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티모, 내방 - 그리스 음식의 숨겨진 매력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1. 2. 19. 08:17
뜬금없이 그리스 음식이 먹고 싶어 즉석에서 찾아간 식당. 좋은 분위기에 음식까지 맛있어 만족하며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국적인 음식이 땡길때 종종 찾게 될 것 같습니다. 내방역 근방에 위치한 그리스 음식 전문점 '노스티모' 입니다.
노스티모는 7호선 내방역 8번 출구 방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리풀 터널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이렇다 할 간판도 없이 2층에서 조용히 영업 중입니다.
저기 2층에 보이는 불켜진 공간이 바로 노스티모. 건물 앞에 자그마한 입간판이 있긴 하지만 지도만 보고 가다가는 자칫 지나칠 수도 있겠어요.
아무튼 건물 내부로 입장해서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노스티모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숨어있는 가게지만 내부는 꽤나 북적합니다. 특히 외국인 손님의 비율이 높아요. 그말인즉 음식이 입맛에 안 맞으면 안 맞았지 맛이 없지는 않을 거라는 것.
테이블 넓직해서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차분한 조명에 차분한 분위기라 데이트 장소로도 괜찮을 듯해요.
기본 식기구 세팅은 대략 이렇게 나옵니다.
메뉴판은 이렇습니다. 그리스 요리 전반을 다룹니다. 기본 메뉴에서는 양고기보다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주로 활용하고, 특별 메뉴에서 양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내는 듯 합니다. 예약도 없이 늦은 시간에 방문했더니 양고기 메뉴들은 이미 솔드아웃 상태.
수블라키와 샐러드, 바클라바를 주문했습니다.
냅킨 누름돌이 있어서 괜히 찍어봤던 것.
그리스산 화이트 와인도 잔으로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 가격이 따로 적혀있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금액을 갖고 역산해보니 한잔에 7,000원 정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집 와인도 다양하게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이 날 아무런 정보도 없이 방문한지라 와인 먹을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어서 그냥 한 잔 먹고 말았는데, 그리스 와인 마셔볼 생각이라면 이곳이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군요.
그리스식 샐러드인 호리아티키 샐러드가 먼저 나왔습니다.
페타 치즈를 필두로 오이, 양파, 토마토, 피망, 올리브 등이 듬뿍 들어간 샐러드입니다.
특이한 점은 샐러드에 잎채소가 없다는 것. 하나 같이 시원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내는 채소들입니다.
별 것 없어보이는 단순한 조합이지만 짭짤한 페타치즈를 중심으로 이것저것 주워먹다보면 금방 맛에 매료됩니다. 아삭아삭한 채소의 식감 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듬뿍 뿌린 오레가노의 이국적 향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다만 가격이 다소 부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샐러드라면 본 음식 전에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먹고자 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그러기엔 양도 많고 가격도 꽤 비싸다는 느낌.
이번엔 수블라키가 나왔습니다. 수블라키는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꼬치에 꽂아 구워내는 그리스식 고기 꼬치입니다. 양고기나 소고기를 쓰기도 하는데 노스티모에서는 돼지고기로 구워냅니다.
수블라키와 함께 그리스식 빵인 피타, 그리스식 요거트 소스인 차지키가 나옵니다.
고기는 어느정도 양념을 해서 구워내는 듯.
피타빵도 조금 나오는데 양이 많지는 않아서 굉장히 아쉽습니다.
요거트 베이스에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차지키 소스입니다. 그리스 요리 할때 떠오르는 요거트 소스 맛이 바로 이것. 고기 없이 빵에만 발라 먹어도 맛있습니다.
도톰한 고기 꼬치. 이미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그냥 먹어도 맛이 괜찮습니다.
두툼한 고기를 한번에 구워낸만큼 꼬치마다 편차가 조금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느낌. 다만 예전에 미국에서 먹었던 양고기 수블라키에 비하면 아쉽기는 합니다.
피타 빵에 차지키를 찍어서도 먹습니다.
피타 빵은 그다지 특색 없는 밀빵에 불과한데, 그래서인지 소스나 고기와 함께 먹을때 특히 빛을 발합니다. 탄수화물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내면서도 주 재료의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할까요.
역시나 차지키 소스와도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곧바로 고기 한점을 입에 넣어도 전혀 위화감 없어요.
매력적인 새콤함을 지닌 소스를 고기에도 올려서 먹습니다. 제가 완전히 바라던 맛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바클라바가 나왔습니다. 바클라바는 지중해에서 주로 먹는 디저트로 얇은 밀가루 반죽을 견과류와 함께 여러 겹 쌓아올려 구운 후 꿀이나 시럽을 뿌려 완성하는 음식입니다.
달달함과 높은 칼로리가 아주 매력적인 디저트입니다. 안 먹고 넘어갈 수 없겠지요.
겹겹이 쌓인 층 사이에서 견과류의 고소함과 시럽의 달콤함이 동시에 뿜어져 나옵니다. 촉촉하고 달달해요.
그러니 결국 기분이 좋아져 버렸다는 것.
주문이 밀려 음식이 다소 늦게 나왔던 점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특히 이런 믿을 만한 그리스 음식점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리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다음번엔 양고기 요리를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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