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카츠, 합정 - 내 취향의 돈카츠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0. 11. 4. 08:23
돈카츠가 땡기는 날이었습니다. 동네를 벗어나 이름난 집을 가자는 계획이었습니다. 워낙 선택지가 많은지라 한참을 고민하다 결정한 목적지는 바로 '카와카츠'. 명실상부 현재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돈카츠 집 중 하나입니다.
카와카츠는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중간 쯤, 도보로 방문하기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웨이팅을 피해 평일 점심 2시쯤 방문했습니다. 그럼에도 가게는 만석. 약 15분 정도 대기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메뉴를 주문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일 소량 판매되는 특로스는 이미 매진. 혹시나 싶어 여쭤봤으나 역시나입니다. 로스와 히레를 하나씩 먹기로 합니다.
사람이 많아 가게 내부 전경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습니다. ㄷ자 형 카운터 석으로 이루어진 형태입니다. 10명 남짓 앉을 수 있습니다.
카운터 위쪽으로 물과 티슈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이런 돈카츠 사용 설명서도 있군요.
소스 3종을 접시에 조금씩 덜었습니다.
우선 로스카츠가 나옵니다. 돈카츠와 더불어 밥과 일본식 된장국, 깍두기 등이 나옵니다.
밥은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구요.
깍두기에는 손도 안댔고,
미소국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돈카츠는 잘 튀겨내 상태가 좋았습니다.
등심부위를 쓰는 로스카츠는 5개로 등분되어 나옵니다. 한 조각 한 조각 크기가 꽤 큰 편.
튀김옷은 벗겨지거나 흐물거리지 않고 차분하게 고기에 딱 붙어 있습니다. 살코기에서는 딱 보기 좋은 핑크빛이 감돕니다.
딱봐도 조리가 아주 잘 됐습니다. 돈카츠를 일단 튀긴 뒤 오븐에서 저온으로 다시 굽는 과정을 거친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튀김옷도 더 바삭해보입니다.
한 입 베어물었습니다. 바삭한 튀김옷의 기분 좋은 식감이 우선 반갑습니다. 튀김옷의 기름기도 바짝 털어내서 첫인상이 깔끔합니다. 물론 먹다보면 금방 느끼해지긴 합니다.
10일간 숙성한다는 고기의 감칠맛 역시 훌륭합니다. 촉촉하고 부드럽게 베어물리는 고기는 마치 햄처럼 씹히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와 감칠맛을 가득 품은 육즙이 입안을 감쌉니다.
아주 맘에 드는 돈카츠입니다. 끝에 달린 지방까지 다 먹으면 다소 느끼하긴하지만 그렇다고 안먹기엔 아까우니 깔끔하게 다 먹어줍니다. 느끼해도 거기에서 오는 고소한 돼지지방의 풍미가 있거든요.
아까 설명서에 적힌대로 로즈마리 오일에도 찍어 먹습니다. 조금만 찍어도 로즈마리의 존재감이 확연히 다가옵니다. 돼지고기에 더불어 풍미를 바짝 끌어올립니다. 로즈마리와 돼지고기 향이 생각보다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다만 이미 기름진 돈카츠에 다시 오일을 찍거나 뿌려 먹는 것이 다소 과하다 싶긴 합니다. 트러플 오일을 내주는 돈카츠 집도 종종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조합.
이번엔 안심을 쓰는 히레카츠입니다.
6피스가 나옵니다. 로스와 마찬가지로 색이 참 좋군요.
왠지 이런 각도로도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히레카츠에는 안심 부위를 쓰기에 등심을 쓰는 로스카츠보다 기름기가 적고 육향이 강합니다. 얼마나 부드럽게 조리하느냐가 히레카츠의 성패를 가릅니다.
카와카츠의 안심 역시 훌륭합니다. 일단 튀김 조리가 깔끔합니다. 부드럽게 베어물리는 식감도 좋구요. 다만 동행자의 의견으로는 씹다보니 다소 퍽퍽하다고 합니다. 옆자리 사람들이 같은 이야기하는 걸 엿듣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다른 돈카츠 집의 안심보다는 촉촉함이 모자르긴 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제게 요정도 퍽퍽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원래 돈카츠집 샐러드는 잘 안 먹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자꾸 젓가락이 가더라구요. 돈카츠가 느끼해서인지 소스가 맛있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막판에는 확실히 느끼함이 올라옵니다. 특히 로스의 경우 그렇습니다.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을 먹고자했다면 굳이 돈카츠 집을 찾지 않았겠지요. 용인 가능한 수준의 기름짐입니다. 와사비를 함께 먹으면 그럭저럭 밸런스가 다시 잡힙니다.
수준 있는 돈카츠를 '카와카츠'에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여태 먹은 돈카츠 중에는 가장 제 취향이었습니다. 위치가 애매하고 손님이 많아 자주 올 순 없겠지만 그래도 때때로 생각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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