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면옥, 보라매 - 깔끔하게 냉면 한 그릇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0. 8. 18. 08:25
동네에 평양냉면집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보았습니다. 제 입맛에 맞기만한다면 앞으로는 평양냉면 먹겠답시고 집밖 멀리 나갈 필요가 없을테니 큰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찾아가 맛보니 다행히도 꽤나 준수한 냉면을 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인면옥이나 능라도 수준의 냉면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앞으로도 종종 들릴 법한 식당을 만나 기분이 좋군요. 보라매공원 후문 방면에 위치한 평양냉면 전문점 '서평면옥'입니다.
서평면옥은 보라매공원 후문 쪽 한 건물 지하상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라매에만 벌써 한참 살았는데 이 건물 지하에도 아케이드가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던 것입니다.
2시쯤 애매한 시간에 방문했더니 가게 안은 한산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꽤 넓은 편이고 벽보고 먹는 혼밥석도 여럿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변에서 직장을 다녔다면 꽤 찾았을 법하네요.
수저통에서 숟가락 젓가락을 꺼냈습니다.
메뉴는 대략 이렇습니다. 평양냉면 뿐만 아니라 어복쟁반, 불고기, 육개장, 국밥 등 아주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기본찬으로는 김치와 무절임이 나옵니다. 시원하게 먹기 좋은 밑반찬들.
냉면에 곁들일 접시만두도 반접시만 주문했습니다. 사람이 둘이라 반접시를 주문했는데 혼자가면 12,000원짜리 냉면 만두 세트를 시키면될 듯합니다.
냉면도 뒤이어 나왔습니다. 맑은 스타일 국물에 돌돌 말린 면타래까지 비주얼적으로는 더할나위 없군요
고기 고명도 두어점 정도 들어있습니다. 국물에는 파 썬 것과 무, 오이 절임 고명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정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나저나 대강보기에도 은근히 면 양이 꽤 있어 보입니다. 면은 아주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스타일. 그렇게 질기지 않아서 이로 뚝뚝 끊어가며 먹을 수 있습니다.
면타래를 풀기전에 주발채로 국물을 살짝 들이켰습니다. 생각보다 육수에 간이 좀 있는 편입니다. 국물에 육향 역시 충분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다만 국물 온도가 예상보다는 좀더 차갑습니다. 아주 조금만 덜 시원했더라면 국물의 매력이 전면에 더 잘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쓰잘데기 없는 계란은 빨리 입에 넣어버리고 씹으면서 면 타래를 풉니다. 보기처럼 면 양이 상당히 많군요.
면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대단히 맛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쉽지도 않을 정도. 이로 뚝뚝 끊어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엉킨 면 타래가 도무지 쉽게 풀리지가 않습니다. 이러면 먹기가 그닥 편하지 않은데요.
덧붙여 면의 양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인지 면을 풀고 나자 국물의 간이 많이 뭉그러져 버렸습니다. 앞서 면을 풀기전의 염도의 느낌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밍밍해진 느낌. 먹을수록 혀가 적응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충분히 훌륭한 냉면입니다. 고기 고명과 함께 후루룩 면을 댕겨 먹습니다. 구수하고 풍부하게 퍼지는 냉면 향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면 양이 꽤 많았기에 끝까지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냉면에 곁들였던 만두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속이 꽉찬 타입의 만두. 간이 잘 되어 있어 굳이 간장을 찍을 필요 없습니다. 입안을 풍부하게 채우는 두부와 숙주 향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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