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키면가, 강남 - 강남에서 즐기는 홍콩식 완탕면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깨끗한 외관의 중국음식집. 간판이 중국어로 되어있어 상호도 모른채 들어가 자리에 앉고 보니 홍콩식 완탕면으로 유명한 청키면가였습니다. 청키면가는 홍콩의 유명 완탕 국수집으로 한국에도 몇 군데 지점이 있습니다. 그중 제가 방문한 곳은 청키면가 강남역 점. 완탕면과 완탕 튀김을 먹고온 이야기입니다.

 

청키면가 강남역점은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호선 8번출구 쪽. 가게 외관이 깔끔해서 눈길을 잡습니다. 

 

가게 내부 역시 깨끗하게 정돈되어있습니다. 평일 저녁 7시 쯤 방문했는데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가게는 대강 이렇게 생겼습니다. 천장에 달린 독특한 스타일의 조명이 맘에 들었음

 

손님들이 이상한거 시켜 먹을까 걱정이 됐는지 메뉴판에 대표메뉴를 적어놓은 친절함이 돋보입니다.

 

대표메뉴인 새우 완탕면을 먹을까 했는데 막상 메뉴판을 열어보니 상위호환되는 메뉴들이 많습니다. 고민하다 결국 완탕과 수교를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완탕과 수교면을 골랐습니다. 거기에 볶음면도 하나 시키고 튀김도 또 시켰습니다. 물론 혼자 먹은 것은 아닙니다.

 

테이블은 대강 이렇게 세팅됩니다. 물은 자스민차였나 그랬던 것 같은데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완탕면을 기다리면서 완탕면 맛있게 먹는 방법도 숙지해둡니다. 실습 전 예습 단계인 것입니다. 예습을 충실히해야 실습 때 헤매지 않을 수 있는 법입니다.

 

실습 도구들을 한번 훑어보는 시간도 함께 가졌습니다. 

 

충분한 예습 후에도 시간이 남아서 로고 냅킨을 촬영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때가 되자 이것저것 시켰던 음식이 한번에 우르르 나왔습니다. 

 

완탕과 수교면 (10,000원)

먼저, 완탕과 수교면입니다. 새우만두인 완탕과 돼지고기 만두인 수교가 들어간 국수입니다. 참고로 완탕은 훈툰, 완당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있는 음식이고 속으로 새우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를 쓰기도 합니다. 수교 역시 손만두라는 뜻으로 속으로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청키면가에서는 완탕은 새우, 수교는 돼지로 통일한듯 합니다. 

 

육수에 만두와 면, 딱 두 가지만 들은 간결한 구성의 국수입니다.

 

재료가 아까워서 다른 고명을 넣지 않은 것은 아닐테니, 면과 만두 두 가지에 그만큼 자신이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만두는 한 다섯알 정도 들었던 듯

국물 맛 역시 깔끔하고 간결합니다. 결이야 다르지만 평양냉면에나 쓰던 슴슴하다는 표현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염도도 강하지 않고 달큰하거나 신 맛을 품고 있지도 않지만, 계란과 새우 향이 국물에 진하게 우러나있습니다. 굳이 다른 맛을 끌어들여 육수를 복잡하게 할 바에 우직하게 감칠맛과 깊은 향만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이 완탕면에서 가장 인상 깊은 포인트는 바로 면에 있습니다. 꼬들꼬들을 넘어 꼬독꼬독하게 씹히는 계란면의 식감이 바로 그것입니다.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면이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빨아들일 때 입술에 거칠게 닿는 촉감도 재밌고 고소하게 툭툭 씹히는 맛 역시도 좋습니다. 단순한 스타일의 육수를 돋보이게하는 면입니다.

 

완탕도 한번 맛봅니다.

 

맛 자체는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슴슴한 육수에 어울리는 적절한 간도 괜찮습니다. 짭짤해서 슴슴한 육수를 보완해주면서도,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아 육수의 맛을 해치지 않습니다.

