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하우스, 반포 - 매콤달콤으로 정면승부하는 떡볶이

매콤달콤한 맛을 즐기지 않는 저는 매콤달콤한 맛으로 먹는 떡볶이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매운 것을 먹으면 땀을 흘리는 맵찔이인데다 또 너무 달달한 음식은 금방 질려하거든요. 그 둘을 합쳐 놓은 떡볶이는 어지간해서는 제 메뉴 선택지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떡볶이는 모두가 공인하는 한국의 대표 분식. 그간 제가 제 편협한 취향 기준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떡볶이에게 제대로 된 기회조차 주어보지 않은 채 너무 천시하고 멀리했던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어, 서울에서 알아주는 떡볶이 집에 들러본 이야기입니다. 반포에 위치한 '애플 하우스' 에 방문했습니다. 

 

어딘가 전통 깊어보이는 간판 디자인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구반포역에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한 상가의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상가의 대로변 방면에서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찾아볼 수 없는데요, 당황하지 말고 빙돌아 건물 뒷편으로 가면 됩니다. 이것은 제가 직접 당황해보고 전하는 팁입니다.

 

뭐 요런 분위기의 테이블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가게 내부는 꽤나 넓은 편입니다. 분위기는 약간 동네 분식집 스타일인데 워낙 유명한 집이다보니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입니다. 코로나 시즌 중 평일 7시 30분 넘어서 방문했음에도 꽤 사람들도 북적였습니다.

 

부루스타로 떡볶이를 끓여 먹을 예정

 

어차피 저는 먹지 않는 단무지기에 사진도 성의 없이 찍었습니다. 

 

메뉴는 대략 이렇습니다. 주문전까지 주변 테이블을 눈으로 샅샅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즉석떡볶이에 무침만두 조합을 먹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었습니다.

 

즉석떡볶이 (9,500원, 2인분, 라면사리)

잘되는 집 특) 메뉴 빨리 나옴

 

아주 심플한 구성입니다. 아마 오뎅 육수가 어느 정도 들어갔을 베이스에 떡과 양배추와 떡볶이양념이 들어갔습니다. 양념만 대강 풀어놓고 점점 졸여가면서 먹으면 될 것 같습니다. 끓을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니 그 사이에 다른 메뉴를 먹고 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침만두 (3,000원)

애플하우스에서 사실 떡볶이 보다 유명한 것은 바로 이 무침만두. 라고 누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애플하우스의 존재를 최근에야 알았기에 뭐가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보니까 이거 하나씩 시켜먹는게 이 식당 룰인것 같아서 주문해본 것입니다. 

 

그냥 만두인데 매콤달콤한 떡볶이 양념을 꾸덕하게 발라 놓았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차갑게 식혀져있는 상태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그야말로 불량한 맛입니다. 매콤하고 달콤한 맛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비슷한 양념을 먹어본 것 같아서 어디서 먹었나 골똘히 짱구를 굴려본 결과 아마 어릴적 불량식품으로 사먹던 닭강정 양념과 꽤나 흡사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분명 무슨 대단한 맛이 들어있는 것은 아닌데 매력있습니다. 찐득하고 달달하게 코팅된 설탕맛에 매콤한 맛이 더해졌는데, 물론 금방 물리는 맛이지만 그래도 분명 한 순간은 산해진미 부럽지 않을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애초에 온도감도 꽤 차가운 만두는 내부 자체의 속도 꽤 비어있고 그닥 인상적이지 않으나 확실히 이 달달매콤한 양념만큼은 그 위력을 인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무침만두를 먹는 동안 드디어 즉석떡볶이가 끓기 시작했습니다. 이 떡볶이는 시뻘겋다기보다는 검붉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라면사리가 지나치기 익기 전에 먼저 해치우고 가기로 했습니다.

 

라면사리 조차도 알단테를 사랑하는 저의 취향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실 라면사리를 끓는 국물에 방치해두면 지속적으로 수분을 흡수하면서 국물의 간을 망치고 면은 축축처지게 되는데, 저는 그 상황을 용납할 수 없기때문. 적당히 양념이 배어 꼬들꼬들한 타임을 노리는 것이 제 라면사리 2 철학입니다. 1 철학은 어지간해서는 라면사리는 추가 안하는 것. 이날은 왠지 주변 사람들 냄비를 보니 라볶이 느낌도 나고 그러길래 라면사리가 어울릴 것 같아 추가했습니다. 

 

오 점점 느낌있게 끓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앞접시에 본격적으로 떡과 양배추를 옮겨 담습니다. 라면사리는 빨리 건지는 것이 라면사리철학이라면 떡은 늦게 건지는 것이 제 떡 철학입니다.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 떡은 국물을 많이 빨아들인 것이 더 맛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가 생각했을 때 적기가 아닌 타이밍에 먹은 떡인데 그래도 매콤달달한 국물이 잘 배어 있었습니다. 떡볶이 국물 자체는 아까 먹었던 무침만두의 꾸덕한 양념을 물에 희석한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 설탕의 달달함이 상당히 강조된 국물에 적절하게 매운맛이 침투했다는 느낌.

 

떡볶이의 맵기는 그렇게 까지 극렬하지 않습니다. 아예 안 매운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맵다고도 할 수 없는 정도. 보통 김치보다 조금 더 매운 느낌입니다. 맵찔이인 제가 느끼기에 그랬으니 평균 맵기 척도를 가진 일반인이라면 전혀 매워하지 않을 듯합니다.

 

국물이 거의 다 쫄아들었습니다. 이때가 진짜 떡볶이가 맛있어지는 타이밍

 

두꺼운 오뎅도 양념과 함께라면 맛있습니다.

 

남은 무침만두 하나도 마저 먹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양이 모자란 느낌이라 볶음밥 하나 투하

 

볶음밥 (2,000원, 1인분)

겨우 하나 추가했을뿐인데 양은 꽤 많습니다. 앞서 먹은 떡볶이 양념에 그대로 밥을 말아서 볶습니다.

 

고로 그 맛도 위와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먹으면서 음료수 먹을 생각을 못해서 뒤늦게야 알았는데, 이곳에서 음료주문은 자판기를 통해 직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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