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비촌, 강릉 - 분위기가 돼지갈비에 미치는 영향

흔히들 음식 맛의 팔할은 분위기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나름 음식 블로거로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그 말을 아예 부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맛있다'라는 판단에는 객관적인 음식의 맛 이외의 요소들이 개입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특히 야외에서 즉석으로 구워먹는 고기가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강릉에서도 그런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물론 고기 자체도 괜찮았지만 시원스런 분위기 덕분에 더더욱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었거든요. 강릉의 연탄불 돼지갈비 전문점 '돈비촌'입니다. 

 

돈비촌은 강릉 교동, 상가 거리에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야장에서 다들 소주 한 잔 기울이며 고기를 굽고 있군요.

 

저도 강릉사람은 아닌지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명성이 꽤 있는 식당인 모양.

 

메뉴는 이렇습니다. 나름 여행 중인지라 배불리 먹을 생각은 없어서 간단하게 생돼지갈비와 양념을 1인분 씩만 주문했습니다.

 

가게 내부 보다는 야외에 테이블이 더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날도 적당히 선선하니 바깥에서 먹기 좋습니다.

 

연탄불 올라오고 나니 괜히 운치까지 있습니다. 

 

생돼지갈비 (12,000원, 1인분)
양념돼지갈비 (12,000원, 1인분)

고기는 직접 구워주지 않으니 눈치껏 알아서 구워 먹으면 되는구조. 

 

밑반찬은 대략 이렇게 깔립니다. 

 

밑반찬 중 딱히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나마 하나 꼽자면 돼지껍데기를 서비스로 준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일단은 고기부터 먹고 안주로 먹으면 딱 괜찮겠군요. 

 

일단 생돼지갈비부터 굽습니다.

 

적당히 커팅해서 둘둘 돌려가며 굽기

 

오래 지나지 않아 다 익었습니다.  

 

한 점 딱 집어서 파채와 함께 먹으니,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돼지 생갈비의 맛. 

 

쌈장과 함께 먹어도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맛입니다. 

 

그러나 이 익숙한 맛이 즐거운 것은 결국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야외에서 구워 먹는 고기이기 때문이겠지요.

 

마저 맛있게 먹었습니다.

 

된장소면 (4,000원)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된장 소면.

 

소면을 풀어서 된장에 담가 먹으면 되는 듯 합니다. 

 

다만 이건 아무리 야외에서 먹는다고 해도 고개 끄덕이긴 어려웠습니다. 이미 소면은 떡져있고 차가워서 된장에 넣어봤자 국물 온도만 낮출 뿐 제대로 양념을 품지 못합니다. 조금 아쉬웠던 메뉴.

 

이어 양념갈비를 굽습니다. 

 

이상하게 양념 갈비를 연탄불에 구우니까 생갈비보다 더 운치 있는 것만 같아요. 

 

이번에도 금세 굽습니다. 양념이라 굽기 난이도가 아까보단 좀 더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점 씩 집어서 흡입합니다. 

 

살짝 양념맛이 달달하긴 한데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합니다. 

 

그러나 진짜 훌륭했던 건 쌈싸먹을 때. 

 

이건 아는 맛이지만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먹으니 어쩔 수가 없군요.

 

생갈비 먹을때보다 훨씬 더 정신없이 흡입했습니다. 즐거운 식사였어요. 

 

참고로 껍데기는 그냥 그랬다는 후문

 

함께보기

2019.12.31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순흥골, 신길동 - 나의 돼지갈비 기준점

2021.05.07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계고기집, 공덕/염리동 - 정신은 없지만 매력 있는 숯불 닭갈비

2021.03.26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통의동 국빈관, 서촌 - 고소하고 육즙 풍부한 한우 구이

2019.10.05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승일막창] 부산/해운대 - 관광보다 막창, 막창보다 전골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