다만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스타일의 완탕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 원래 청키면가의 스타일이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다소 단단하게 삶아 나왔습니다.

 

이번엔 돼지고기가 들은 수교입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완탕과 비슷합니다. 맛 자체는 좋으나 만두 속이 너무 뭉쳐 단단합니다. 맛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원래 이게 맞나 싶은 느낌이 살짝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홍콩에서 원조 청키면가를 먹어보지 못했으니 대답을 알 수는 없겠습니다.

 

이것은 앞서 예습한대로 라조장에 적식초를 적당량 섞어 만든 만두용 양념장. 음.. 지금 다시 위로 올라가 읽어보니 두 개를 섞으라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래도 만두찍으면 그냥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육수에 백후추를 치면 풍미가 살아난대서 한번 쳐서 먹어봤는데, 그냥 육수에 백후추의 향이 더해진 맛이 납니다. 저는 후추향을 좋아해서 좋았습니다.

 

매울까봐 쫄아서 조금만 넣었음

이번엔 완탕면 맛있게 먹는 방법에 적힌 대로 생각보다 매콤한 라죠장을 국물에 조금 넣어보았습니다. 

 

음.. 저는 매운맛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그랬습니다. 간결한 국물맛에 살짝 물리는 것 같아서 라조장을 뿌렸는데, 막상 돌이킬 수 없게되자 아까의 그 슴슴했던 국물의 밸런스가 살짝 그리워진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그랬다는 것이고, 칼칼한 것 좋아하는 분이라면 라조장 뿌린맛을 더 선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국물도 간간해지고 맛에도 포인트가 생겨서 전체적으로 풍미가 살아나거든요.

 

청키볶음면 (13,000원)

친구와 쉐어해 먹으려고 주문한 볶음면입니다. 국물 면도 먹고 싶고 볶음면도 먹고 싶은데 그렇다고 두 개만 시켜서 쉐어하기에는 양이 모자를 것 같아서 그냥 둘이서 3그릇을 시킨 것입니다.

 

숙주가 잔뜩 올라간 볶음면을 적당히 섞어주다가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섞습니다. 이것은 블로거의 법칙입니다.

 

면을 앞접시에 조금 옮겨 먹습니다. 아마 계란면을 굴소스 베이스로 슥딱 볶아낸 듯. 

 

맛 자체는 굴소스가 주가 됩니다. 그말인즉 맛은 우리가 아는 그 굴소스의 달달 짭짤한 맛이라는 것이고, 청키면가의 볶음면을 다른 볶음면과 차별화해주는 것은 바로 이곳만의 계란면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역시나 꼬독꼬독하게 씹히는 면이 매력있습니다. 역시 볶음면에는 이런 찰기 없고 뚝뚝 끊기는 면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소고기 완탕면 (11,000원)

친구가 주문한 소고기 완탕면입니다. 저는 한 입도 얻어먹지 못해 무슨 맛이었는지 추측만 할 뿐입니다. 음..아무래도 아까 제가 먹은 거에서 돼지고기 만두를 빼고 소고기를 더한 맛이겠죠?

 

새우 완탕 튀김 (6,000원, 5피스)

새우 완탕 튀김입니다. 튀김옷 바삭바삭한게 맛있어 보여서 주문했습니다.

 

만두 아랫동이 다소 기름져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 튀겨냈습니다. 

 

귀엽게 웃고 있는 전용 소스도 따로 나옵니다 :)

 

의외로 오늘의 베스트 메뉴는 이 새우 완탕 튀김이었습니다. 국수에서 완탕이 다소 단단해서 아쉬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튀긴 완탕은 아주 부드럽고 야들야들합니다. 튀김옷은 바삭바삭하고 고소한데 새우 속살은 부드럽고 감칠맛이 입에 착 달라붙어서 훌륭한 콤비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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