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밭막국수, 춘천 - 입맛 돋우는 시원한 막국수

여름기념 나들이로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내내 날씨가 좋아 기분도 덩달아 좋더라구요. 좋은 기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맛있는 음식도 한 몫했겠지요. 생각만큼 많은 식당을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춘천 대표음식이라할 수 있는 막국수는 먹고 올 수 있었습니다. 입맛 돋우는 시원한 맛 덕에 여행음식으로 제격이었던 '샘밭막국수'의 막국수 입니다.

 

샘밭막국수는 소양강댐 가는 도로 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막국수 뿐만 아니라 이 도로에 다른 닭갈비집들도 다수 분포되어 있더라구요. 여기가 닭갈비 거리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시 춘천 시내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샘밭막국수 바로 옆에 샘밭닭갈비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막국수만 취급하던 곳이었는데 막국수집이 성공하자 닭갈비집까지 오픈했다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저녁에도 닭갈비를 먹을 예정이기에 오늘 점심은 가볍게 막국수만 한 그릇하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게 샘밭막국수 건물

한옥스타일의 샘밭 막국수 건물. 이곳에서는 닭갈비는 취급하지 않고 오직 막국수와 몇몇 사이드 메뉴만 판매합니다. 

 

가게 내부는 아주 깔끔합니다. 몇 년전 리모델링했다는 이야기를 다른 블로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게 내부에 좌식 뿐 아니라 테이블 석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숨은그림찾기: 고양이

가게 안쪽에 통유리로 둘러 놓은 공간에 착석했습니다. 오 근데 이 날 정말 날씨 좋았네요  

 

메뉴는 대강 이렇습니다. 일단 막국수가 메인에 돼지고기나 전, 두부 같은 사이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가게는 꽤 넓은데 메뉴판이 몇 개 없어서 사진찍기 쉽지 않습니다. 사진 화질이 별로인 이유를 괜히 변명해본 것입니다.

 

주문하기 전부터 일단 겨자와 열무김치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겨자는 이따 막국수에 취향껏 넣어 먹으면 되겠고, 열무김치는 그냥 따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아삭아삭해서 시원함

 

동치미 국물이 들어있는 주전자도 나옵니다. 이따 막국수에 취향껏 부어먹으면 되는 것.

 

요건 전을 주문하니 추가로 갖다주신 간장

 

열어볼 일이 없었다는건 사실 꼭 필요한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테이블 한켠에는 이런 부수기재들이 준비되어있었습니다. 근데 뚜껑을 열어보지도 않아서 안에 들은게 뭐였는지는 아직도 베일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섞어전 (8,000원)

팔천원짜리 녹두전이나 감자전을 시키면 두 장이 나오는데, 두 가지를 한 장 씩 요청드릴 수도 있습니다. 기왕 왔으니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 마음에 저도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좌측이 녹두전, 우측이 감자전입니다.

 

8,000원짜리인데 전이 생각보다 넓직하게 부쳐져 나옵니다. 팔천원치고 너무 푸짐하게 나와서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만육천원어치 나온 줄 잠깐 착각했으나 이곳은 각박한 스울이 아니었던 것. 

 

우선 녹두전부터 살짝 찢어 맛봅니다. 첫 점은 철저하게 바삭한 가장자리 부분만 공략합니다. 

바삭하게 잘 구워졌습니다. 바삭한 겉표면도 좋고 그 속에 들어있는 녹두의 감칠맛도 상당히 고소합니다.

 

간장 좀 찍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전 자체에 큰 힘이 들어간 느낌은 전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사이드 메뉴로서 제 역할을 성실하게 해냅니다. 

 

감자전 역시 비슷합니다. 녹두전보다 좀 더 특색 없는 스타일.

 

그래서 간장 발이 더 잘 받습니다. 짭짤한 간장맛이 감자전 위에서 더욱 빛납니다. 비어있는 감자전의 맛이 간장 살짝으로 가득차는 느낌

 

사실 별 거 없는 맛이지만 간장 맛이 중독적이라서 계속 입을 당기는 군요. 막국수가 나오기 전까지 위장을 살살 예열하기에 더할 나위없었습니다.

 

막국수 (7,500원)

메인메뉴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도톰하고 곧게 세운 면타래 위에 시뻘건 양념으로 치장을 해두었군요. 

 

하지만 보이는 것처럼 자극적인 맛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부드럽고 간간한 스타일의 부담없는 국수에 가깝습니다. 조미료 없이 풀어낸 김치말이비빔국수 느낌이랄까요.

 

면은 메밀함량이 꽤 높은 편입니다. 쫄깃하지 않고 툭툭 끊기는 스타일. 제가 좋아하는 면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야호

 

찍을만큼 찍었으니 이제 슬슬 먹을 준비를 해봅니다.

 

면을 눕히고 동치미 국물을 주욱 부었습니다. 얼마나 넣어야 적당할지 감이 안와서 일단 조금만 넣고 먹어보며 추가할 예정. 처음에 조금 넣으면 나중에 더 넣을 기회가 있지만,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나중에 뺄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물을 조금 넣어서 그런지 잘 안 비벼짐

 

하지만 그 정도는 먹어가면서 비벼도 됩니다.

 

면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삶은 달걀 반쪽부터 일단 해치우고 시작합니다. 퍽퍽한 달걀을 씹으며 면요리에는 왜 항상 삶은 달걀이 들어가는지 고민해봅니다. 팍팍한 계란 맛이 딱히 양념이나 면에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사실은 부딪히는 편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하고—, 그렇다고 반쪽짜리 달걀이 고명으로서 엄청난 매력을 가진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한식 국수에 빠짐없이 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더 깊게 생각하려 했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막국수 먹어야해서 그만 생각함

 

성실하게 비벼낸 막국수를 젓가락으로 쭉 잡아 입으로 가져갑니다. 부드러운 면발이 기분좋게 톡톡 끊기고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양념장이 입맛을 돋웁니다. 

 

여행와서 먹는 점심인만큼, 아무리 맛있더라도 자극적이어서 속을 불편케하는 맛이라면 이후 일정을 망칠테니 말짱 도루묵이겠지요. 하지만 샘밭막국수의 막국수는 속 편하게 후루룩 먹기 딱 좋습니다. 

 

감자전이랑 먹어도 잘 어울림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도 금방나오는데다 간단하게 후딱 먹고 갈 수 있으니 이만한 여행음식이 따로 없습니다. 먹고나면 입맛도 살아나니 점심에 먹은 막국수 덕분에 저녁도 맛있게 먹을 수만 있을 것 같은 느낌.

 

중간에 겨자도 살 풀어서 먹습니다. 알싸한 맛이 코끝을 찡하게 하는데 시원한 국수에 딱 어울립니다.

 

먹고 남은 면발은 동치미 국물을 좀 더 부어낸 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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