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더 라운지, 반포 - 훌륭한 딤섬 코스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0. 10. 7. 08:31
반포에 위치한 메리어트 호텔에서 아주아주 괜찮은 딤섬을 판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봤던 이야기입니다. 현지에 밀리지 않는 맛이라는데 홍콩을 다녀온 적 없어 그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해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딤섬 잘 모르는 제게도 충분히 돈 아깝지 않을만한 만족스런 맛이었습니다. 물론 얻어먹은거라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도 있겠습니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 8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더 라운지'입니다.
더 라운지는 반포 메리어트호텔 8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럴때 아니면 메리어트 호텔을 언제 와볼까요.
8층 공간은 넓직하고 쾌적합니다. 다만 예약이 불가하고 워크인으로만 방문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붐비는 시간에 오면 자리가 날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저희는 월요일 점심에 방문해서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홍콩 출신 유명 식음 컨설턴트인 알란 야우가 레스토랑의 전체 컨셉과 메뉴를 컨설팅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코스는 딤섬 7피스가 나오는 39,000원짜리와 10피스가 나오는 69,000원짜리가 있습니다. 둘다 중국 차와 함께 제공됩니다. 저희는 39,000원짜리 테이스트 더 딤섬 세트에 18,000원짜리 연잎 찹쌀밥을 추가해서 먹기로 했습니다.
차를 비롯한 음료와 빙수 등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냥 있길래 찍어봤습니다.
친절한 서버들이 고오급 식기들을 식탁 위에 깔아줍니다. 본격적으로 코스가 시작될 예정.
코스가 나올때까지 잠시 대기합니다. 그동안, 얻어먹는 입장인 저는 선심써주신 동행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TASTE THE DIM SUM SET (39,000원, 인당)
딤섬에 앞서 우선 기본 셋팅부터 나옵니다.
딤섬과 함께 먹을 생강채와 칠리소스 같은 것도 나오구요.
무엇보다 차가 나옵니다. 저희는 청경이라는 대만 우롱차를 주문했습니다.
괜히 뚜껑까서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따라 마시는데 깔끔한 향과 뒷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딤섬 먹고 난 후 입안에 남는 기름기를 씻어주기 딱 좋겠습니다.
첫 딤섬으로는 샤오롱바오와 슈마이가 나왔습니다.
일단 흑돼지슈마이부터 먹기로 합니다. 생긴게 이뻐서 이거부터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슈마이는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를 넣어 빚는 광둥식 요리. 어느 딤섬집을 가도 자주 볼 수 있는 만두입니다.
탱글한 새우가 통으로 들어갔고 남은 공간을 돼지고기가 매웁니다. 돼지고기의 강렬한 육즙과 새우의 탱글한 맛이 만두피 안에 조화롭게 섞여 있습니다. 입으로 베어물때 새우의 식감과 부드러운 다진고기의 식감이 대비를 이루며 경쾌한 리듬이 혀를 두드립니다. 첫 점부터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적당한 온도감이 반갑습니다. 굳이 후후 불어 먹지 않더라도 입천장 데이지 않을만큼 주방에서 충분히 딤섬을 식혀 나옵니다. 음식에 온도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생각해보면 응당 주방에서 관리해야하는 일인데 사실 그런 곳을 찾기가 흔치 않죠.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소롱포라고도 흔히 부르는 샤오롱 바오가 나왔습니다. 만두피 속에 육즙이 가득 찬게 보이는 군요.
샤오룽 바오는 다진고기를 만두소로 쓰는 딤섬입니다. 빚을때 젤라틴으로 굳힌 육수를 함께 넣기 때문에 만두 내부에 가득한 육즙이 특징입니다.
