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와타운, 영등포 - 기대를 충족하는 양념 소갈비

비 내리던 주말 저녁 영등포 술집 골목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소고기집에 들러 고기를 먹었던 이야기입니다. 소고기집이 있기에 다소 의외인 위치였지만 맛이나 서비스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청기와타운' 입니다. 

 

'청기와타운'은 영등포 술집 골목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술집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동네라서 사실 분위기 좋은 소고기 집이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는데요. 

 

컨셉은 LA한인타운이라고

워낙 한동안 인스타에서 핫했던 식당인지라 한번 방문해볼 호기심을 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스타에 지나치게 자주 올라온 나머지 바이럴에 기대는 그저그런 기획형식당이 아닌가 의심했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뜬금없는 컨셉같이 느껴지는 것..

직접 와서 먹어보니 다행히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식당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깔끔하게 잘 꾸며 놓은 인테리어만큼 음식 자체의 맛과 서비스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정도 수준을 갖춰놓고 광고를 때린다면 굳이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요.

 

가게 내부는 이렇게 꾸며져 있습니다. LA한인타운 컨셉이라고 하는데 딱히 막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모르겠습니다. 그냥저냥 깔끔해서 좋은 그런 느낌의 고깃집.

 

자리에 착석하면 이런 밑반찬 구성이 나옵니다.

 

메뉴는 대략 이렇습니다. 소고기치고 아주 비싼 편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메뉴 중 수원왕갈비는 한정메뉴로 그냥 저녁시간에 방문하면 항상 매진인 모양. 

 

우선 수원양념갈비 2인분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일단 불 부터 넣어주시는군요.

 

그 사이 밑반찬 살펴봅니다. 우선 동치미 시원해서 나쁘지 않구요. 

 

돼지감자도 아삭아삭해서 고기에 곁들이기에 괜찮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양념장은 바로 이 바질 소스. 바질을 갈아서 새큼하게 무쳐놓았는데 소고기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특히 좋습니다. 

 

무채, 호박사라다도 맛 좋은 편입니다. 밑반찬으로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이지요. 그리고 뒷편으로 보이는 양념게장도 괜찮다고 합니다. 저는 알레르기 때문에 차마 맛도 보지 못했지만은..

밑반찬만 받아봤지만 벌써 고민의 흔적이 어느정도 보이는 듯 합니다. 돼지감자, 바질 같은 독특한 반찬을 그냥 대강 고른 것은 결코 아니겠지요. 다른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곳만의 개성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다 나온 결과물일겁니다. 이런 간단한 디테일에서 식당에 대한 호감도가 달라지는 것이겠지요. 

 

수원양념갈비 (42,000원, 2인분)

우선 1인분에 21,000원 하는 수원양념갈비부터 굽습니다.

 

기본적으로 고기는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십니다. 

 

구워지는 것 구경만하다가 심심해서,

 

소주 (5,000원)

소주 한병 주문해서 밑반찬 안주삼아 한 잔 따라 마셨습니다. 

 

한 잔 마시고 나니 거의 익어가는 고기들

 

다 굽고나면 이렇게 불판을 위로 올려 주십니다. 이렇게 불에서 떨어뜨려 놓으면 고기가 필요이상으로 과하게 익지도 않고 식지도 않을테니, 좋은 아이디어인듯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먹기로 합니다. 

 

먼저 첫점은 양념 듬뿍 묻혀서 바질소스와 함께 먹었습니다. 

 

간간하고 감칠맛나는 양념갈비 특유의 달달한 양념에 몰랑몰랑한 식감의 고기, 거기에 킥으로 산뜻하게 들어오는 바질향까지. 양념갈비의 기준과 같은 맛입니다.

 

맛있는 양념을 만났으니 공기밥을 시키지 않을 수 없겠죠.

 

이정도면 충분히 맘에 듭니다. 양념갈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을 다 가지고 있어요.

 

특히 바질소스와 함께 먹을때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진을 먹을때마다 계속 찍었던 것.

 

직원분이 뼈에 붙은 고기도 발라내 다시 구워주십니다.

 

뼈에 붙은 고기는 예상외로 질기지 않고 좀 더 녹진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와사비와 함께 먹으면 딱 좋은 그런 맛. 

 

안창살 (21,000원, 1인분)

안창살도 1인분 주문했습니다. 원래 양념먹고 양념안된 고기를 먹으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지만, 이 날은 그냥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알고 있다고 항상 그대로 행할 수는 없는 법인 것입니다.

 

안창살 조리 집도도 직원분이 맡아주셨습니다. 

 

저는 사진촬영 및 응원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다 구워진 고기 시식도 맡았습니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하고 콤콤하게 다가오는 소고기향이 매력적입니다. 

 

많이 먹으면 질리겠지만 양념먹고 1인분으로 입가심하기에 딱 좋은 부위입니다. 기름장과 함께 먹을때 특히 어울리더라고요.

 

토장찌개 (7,000원)

이번에는 찌개도 하나 시켰습니다.

 

사실 된장찌개느낌인 것인데 이것도 꽤 괜찮았습니다.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감칠맛과 구수함을 가지고 있어서 양념고기와 함께 먹기에 아주 어울립니다. 중간중간 들어간 고기 조각들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구요.

 

육회 (28,000원, 트러플)

그리고는 육회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안주삼아 먹을 것이 필요했기 때문

 

아래는 아보카도와 배 같은 것 다져 넣었고 그 위에 육회를 올린 뒤 트러플을 조금 갈아올렸습니다.  

 

재미있는 구성이지만 개인적인 입맛에는 그닥 맞지 않았습니다. 따로 떼어놓고 먹으면 맛있지만 육회 간을 아보카도의 지방맛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아보카도의 비중이 좀 더 높았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트러플 역시 향이 조금 약했다는 생각. 

 

무생채볶음밥 (7,000원)

이미 배는 충분히 불렀지만 술기운에 주문한 볶음밥입니다. 옆테이블에서 먹는 것이 상당히 맛있어 보였기 때문

 

시뻘건 색깔 만큼이나 맛도 시뻘겋습니다. 생각보다 매워서 놀랐다는 뜻. 자극적인 맛이지만 또 그래서 매력이 살아있는 볶음밥입니다. 

 

맵찔이 기준 먹으면 땀 터짐

맵긴하지만 양념장 자체의 매력이 꽤나 강해서 마지막 입가심으로 먹기에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작은 조각으로 썰려 들어간 고기들 역시 매력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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