콴안다오, 가로수길 - 무난 무난해서 좋은 베트남 음식들

사람 많은 주말 가로수길. 약속 전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기 위해 베트남 음식점 '콴안다오'에 방문했습니다. 

 

콴안다오는 가로수길에서 살짝 빠져나온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사역 8번 출구와 가까운 위치.

저녁 여섯시쯤 방문했는데도 이미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대략 15분쯤 대기하고 나서야 입장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이렇습니다. 넓직한 테이블을 여유있게 배치해놓은 편. 

 

하나 독특한 점은 가게의 절반 정도는 테라스 석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평소의 봄날씨였다면 운치 있고 시원해서 좋았겠지만, 하필 이 날은 아침에 비가 왔던지라 4월 치고는 몹시 추웠기에 오들오들 떨며 쌀국수를 먹어야 했던 것입니다.

 

하단의 돼지고기 원산지는 맞춤법 실수이기를 바래야겠습니다.

메뉴는 이렇습니다. 단숨에 이해되지 않는 메뉴 이름들을 보니 어쩐지 베트남 현지의 맛이 날것만 같아 기대감이 커집니다. 실제로 서빙을 보시는 직원분들도 한국분은 아닌 듯 한국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기본적인 테이블 세팅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주문한 짜조, 퍼보, 껌 승이 모두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음식이 빠르게 나오는 편. 

 

짜조 (6,000원)

먼저 베트남식 튀김만두인 짜조를 먹습니다. 짜조는 돼지고기와 야채 등을 다져 섞고, 라이스 페이퍼로 말은 것을 튀긴 요리입니다.

비주얼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집 짜조는 굉장히 깔끔하게 잘 튀겨져 나옵니다.

 

상당히 훌륭한 짜조입니다. 기름기 과하지 않고 바삭하게 라이스페이퍼를 잘 튀겨낸 것은 물론 만두소도 감칠맛 넘칩니다. 특히 만두피의 바삭한 식감은 짜조의 모범사례라고 해도 과하지 않겠습니다.

 

퍼보 (8,000원)

이번에는 소고기 쌀국수인 퍼보를 먹습니다. 콴안다오에서는 호치민식 쌀국수도 취급하지만 이 날 저희는 일반 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이날은 모험 대신 무난하게 먹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선 면 살짝 풀어주고 쌀국수를 맛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바로 그 쌀국수 맛입니다. 적당히 달큰하고 소고기 향이 나며 감칠맛 있는 육수입니다.

 

바로 고수 투하하고 먹을 준비를 합니다.

 

고수를 뿌리고 나니 왠지 베트남 음식 느낌이 더 나는 것만 같아서 단체 사진을 한번 더 찍어보았습니다. 이 사진만 보여주면 외국에서 찍은 식탁이라고 둔갑시킬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면과 함께 후루룩 먹습니다. 익숙한 그 쌀국수의 맛입니다. 쌀국수면도 부드럽고, 고기도 적당량 들어있고, 간도 괜찮은 무난함 그 자체의 쌀국수입니다. 쌀국수 계의 모범생 같은 맛이랄까요.

 

껌승 (11,000원)

이번엔 베트남식 숯불구이 돼지고기 덮밥라는 껌승을 먹습니다.

 

껌승은 숯불에 양념 바른 돼지고기를 바짝 구워 밥과 함께 내는 요리입니다. 콴안다오에서는 고기 위에 야채튀김과 볶은 야채를 뿌려서 내줍니다.

 

말은 덮밥이라지만 사실 밥은 맨밥이 나오고 핵심은 돼지고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함께 준비된 칼로 썰어 먹어보니 숯불향이 강하게 납니다. 흡사 엠티가서 구워먹는 돼지고기의 맛. 짭짤하고 달달한 양념의 맛도 슬쩍 스쳐지나가지만 그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잘 구운 고기를 반찬으로 밥과 함께 먹는 느낌의 요리였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고기 반찬을 마다할 수 있을까요. 인상 깊을 것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무난하게 한끼 잘 때웠다는 생각이 드는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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