일단 수저에 올리고,
젓가락으로 만두피를 살짝 찢어 국물을 마시고 본체도 마저 먹습니다. 원래 입천장 안 데이기 위해 이렇게 먹는데 이곳의 샤오롱 바오는 온도감이 어느정도 조절되어 나오기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콸콸 흐르는 육즙의 깔끔한 감칠맛은 물론, 만두소가 부드럽고 녹진하게 입안에서 녹는 식감도 굉장히 좋습니다. 만두피와 만두소 사이의 공간을 빈틈없이 메우는 풍부한 맛입니다.
다음으론 하가우와 트러플 야채교자가 나옵니다.
하가우는 새우만두입니다.
만두에 잡힌 주름도 그렇고 생긴게 참 고오급스럽습니다.
속에는 새우가 가득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새우의 식감과 감칠맛이 좋습니다. 푸근하게 입안을 감싸는 완벽한 온도감도 좋습니다.
이번엔 송로버섯 야채교자를 먹습니다. 만두피가 집기 어려울 정도로 끈적하고, 속안에는 슬라이스한 트러플이 들은 것이 특징인 딤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닥 만족스럽지 못했던 피스입니다.
트러플의 존재감도 그닥 강하지 않은데다 비린내가 다소 있었고, 만두 소의 간도 다른 딤섬에 비해 약한 편이어서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쫀득한 만두피는 인상적이었으나 소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니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코스만으로는 양이 모자랄까봐 추가한 연잎 찹쌀밥이 나왔습니다.
두 피스에 만팔천원이니, 한 피스 당 구천원 꼴. 사주신 동행자에게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을..
연잎밥은 연잎 안에 미리 어느정도 쪄놓은 찹쌀과 기타 재료를 넣고 통째로 다시 쪄서 만드는 요리입니다. 연잎의 향과 촉촉한 밥의 맛을 즐기는 음식.
직접 연잎을 벗겨내고 밥을 조금씩 떠 먹으면 됩니다.
이곳의 찹쌀밥에는 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갑니다.
다채로운 재료가 밥 안에서 부딪히지 않고 어우러집니다. 추구하고자하는 방향이 명확히 있는 상태에서 재료들이 적당히 개성을 부리며 따라붙는 느낌.
찌지 않고 조리하는 딤섬과 후식이 마지막으로 주르르 나옵니다.
소스도 또 따로 주길래 찍어봤습니다.
일단 튀김만두부터 먹습니다. 밑에 깔린 소스는 와사비 마요네즈.
두툼하고 바삭한 만두피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만두피의 고소한 향이 속안의 새우 향과 균형을 이룹니다. 새우도 새우지만 무엇보다 만두피를 참 잘 튀겨냈다는 느낌.
옥수수 코코넛 밀크 번입니다. 이름에만 재료가 세 가지 들어간 거창한 요리.
젓가락으로 집어보는데 폭신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반들반들한 겉표면에서 올라오는 풍부한 향도 매력적입니다.
베어 물어보면 포슬포슬한 식감이 먼저 기분 좋게 다가옵니다. 질기지 않고 깔끔하게 잘리는 외피의 식감도 물론 좋구요. 절제된 단맛의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 역시 옥수수향이 그득해서 맛있습니다.
로박고라고도 부르는 순무케이크입니다. 광둥 요리로 무를 주재료로 써서 무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저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
채썬 무와 마른 새우, 중국식 소시지를 옥수수나 쌀가루 반죽에 섞어 납작하게 빚어 쪄낸 후 기름에 지져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식감은 어묵 비슷합니다. 사실 맛도 어묵스럽습니다. 겉은 바짝 지졌기에 바삭하면서 속안은 부드럽고 물컹한데, 도무지 무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안 드는 식감입니다.
그럼에도 자꾸 입안에 집어넣게 되는 매력을 가진 음식입니다.
점심에 차와 함께 맛보는 딤섬이었습니다. 딤섬 하나 하나의 완성도가 괜찮고 맛이 좋아서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스시나 이탈리안 코스와 비교한다면 가격대가 아주 높다고도 할 수 없구요. 상당히 만족스런 점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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