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다, 잠실 - 브런치로 먹는 든든한 영국음식

서울에서 보기 흔치 않은 영국음식 전문점이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생겨 잠실에 방문했습니다. 물론 영국에 가본적 없어 이곳의 음식이 제대로된 영국음식인지 아닌지 판단해볼 수는 없겠지만은 그럼에도 저와 영국음식 사이의 궁합을 판별해보기 위해 한번 들러본 것입니다. 송리단길에 위치한 영국음식전문점 '차만다' 입니다. 

 

'차만다'는 송리단길에서 빠져나온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변 상점들과 차별되는 외관 덕에 지나가다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게 안에서 바깥을 찍은 사진

가게는 작은 규모입니다. 대략 테이블 네다섯개 정도가 준비되어 있고, 웨이팅도 종종 걸립니다. 이 날도 가게 내부가 북적북적해서 인테리어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일단 테이블이 넓어서 좋음

가게 인테리어는, 저로서는 영국풍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른것보다 이 독특한 모양의 물병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왠지 영국느낌이 물씬나는 것만 같은 느낌. 괜히 좋아보였던 것입니다.

 

메뉴판은 대략 이렇습니다. 영국음식하면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 가게 메뉴판 속 사진들은 거기에서 꽤 벗어나있는 듯 합니다. 다 맛있어보여서 뭘 주문해야할지 한참 고민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혹시 맛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일단은 메뉴를 두 개만 살짝 주문해보았습니다. 

 

셰퍼드파이 (19,500원)

먼저 나온 것은 셰퍼드파이로, 소고기와 감자, 치즈 등을 넣고 구워낸 요리입니다. 셰퍼드파이에는 원래 양고기가 들어가는데 이곳에서는 소고기를 대신 넣었습니다.  

 

토마토 소스로 익힌 소고기와 감자가 가장 아래에 깔리고 그 위에 치즈, 그리고 그 위에 사워크림이 올라갑니다. 

 

숟가락으로 사워크림을 넓게 펴바른 후 적당히 잘라먹기를 추천받았습니다. 

 

파이를 반으로 가르면 대락 이런 느낌. 기분좋은 소스 냄새가 주욱 퍼집니다. 

 

조금 덜어내서 맛 봅니다. 토마토 소스 기반에 함께 졸여진 소고기가 맛의 베이스를 담당하고 그 위로 감자와 치즈의 조화가 든든함을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에 펴바른 사워크림이 약간의 새큼함과 지방감을 더하며 맛을 완성합니다. 

 

특히 사워크림이 킥

브런치나 아침식사로 더할나위 없을 메뉴입니다. 따끈하고 든든해서 먹을수록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스터 쉬림프 파스타 (16,000원)

다음 메뉴는 우스터쉬림프 파스타. 우스터 소스 베이스로 볶아낸 파스타입니다. 

 

우스터 소스는 서양식 간장소스, 굴소스라고 할 수 있는 소스입니다. 각종 감칠맛 재료들과 채소를 식초에 넣고 졸여 만드는 소스로, 짜고 달고 신 맛을 냅니다.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어 일본에서는 오코노미야끼 등의 음식에 뿌려 먹기도 하는 소스. 말로 설명하자니 생소해보이는데 직접 먹어보면 '아 이 맛!' 싶을 그런 소스입니다. 

 

아무튼 감칠맛의 액기스라고 할 수 있는 우스터소스를 이용해 만든 파스타인만큼 맛이 없기도 어렵겠지요. 굴소스로 파스타를 볶으면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우스터 소스의 맛이 아주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아 오히려 오일파스타에 가까운 맛을 냅니다. 중간중간 큼지막하게 들어간 새우도 꽤 괜찮았구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파스타였습니다. 

 

겨우 두 가지 메뉴 밖에 먹지 않았지만,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컨셉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 주변에 있었더라면 종종 방문해서 메뉴를 모조리 도전해보고 싶을만한 그런 식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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