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식당, 연신내 - 가성비와 맛을 모두 잡은 음식들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0. 8. 24. 08:40
어느 날 연신내에 들러 푸짐하고 저렴하게 식사를 했던 이야기입니다. 연신내는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데 좋은 곳이더군요. 즐겁고 맛있게 막걸리 한 잔 곁들여가며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연신내 연서시장 내부에 위치한 '여수식당'입니다.
여수식당은 연서시장 내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연신내 역 바로 앞에 위치한 연서시장은 서울의 다른 시장들과 비교했을때 꽤 깔끔한 편입니다. 화장실도 깨끗하구요. 아무튼 여수식당은 연서시장 깊숙히 들어오면 만날 수 있습니다. 지도어플 검색하면 나오니 보고 찾아가면 되는 시스템
노랑 빨강 파랑의 정열적인 색조합을 가진 간판을 달고 있군요
정문은 이렇습니다. 술냄새 진하게 나는 그런 느낌이 벌써부터 탁 치고 올라오는것 같습니다.
가게 내부는 꽤 깔끔한 편입니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수더분한 쪽에 가깝지만 시장에 위치한 가게 치고는 상당히 잘 정돈된 편. 무슨 느낌인지 아시죠..
50대 이상만 방문할 것 같은 가게 분위기지만 막상 가보니 은근히 젊은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젊은이까지 모두를 포괄하는 걸보니 나름 동네에서 인정받는 맛집이라는거겠지요.
메뉴판입니다. 찌개부터 홍어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돼지머리수육과 제육볶음 그리고 홍어회를 먹을 예정입니다. 참고로 저는 홍어 경험이 1회 밖에 없는 홍어초보. 설레는 마음으로 주문했습니다.
일단 기본찬들이 주르륵 나와서 저도 주르륵 따라 찍었습니다. 마늘 장아찌도 맛있고 버섯볶음도 은근 쿰쿰하니 맛있습니다.
곧이어 메인 메뉴들이 쭉 올라옵니다. 식탁이 금방 만석이 되어버렸어요.
이것은 서비스 느낌으로 주신 미역국입니다. 밑반찬도 그렇고 국도 그렇고 하나 허투루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간간하게 들이키기 좋은 미역국이었습니다. 고기까지 들어 있어서 기쁘게 먹었습니다.
팔천원짜리 돼지머리수육입니다. 푸짐하게도 나왔습니다.
한 조각 한 조각 두툼하게 후드리챱챱 썰어서 나옵니다. 잡내도 없고 씹는 맛이 좋아서 막걸리 안주로 그만이었습니다.
쫄깃한 껍데기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먹을맛이 납니다. 정갈하고 보기 좋게 내는 음식은 아니지만 사실 이렇게 거칠고 무심한듯 나오는 음식도 충분히 그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고기 한 점씩 쓱쓱 집어 먹습니다. 막걸리가 절로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만원짜리 제육볶음입니다. 양이 일단 굉장히 푸짐합니다.
시뻘건 비주얼에 참깨까지 솔솔 뿌려서 보기만해도 군침을 돌게하는 스타일.
바로 이런거 보면 클로즈업해서 찍어줘야 블로거로서 본분을 다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다 찍고 이제 한 점 맛보는데, 아 상당히 훌륭합니다. 짠맛 중심으로 국물있게 볶아낸 제육볶음인데 지방이 적당히 섞인 고기 부위를 써서 맛자체가 가벼이 날아가지 않고 양념 역시 너무 달거나 맵지 않아 밸런스가 좋습니다. 밥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잘 어울릴 제육볶음입니다.
아삭한 식감의 양배추가 들어있어 고기와 함께 먹을때 식감의 대비가 좋습니다. 근래 먹은 제육볶음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듭니다.
홍어회입니다. 홍어회는 사실 예전에 전주에 여행갔다가 막걸리집에서 안주로 나오는것 정도 밖에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요, 사실상 이날이 처음으로 홍어회를 제대로 먹어보는 날이었습니다.
접시가 나왔는데도 냄새가 그닥 심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강하게 숙성시킨 스타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함께한 친구들 중 두 명이 홍어러버였는데 그들 역시 충분히 삭히지 않은 타입이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고로 안심하고 한 점 바로 집어먹어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뭘 먹든 첫 점은 아무런 양념이나 부수기재없이 순정으로 먹는데요, 홍어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입에 처음 넣었을때는 목 뒤를 타고 넘어오는 찌릿한 향에 코가 움찔움찔하긴해도 강렬하지는 않았습니다. 억세면서도 꾹꾹 씹히는 식감의 홍어를 한참 우물거리다 꿀꺽 삼키는데 그제서야 확실히 신호가 오더라구요. 입안이 화해지는 기운도 있고 코를 뻥 뚫듯이 들어오는 찌릿한 향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아직 홍어를 사랑하게 됐다고 이야기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왜 사람들이 홍어를 찾는지는 대강 이해할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홍어 단독으로 먹는 건 무리라는 판단에 바로 미나리 잔뜩에 마늘까지 올려서 먹었습니다. 훨씬 밸런스가 맞아서 먹을만 했습니다. 계속 먹다보면 매력을 알것만도 같은 느낌. 좀 더 강한 향의 홍어를 먹어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래 홍어회는 돼지고기랑 먹는거라 들어서 그렇게도 먹어보았습니다. 다만 김치를 올리지 않아 신맛이 다소 부족해 입안에서 금방 물려버렸습니다. 미나리와 마늘 향만으로는 홍어와 돼지고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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