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카츠팔월, 삼각지 - 육즙 풍성하게 튀겨낸 돈카츠

비 오는 삼각지에 돈카츠를 먹으러갔던 이야기. 저온에서 오래 튀겨낸 돈카츠는 꽤 훌륭했습니다. 생맥주에 곁들여 먹으니 이만한 점심식사가 따로 없겠더라구요. 삼각지에 위치한 돈카츠전문점 '돈카츠팔월'입니다.

 

돈카츠팔월은 삼각지역 6번 출구와 7번 출구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는데 갑자기 돈카츠 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간판을 자세히보니 프렌치 비스트로라고 적혀있던 흔적이 있군요. 

 

가게 한 가운데에 큰 테이블을 하나 놓고 중간에 칸막이를 쳐서 자리를 나눠놓았습니다. 테이블 하나에 손님 전원이 앉는 구조입니다. 구겨 앉으면 대략 10명 정도까지는 함께 식사할 수 있겠습니다. 

 

가게 한켠에는 맥주 머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꾸 눈길이 가서 결국 한 잔 주문했다는 이야기

 

메뉴는 단촐합니다. 등심과 안심 카츠로 이루어진 구성. 둘이서 왔으니 둘 다 먹어봐야겠지요. 

 

사이다 (2,000원)

목이 말라서 일단 사이다부터 받았습니다. 얼음컵은 안 주지만 시원하게 식혀 나와서 먹을만 합니다. 애피타이저 개념으로 쪽쪽 빨아 먹었습니다.

 

테이블에 비치된 기본 품목들. 소금, 샐러드 소스, 돈까스 소스 등입니다.

 

등심 카츠 정식 (12,000원)
안심 카츠 정식 (13,000원)

저온으로 튀겨내기에 음식이 나오는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등심 카츠와 안심 카츠의 모습. 

 

돈카츠 외에도 장국과 겨자, 고추절임 등이 나옵니다. 

 

밥도 조금 나옵니다. 

 

고추절임과 더불어 묵은지도 나옵니다. 튀김의 필연적인 느끼함을 잡아내기 위한 요소입니다. 입이 지칠때면 신맛을 가득 품은 밑반찬으로 입가심을 하라는 뜻이겠지요. 

 

겨자 종지에 돈까스 소스와 소금도 조금 올렸습니다. 이때만해도 몰랐는데 돈카츠에 소금간이 낭낭하게 되어있어 굳이 소금은 더 준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먼저 만이천원짜리 등심 돈카츠부터 먹습니다. 7조각으로 커팅되어 나옵니다. 

 

일단 다른 조각보다 두터운 끄트머리부터 먹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하게 베어물리는 등심입니다. 고기의 촉촉함도 잘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점은 이미 돈카츠에 밑간이 되어 나온다는 것. 은은하게 되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굳이 다른 소스를 찍을 필요없을 정도로 딱 알맞게 간이 되어 있습니다. 그냥 소금에 찍어먹는 것보다 훨씬 균일하게 소금이 뿌려져 있으니 먹기도 편합니다. 

 

튀김 상태도 상당히 양호합니다. 튀김옷 분리도 일어나지 않았고 저온에 오래 튀겨 튀김 색도 밝고 저온조리치고는 바삭함도 꽤 잘 살아있는 편입니다.

 

등심부위는 안심에 비해 기름기가 좀 있는 편입니다. 돼지 고기 특유의 풍미를 가득 담은 기름이라 상당히 고소합니다. 거기에 밑간으로 적절히 설정된 짠맛이 기름맛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립니다. 

 

겨자도 조금 올려 먹습니다. 기름기가 꽤 있는 부위인지라 겨자 맛이 그리 맵지 않게 다가오고 느끼함만 한꺼풀 벗겨냅니다. 

 

음식 온도가 내려가면 튀김옷이 눅눅해지며 기름진 느낌이 강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온도감이 있고 튀김옷의 바삭함이 살아있을때 잽싸게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식고 나면 느끼함이 강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카츠 먹고 있으니 맥주 한 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생맥주 (6,000원)

6,000원짜리 맥주 한잔 주문했습니다. 멋진 잔에 담겨나오는 맥주. 

 

꿀이 들어갔다길래, 한때 유행하던 꿀맥주의 기묘한 단맛이 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에일 맥주 특유의 쌉쌀한 향과 밸런스를 잘 이룹니다. 

 

안심카츠

안심카츠를 먹어봅니다. 

 

크으 윤기 좌르르

 

먹기 전에 잠깐 샐러드 조금 먹어서 입가심도 해주고,

 

한점 가져와서 먹어봅니다. 등심카츠에 비해서 기름기가 적고 부드러운 부위. 조리를 잘못하면 퍽퍽해지는 부위입니다. 

 

아주 부드럽고 깔끔합니다. 저온 조리에는 이런 기름기가 적은 부위가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잘 튀겨냈습니다. 가볍게 베어물리는 안심에서 고소한 돼지고기의 풍미가 입으로 밀려들어옵니다. 

 

앞선 등심카츠보다 간이 좀 더 짭짤하게 설정되어있습니다. 짜게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염도. 물론 저는 짜게 먹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보통 안심카츠보다는 등심카츠를 선호하는 편인데 돈카츠 팔월에서는 안심카츠가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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