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유, 가로수길 - 숯불에 바짝 구운 닭꼬치들

닭꼬치구이 먹기 위해 가로수길의 콘유에 방문했습니다. 재일교포가 꼬치를 굽는다는 집으로 꽤 예전부터 괜찮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이제야 첫 방문을 해본 것. 소문대로 꽤나 괜찮은 꼬치들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콘유는 가로수길 대로에서 살짝 빠져나온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간판에 스미비 다이닝이라고 적혀있는데 여기서 스미비란 일본어로 숯불을 뜻합니다. 고로 숯불요리 전문점이라는 뜻이 되겠군요.

 

가게 내부는 숯불 구이를 하는 주방과 그를 둘러싼 다찌석, 그리고 테이블석 몇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전체적인 가게 분위가 깔끔하고 정돈된 편이라 데이트하기에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야끼토리라 불리는 숯불 닭구이를 메인으로 생선 사시미, 단품요리, 튀김, 식사류에 나베까지 다양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날 닭꼬치를 먹으러왔으니 닭꼬치를 주문할 예정.

 

기본 테이블 세팅은 이렇습니다. 

 

기본찬으로 개인 파절임도 줍니다. 

 

하이볼 (8,000원)

술은 사케, 소주 등 다양한 종류를 갖추고 있는데 가격은 대부분 꽤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볍게 하이볼 주문. 토닉과 소다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소다로 주문했습니다. 탄산수다 보니 토닉에 비해 단맛이 적은 대신 위스키향도 더 강하고 훨씬 술 먹는 느낌 납니다.

 

주문한 꼬치와 카레나베가 한번에 우르르 나왔습니다. 

 

 

우선 숯불에서 구워나온 꼬치류 부터 보겠습니다. 좌측 접시가 목살, 우측은 숯불꼬치 5종세트. 

 

목살 (8,000, 2인분)

이 집 닭목살이 맛있다는 소문에 과감하게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하나 시키면 4,000원으로 목살 두 조각이 나오는 듯.

 

닭껍질이 붙은채 바짝 구워져 나옵니다. 미리 소금을 쳐서 구웠기에 따로 어디 찍을 필요 없이 그냥 먹으면 됩니다.

 

돼지목살도 아니고 닭목살이라고 하니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그냥 치킨 닭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맛있지만 먹기 힘든 살코기를 깨끗하게 발라낸 것으로 탱글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 예전에 제가 먹었던 닭목살들 한번 구경하고 오시죠.

 

여지껏 먹어본 닭목살 중에는 콘유의 것이 최고군요. 경쾌하게 씹히는 탱글한 식감은 물론이고 닭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함께 구워내 기분좋은 기름기가 짭짤한 간과 적당히 어우러져 풍미가 입안을 가득 메웁니다. 물론 워낙 풍부하고 기름기가 강한 맛이다 보니 많이 먹으면 금방 물리겠지만 딱 두 조각 정도까지는 더할 나위없는 맛입니다. 

 

숯불꼬치 5종 (16,000원)

이제 본격적인 꼬치구이입니다. 숯불꼬치 5종 세트의 구성은 매일 바뀌는데 이날은 가장 왼쪽부터 대파닭다리 살, 영계 다리살, 무릎 연골, 염통, 베이컨 토마토가 나왔습니다. 꼬치 5개를 단품으로 따로 주문할시에는 만칠천원이 나오므로 세트로 구매하는것이 천원 쌉니다. 괜히 이런걸보면 잽싸게 돌아가는 두뇌.

 

대파 닭다리살 (단품시 3,500원)

일단 대파닭다리살부터 먹습니다.

 

대파닭다리는 야끼토리의 클래식과도 같은 느낌. 잘 어울리는 조합인 닭다리와 대파를 번갈아가며 꽂아낸 꼬치입니다. 타레소스(간장) 발라 구워나옵니다. 숯불향 위로 닭다리 살의 쫄깃한 식감과 잘 구워진 파의 깔끔한 단맛이 언제나 그렇듯 아주 자연스레 어우러집니다. 고기와 야채를 함께 먹는 거라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보너스

 

영계 다리살 (단품 시 3,500원)

이번엔 영계 다리살입니다. 앞서 먹은 닭다리와는 연식 차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역시나 타래소스를 발라 구웠고 숯불향 가득 올라와 맛이 좋습니다. 식감은 마냥 탱글하지는 않고 조금 퍽퍽한 느낌이 섞여있습니다. 닭다리보다 가슴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 선호할만한 스타일. 

 

무릎 연골 (단품 시 3,500원)

솔직히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던 무릎 연골. 하지만 이 날 먹은 5개의 꼬치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습니다. 연골뼈는 오돌뼈처럼 오독오독씹히는데 경도가 강하지 않아 치아에 큰 저항없이 기분좋게 부서집니다. 부서짐과 동시에 연골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함이 숯불향과 완전히 어우러지는데 그 조합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염통 (단품 시 3,000원)

이번엔 닭심장인 염통입니다. 아주 예전에 일본 여행갔을때 정말 비린 염통을 먹고 한동안 고생을 했던 적이 있어서 항상 염통은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 집 염통은 상당히 괜찮았었던 것. 다른 꼬치들에 비해 바짝 굽지는 않았고 말랑한 식감을 남겨두었습니다. 약간 설깃하게 씹히는 맛이 꽤 좋았습니다.

 

베이컨 토마토 (단품 시 3,500원)

마지막 꼬치는 베이컨 토마토였습니다. 방울토마토에 베이컨을 둘러 구워낸 것. 맛있는 조합이니 역시나 맛있습니다. 사실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는 느낌이긴한데 토마토가 꽤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옆 테이블에서 이거 맛있다고 추가주문하는거 본의 아니게 엿들음. 근데 제 입맛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나베 카레야키 (15,000원)

마지막으로 카레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닭고기 베이스의 농후한 스타일이라고 메뉴판에 적혀있군요.

 

직접 떠먹어보니 농도가 걸쭉하긴 합니다. 맛도 꽤 괜찮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칼칼해서 저같은 맵찔이들은 다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맛. 

 

카레를 시키면 빵을 기본으로 내줍니다. 바삭한 바게트 스타일의 구운 빵. 처음 받으면 살짝 딱딱합니다. 

 

하지만 카레에 적셔서 먹으면 문제해결. 의외로 카레 안에 건더기 꽤 들어서 먹을만 합니다. 꼬치만으로 배가 차지 않을 것 같을때 좋은 선택이 될 듯하군요.

 

너무 끓고나면 간이 너무 강해짐... 빨리 먹어야함

닭고기 뿐만 아니라 소고기도 어느 정도 들어 있는 듯 합니다. 

 

혹시나 싶어서 빵 말고 밥도 있는지 여쭤봤는데 바로 서비스로 가져다 주셨습니다. 소오올직히 카레에는 밥이 국룰인 것입니다. 

 

칼칼하고 진한 카레인지라 밥과 함께 먹기 딱 좋았습니다.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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