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잠실 - 천국의 햄버거 맛

오늘 점심에는 잠실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마땅히 땡기는 음식이 없어 한참을 헤매다 결국 안착한 곳은 롯데타워 3층에 위치한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는 서래마을 본점을 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죠. 이번에는 포스팅 안하고 넘어가려 했으나 너무 맛있게 먹은지라 기록 차원에서 짧게 적어봅니다.

 

롯데타워 3층에 입점해 있는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이름이 너무 길어서 부르기가 힘드네요. 아무튼 사진을 찍었을때는 아직 오픈 전이라 사람이 없습니다. 

 

저거 내 이름 아님

한창 점심시간인 12시30분 쯤 다시 방문하니 웨이팅이 있습니다. 이름을 적고 앞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약 10분 가량 기다렸던 듯. 어차피 햄버거인지라 회전이 빨라서 금방 자리가 납니다.

 

메뉴판 등판. 햄버거 종류가 많아서 고민하느라 머리가 쥐가 날뻔 했습니다. 다음에 방문할땐 돌려돌려 돌림판이라도 가져와야할듯

 

아무튼 저희는 이 날 크림과 냅킨 플리즈 그리고 베이컨 치즈 프라이즈를 주문했습니다. 프리토스가 따라 나온다는 사이드 메뉴도 먹고 싶었으나 이미 둘이서 사만사천원 어치를 주문했기에 더 이상의 사치를 부릴 순 없었던 것입니다.

 

베이컨치즈 프라이즈 with 사워크림 (12,500원)

버거보다 감자가 한 박자 먼저 나왔습니다.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먼저 조금씩 집어 먹습니다. 

 

저번 서래마을 방문때도 느꼈지만 이 집 감자는 정말 박수를 받을만 합니다. 바삭한 튀김옷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감자맛까지 완벽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치즈, 사워크림, 베이컨의 맛이 더해졌으니 개인적으론 일어서서 박수라도 치고 싶은 마음.. 이었긴 한데 사실 사워크림 양이 다소 과도하긴 했습니다. 저야 워낙 사워크림을 좋아하니 망정이지 함께 했던 친구는 압도적인 사워크림 양에 금새 물려 버린 것 같더라구요. 

 

제 입맛에는 치즈 6 사워크림 4 정도의 비율로 먹었을때가 가장 이상적이었습니다. 사워크림에 딱히 호감이 없다면 7대3 이나 8대2 정도로 알아서 잘 배합해 먹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하지만 애당초에 제공되는 소스 비율은 치즈 4에 사워크림 6 정도 되는 느낌. 사실 이 감자튀김에 그렇게 과도한 신맛이 필요한가 싶긴 합니다. 

 

한편 잘게 부수어 올린 베이컨은 보기보다 톡톡한 존재감을 뽐냅니다. 일단 식감이 쫄깃해 감자튀김 먹는데 재미를 불어 넣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짜고 느끼하기만 할 수 있는 감자튀김에 베이컨의 돼지고기 향이 더해지면서 풍미를 끌어올립니다. 진짜 베이컨이 진가를 발하는 때는 남은 소스를 감자로 슥슥 설거지하듯 닦아 먹는 순간인데, 소스 속에 우수수 숨어있던 베이컨 조각들이 감자와 함께 우적우적 씹히며 돼지고기의 감칠맛이 전면에서 사워소스와 치즈의 맛을 한꺼번에 아우릅니다. 베이컨과 소스의 조합이 맘에 들었다는 말입니다.

 

크.림. (12,300원, 200g 패티)

제가 주문한 버거는 크.림.입니다. 버거 안에 생크림이 들어가는 건 아니고, 크.림. 의 영어이름은 C.R.E.A.M.으로 Cheddar Rules Every Thing Around Meat의 약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체다 치즈가 고기 주변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정도로 직역해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이 이름은 힙합 크루 우탱클랜의 명곡 C.R.E.A.M의 패러디입니다. 원래는 Cash Rules Every Thing Around Me돈이 내 주변 모든 것을 지배한다라는 의미.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사진도 모자르니 유튜브로 뮤비나 한 번 보고 가시죠. 옛날에 한창 힙합 좋아할때 많이 들었던 곡. 힙합 매니아 앞에선 우탱 몰라도 들어본 척하고 우탱 별로 안 좋아해도 좋아하는 척 해야되는거 아시죠.. 힙합 매니아 계의 방탄소년단 같은 존재라고할까요. 

 

 

아무튼 200그램 패티에 치즈, 바짝 구운 베이컨, 홀스래디쉬 마요 소스가 들어갑니다. 간결하게 떡 나온 버거의 모습. 멋있습니다.

 

뭔가 빵 상태가 너무 맘에 들어서 카메라에 담아보고자했는데 실패한 모습입니다. 아무튼 빵이 육안으로 봐도 싱싱하고 맛있을 것 같은 느낌. 딱 보기 좋게 때깔도 살아있고 적당히 부푼 두께도 눌러보면 탄력있습니다. 

 

한 입 베어물면 고기 먹는 느낌 진하게 납니다. 채소 하나 없는 그야말로 육식적 희열. 일단 두꺼운 패티에서 기인하는 압도적 묵직함이 혀를 강타하고 바짝 구워진 베이컨은 바삭바삭한 식감과 특유의 향으로 우적우적 씹히는 소고기와 대비를 이루며 어우러집니다. 빵은 탄수화물로 멍석만을 깔고 그 존재감을 완전히 고기에게 내줍니다. 잘 깔린 그라운드 위에서 패티와 베이컨이 훌륭한 맛을 내보이는 가운데 홀스래디쉬 소스가 중간에 파고들어 완급을 조절합니다. 소스는 기본적으로 부드러움과 지방맛을 베이스로 가지고 있어 버거의 컨셉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어느정도의 신맛을 지녀 버거의 밸런스가 과도하게 헤비함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다만 패티는 상당히 뜨겁기에 주의해야합니다. 사실 어느정도 레스팅을 한 후 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긴 합니다. 한입 씹으면 육즙이 주르르 빠져나옵니다. 그냥 니가 기다렸다 먹으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그러면 패티의 온기때문에 빵이 눅눅해짐

 

냅킨 플리즈 (13,300원, 200g 패티)

친구가 먹은 냅킨 플리즈입니다. 사실 제가 먹은 버거도 소스가 너무 흘러서 냅킨은 필요했습니다. 아무튼 냅킨 플리즈는 비프칠리소스와 치즈가 들어간 버거. 버거에서 질질 흐르고 있는 소스가 바로 비프 칠리 소스입니다. 비프칠리에는 비프와 칠리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콩도 멕시칸 스타일로 조리되어 들어가있습니다. 미국에선 저런 콩을 보통 핀토라고 부르더라구요. 한국에서 콩밥할때 넣는 콩이랑 비슷한 식감인데  이렇게 소스로 만들어 놓으니 맛있습니다. 아무튼, 냅킨 플리즈는 향신료 향이 꽤 있는 편입니다. 일견 멕시코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도 납니다.

 

상당히 만족스런 식사였습니다. 버거도 너무 훌륭했고 감자도 행복했습니다. 잠깐 천국 식단을 체험하고 온 느낌입니다. 천국에서는 아마 매일 점심 이렇게 먹겠죠? 천국에선 살도 안 찌고 성인병도 안 걸릴테니까요. 게다가 천국에선 햄버거가 2만원씩이나 하지도 않을거구요. 매일 이런 걸 먹는다니 분명 행복한 삶일겁니다. 앞으로는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점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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