쮸즈, 신사/가로수길 - 점심 딤섬과 탁월했던 탄탄멘

'點心'이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 딤섬은 점심에 먹는 음식입니다. 가로수길에 들렀다가 주변에 딤섬 괜찮은 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마침 시간도 점심인 김에 방문해 딤섬을 먹었습니다. 딤섬을 먹으러 갔지만 먹다보니 사실 딤섬보다는 탄탄멘이 더 맛있었다는 이야기. 가로수길에 위치한 '쮸즈'입니다.

 

'쮸즈'는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서 한 블럭 빠져나온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작은 규모의 가게였다는데 최근에 확장이전했다는 듯 합니다. 지금은 대략 2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깔끔한 간판. 왠지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찍었습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가로수길 치고는 가격이 꽤 착한 편입니다. 고로 이것 저것 다 시켜먹어볼 예정. 

참고로 메뉴에 고추 기호로 각 메뉴의 맵기를 나타내주고 있는데, 요건 한국인을 위한 표기는 아닌지 고추 기호 달린 메뉴를 먹어도 그리 맵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용 맵기 표시인듯.

 

약 5분간의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식당 내부로 안내 받을때 이미 콜라와 밑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콜라는 한 캔에 3,000원인데 그래도 다행히 코카콜라줍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양배추. 간장소스에 함께 나와서 집어 먹기 좋습니다. 

 

쇼마이 (4,000원)

콜라를 미처 다 따르기도 전에 쇼마이가 나왔습니다. 원래 쇼마이는 돼지고기를 넣어 꽃모양으로 쪄낸 만두. 쮸즈에서는 만두피 대신 김으로 소를 감쌌습니다.

 

자세히 보니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통으로 들어간 새우도 보입니다. 젓가락으로 집어보니 은근히 묵직합니다.

 

그래서 그냥 숟가락에 올려서 먹음

 

한 입 베어 물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고기가 조금 뻑뻑하고, 새우는 너무 익어 단단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좀 더 촉촉했어도 좋았을듯. 한 판에 세 알이 나오는데 알 마다 약간 차이가 있었던 듯, 비교적 촉촉한 것이 있기는 했습니다.

 

딴딴면 (7,000원)

그 다음에 나온 것은 딴딴면입니다. 쮸즈의 탄탄멘은, 금산제면소나 잇포라멘 아니면 디이롱에서 인상 깊게 먹었던 중화식 탄탄멘과는 달리 국물이 있는 종류입니다. 솔직히 비빔식이 아닌 탄탄멘 중 맛있는 걸 먹어본 적이 없어 약간 걱정을 했었습니다.

 

일단 빨간 국물에 가지런히 정리된 면 주변으로 간고기와 청경채, 그리고 네모나게 썰어낸 파가 고명으로 올라갔습니다. 

 

국물은 농도가 꽤 있어서 되직한 편.

 

면 상태는 무난한편. 다른 것보다 국물 온도가 그렇게 뜨겁게 설정되지 않은 채 나와서 좋습니다. 조금만 후후 불어서 먹으면 뜨거워서 깜짝 놀랄 일은 없습니다. 

 

동행자와 함께 먹어야하기에 앞접시에 조금 덜어 왔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맛보는데, 가장 처음 다가오는 맛은 역시나 땅콩의 고소함입니다. 입안에 부드럽고 눅진하게 퍼지는 고소한 땅콩의 풍미가 상당합니다. 

 

입안에 잔뜩 퍼지는 땅콩의 고소한 맛은, 바로 뒤따르는 산미 덕분에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땅콩향 만큼이나 이 탄탄멘 한 그릇에서 산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 매운 맛이 한 발 빠진 와중에, 고소한 지방맛과 새콤한 산미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한 그릇을 끝까지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합니다. 국물식 탄탄멘인만큼 예전에 먹었던 비빔면 탄탄멘에 비해서 소스의 힘이 약할 것이라고 괜히 지레짐작을 했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오히려 이곳의 소스가 가진 동력이 더 강렬한 느낌입니다. 약간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설정된 산미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온도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국물 농도가 점점 더 걸쭉해지는데, 그럴수록 국물의 매력도는 높아집니다.

 

그래서 계속 국물만 떠먹었더니, 어느새 비빔면마냥 국물이 자작해져 버렸던 것입니다.

 

소롱포 (3,500원)

이번에는 소롱포가 나왔습니다. 소롱포란 우리가 흔히 샤오롱바오 또 혹은 소룡포라고 흔히 부르는 그 만두입니다. 만두피 안에 가득찬 육즙이 매력적인 그런 딤섬입니다.

 

이 집 숟가락이 딱 소롱포 먹기 좋게 생겼네요. 요런데에다가 만두를 올려놓고

 

피를 이렇게 조금 찢어서,

 

육즙을 이렇게 빼낸 후 호로록 마시고, 만두 본체는 나중에 먹는 것이 소롱포를 먹는 방법입니다. 라고는 하는데 만두가 별로 안 뜨거우면 그냥 한 입에 넣고 입안에서 터뜨려 먹는게 더 맛있기는 합니다. 저는 괜히 사진 찍고 싶어서 굳이 이렇게 먹었던 것입니다.

 

소롱포도 꽤 맛있었습니다. 예전에 송화산시도삭면 에서도 꽤 괜찮은 소롱포를 먹은 기억이 있는데, 지금 먹은 이  소롱포와 비교하기에는 먹은지가 오래돼서 힘들고, 시간 괜찮으시면 나중에 한 번 링크 타고 들어가서 저 포스팅도 봐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근데 저기는 가지튀김이 더 맛있었음

 

매콤완탕 (6,000원)

마지막으로 매콤완탕이 나왔습니다. 매콤한 국물에 완탕 5알이 들어있습니다. 원래 완탕이란 메뉴는 일종의 중국식 물만두로 훈둔, 훈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보통은 맑은 국물에 조그만 만두가 들어서 숟가락으로 국물과 만두를 함께 후루룩후루룩 먹는 그런 음식입니다. (여기서 먹었던 훈둔을 참조하시길.) 하지만 이 집 완탕의 컨셉은 다소 다른것 같아 보이기는 합니다.

 

시뻘건 국물에 꽤 크기가 큰 만두가 들어있습니다. 보기만해도 강력해보이는 검붉은 고추도 두개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막상 먹어보면 그리 맵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국물에 잘 적셔서 하나 건져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상상한 것보다 크기가 훨씬 크긴 한듯.

 

만두 피도 꽤나 두꺼운 편이라서 수제비처럼 씹히는 맛도 있습니다. 뭔가 제 예상과는 다르게 생긴 완탕이었지만, 사실 그래도 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만두소가 아까 처음에 먹었던 쇼마이와 마찬가지로 다소 퍽퍽하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만두피가 두터워서 오히려 식감면에서 잘 어울린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꽤 맛있었고 심지어, 동행자 선정 이 날의 메뉴였습니다. 참고로 제가 선정한 이 날의 메뉴는 탄탄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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