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JARI, 한남동 -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탕수육과 그외

월요일의 한남동에서 중국요리로 점심을 가볍게 먹었던 이야기. 

 

'자리'는 한남동 카페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이용시 6호선 한강진역이 가장 편리합니다. 골목에 위치한데다 간판이 따로 없어 정보없이 지나가던 행인들이 들르기는 어렵겠군요. 

 

가게 내부는 대략 이렇습니다. 무난한 인테리어입니다. 

 

메뉴는 중국집 치고 간소한 편입니다. 요리 몇 가지와 짬뽕, 밥류 몇 가지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격대는 비싼 편. 

 

물 대신 자스민차를 줍니다. 자차이와 단무지도 내어 주는데 둘 다 맛이 비슷비슷합니다. 

 

목화솜 탕수육 (21,000원)

'자리'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목화솜 탕수육입니다. 동글동글 예쁘게 튀겨낸 찹쌀탕수육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함께 나옵니다. 

 

일단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귀염귀염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탕수육. 속 안에는 꿔바로우처럼 찹쌀과 고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소스는 꿔바로우처럼 새큼하고 달큼한 맛을 한껏 강조한 스타일입니다. 선 굵은 쨍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법 합니다. 

 

우선 소스 찍지 않고 먹어봤습니다. 쫄깃하고 차진 식감도 괜찮고 튀겨지면서 고소한 향을 내는 반죽도 좋습니다. 

 

강렬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그럴 듯하군요. 괜찮은 메뉴였습니다. 

 

볶음밥 (10,000원)

이번엔 볶음밥을 먹습니다. 

 

계란국도 함께 내주는 군요. 

 

굴소스 기반으로 강불에 슥슥 볶아낸 볶음밥입니다. 밥알 알알히 기름이 잘 코팅되도록 잘 조리해서 나옵니다. 간은 다소 삼삼한 편인데, 개인적인 입맛에는 적당히 들어맞았습니다. 다만 볶음밥만 먹는다면 맛이 다소 모자라는 편. 

 

양 자체도 많고 볶음 상태도 양호하지만, 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에는 의문이 붙습니다. 특별한 재료를 넣은 것도 아닌 그냥 볶음밥이 이렇게 비쌀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눈치채지 못한 이 집만의 특별한 조리 기술이나 재료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한남동 프리미엄이라고 하더라도 동네 중국집과 차별화되는 납득할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짬뽕 (12,000원)

만이천원짜리 짬뽕입니다. 역시나 꽤나 비싼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짬뽕에는 전복을 비롯해 나름대로 재료가 꽤 들어갔습니다. 

 

면도 일반 짬뽕면이 아닌 쌀국수면을 쓰는군요. 그러나 국물맛이 탄탄하지 못합니다. 얄상한 짬뽕 국물은 한껏 들이켜도 입안에서 시원한 맛을 끌고가지 못하고 금방 주저앉습니다. 만이천원짜리 짬뽕에 기대하는 맛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플로리다반점에서 먹었던 걸출한 짬뽕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목화솜탕수육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높게 책정된 음식 가격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한남동이 원래 물가가 비싼 지역이란 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가격을 높여 받는다면 응당 그에 맞는 수준을 갖춰야합니다. 제 아무리 호텔에서 파는 김밥이라 할지라도 노란 단무지에 주부9단 햄 넣고선 한줄에 오천원을 받을 순 없는 것처럼요.

알바생으로 추정되는 서버의 불친절한 접객부터 시작해서 가격 대비 납득할 수 없는 평범한 음식까지 전반적으로 제게는 다소 아쉬운 식사였습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목화솜 탕수육은 꽤 괜찮았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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