국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날의 국밥 장르는 설렁탕, 서울대 입구역 근처의 삼미옥으로 향했습니다.

 

간지나는 간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빨간 네온싸인이 번쩍번쩍 합니다.

 

왼쪽 판에는 30년 가운데 판에는 43년, 가게의 메뉴판 연대기를 살펴볼 수 있음

국밥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설렁탕 치고는 비싼 가격도 아닙니다. 보통날이면 특을 먹었을텐데 이 날은 그냥 일반으로 먹었습니다.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그러고 싶은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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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옥에서의 참사 이후 항상 파 위치부터 참고하는 편입니다.

 

김치는 깍뚜기와 배추김치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원래 김치 잘 안 먹지만 그래도 맛 정도는 보는 편. 시원하게 잘 익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더 집어먹지는 않음. 남은 것은 동행자가 모두 해치웠습니다.

 

아주머니가 뒤 돌때 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찍음. 모자이크하기 귀찮으니까..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가게 전경을 찍었습니다. 은근히 좌석수가 꽤 됩니다. 

 

설렁탕 (10,000원)

설렁탕이 나왔습니다. 밥이 토렴되어 나옵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 일반을 시킨 만큼 딱 아쉬울 정도의 고기가 들어있습니다.

고기 국물 자체는 진하고 꼬릿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진한 것은 아니고 다소 애매한 곳에 좌표가 잡혀있다는 느낌입니다. 저는 제가 먹은 설렁탕 중에 최고를 LA 한인타운의 한밭 설렁탕으로 꼽는데, 그정도의 진함까지는 도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어느정도 뿌연 정도를 줄이고 곰탕스러움을 추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취향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쪽의 국물이 더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마냥 진하기만 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니까요.

 

이 곳 설렁탕만의 이미지를 규정지을만한 눈에 띄는 특징은 없어도 아주 깔끔하게 맛을 잡아냈습니다. 다시 말해 설렁탕이라는 음식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가와도 맛있게 먹을만한 설렁탕입니다. 모든 식당이 개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겠지요. 

 

국물을 충분히 즐기고 난 후에는 파와 소금을 쳐서 국밥을 들이킵니다. 뜨끈한 국물로 몸을 뎁히며 수저질을 하다보니 어느새 배가 든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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