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손만두, 이대 - 고기튀김, 만두 그리고 마파두부 밥

이대역 부근에 위치한 화상 손만두에서 인상적인 군만두를 판매한다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들어왔었는데요, 마침 신촌 부근에서 식사할 일이 있어서 드디어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갔더니 이 날 튀김만두는 매진이라서 김치고기 만두와 고기튀김 그리고 마파두부만 먹고 온 슬픈 이야기..

 

화상손만두는 신촌에서 이대역 방면으로 대략 15분쯤 걸어오면 만날 수 있습니다. 고로 그냥 신촌역보다는 이대역에서 내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 저는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 8시쯤 방문했습니다. 

 

가게는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메뉴판은 1층에도 있습니다. 계단 올라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고민할 수 있는 장점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었다고 하네요.

 

가게 내부는 그저그냥 그런 흔한 음식점 스타일입니다. 테이블 수는 꽤 있는 편. 

아마 최근에 리모델링을 한 모양이라고 함께 갔던 친구가 말해주었습니다. 예전에 왔을때는 어둑어둑한 분위기였다는 듯

 

화상손만두의 앞접시와 수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기본찬으로는 단무지와 짜사이가 나옵니다. 요리를 기다리는 사이 짜사이만 몇 개 집어먹었습니다.

 

칭따오 (6,000원)

중식에는 칭따오를 먹어야한다는 뭐 그런 만트라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 테이블에서 다들 칭따오 먹고 있길래 저희도 칭따오로 주문했습니다. 병이 커서 좋습니다.

 

김치고기만두 (5,000원)

김치고기만두가 나왔습니다. 원래 튀김만두를 먹어보고 싶어서 이곳에 들린 것인데 이때는 하필 재료 소진으로 품절이었습니다. 8시 30분에 주방 마감을 하니, 8시쯤 도착한 제 불찰이 컸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눈물이 찔끔 날 뻔 했으나 마음을 추스리고 주문한 김치고기만두입니다. 김치고기만두라길래 김치와 고기가 함께 들어간 만두인 줄 알았는데, 김치만두와 고기만두가 함께나오는 콤보메뉴였던 것입니다.

 

좌측에 살짝 붉은 빛이 도는 것이 김치만두 우측의 것이 고기만두입니다. 

 

간장, 식초,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장도 하나 조제했습니다. 집도는 함께 한 친구가 과거 양념장 조제를 기막히게 하는 형과 만두를 같이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그때의 기억을 토대로 담당했습니다. 비율이 2대1대1 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문제는 어느쪽이 간장이고 어느쪽이 식초며 고춧가루인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대강 만들었으나 꽤 괜찮았습니다. 

 

만두의 빚음새는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생긴 것만봐도 맛있을 것 같은 느낌

 

부드럽게 베어 물어지는 만두입니다. 만두소의 맛이 부드럽습니다. 도드라지거나 자극적인 쨍한 맛보다는, 고기에서 흘러나오는 눅진한 기름과 육즙이 풍부하게 입안을 감쌉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만한 고기만두입니다. 이런 만두집이 집 앞에 있으면 좋겠는 맛.

 

이번에는 김치만두를 시식했습니다.

 

맛있었던 고기만두에 김치를 통해 살짝 새콤하고 매콤한 맛을 더했습니다. 역시나 소는 부드럽고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들도 발군입니다. 

요정도 수준의 만두를 오천원에 8피스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튀김만두를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 찐만두가 이정도라면 분명히 튀김만두도 맛있을 텐데요.. 저는 찐만두보다 튀김만두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슬펐습니다. 

 

고기 튀김 (15,000원)

원래는 오향장육을 시키려고 했는데, 튀김만두가 없으니 다른 튀김이라도 먹어서 튀김의 아쉬움을 달래보자라는 마인드로 주문한 고기 튀김입니다.

중국집에서 판매하는 고기 튀김은 탕수육에서 소스를 뺀 음식입니다. 새콤한 소스를 걷어내고 오직 튀김 맛으로만 승부합니다. 다시 말해 튀김에 자신이 없으면 메뉴판에 걸어 놓지도 않는 메뉴라는 것. 그래서 저는 중국집에서 고기튀김을 보면 항상 주문합니다.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사실 보통의 경우에는 함께한 일행들에 의해서 기각—아니 탕수육을 먹지 뭣하러 소스를 뺀 걸 먹어?—되기 때문에 자주 못 먹는 편. 이 날은 함께한 친구의 동의를 얻어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면 주변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것이 꽤 맛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요런 양념장이 나옵니다. 맛은 그리 강하지 않고 약간의 시큼함과 매큼함을 가진 기름장입니다.

 

일단 튀김은 뽀얗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갈색 빛으로 노릇하게 익은 고기부위들이 보여서 더더욱 맛있어 보입니다.

 

튀김은 전반적으로 좋습니다. 지나치게 바삭하지 않고 딱 중식스타일로 튀겨낸 고기입니다. 고기 자체에서 씹히는 감칠맛도 충분합니다.

다만 고기 자체의 부피감이 꽤 있어서 씹는 느낌이 조금 억센 편입니다. 돼지고기의 근섬유들이 밀도있게 뭉쳐있는 느낌. 씹다가 입천장이 살짝 까졌던 것입니다.

 

마파두부밥 (6,000원)

튀김만두가 없는 화상손만두에서는 마파두부밥이 왕이었습니다. 이날 먹었던 것 중에 가장 맛있고 제 입맛에 딱 들어 맞았습니다. 

 

사실 주문할때는 마라의 얼얼한 맛을 생각했는데, 이곳의 마파두부 밥은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리 맵지 않은 대신 전분을 좀 풀어서 눅진하게 잘 볶아낸 마파두부입니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적절히 짭짤한 간으로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어울립니다. 

 

많이 찍었네

밥알도 고슬고슬해서 덮밥으로 먹기에 딱 좋습니다. 밥알이 잘 풀리니 마파두부 소스가 밥알 사이로 잘 스며들 수 있습니다.

 

요렇게 떠서 먹으면 크으으으. 완전한 제 스타일의 마파두부. 빨간색 음식이라 할지라도 굳이 매운맛을 크게 강조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맛있는 건 여러번 찍는다는 원칙에 따라 추가 촬영 진행했습니다.

 

약간은 심심한 고기 튀김에도 얹어서 먹어보았는데 역시 맛있습니다. 탕수육 소스 대신 마파두부를 얹어 먹는 맛입니다. 마파두부밥 덕분에 튀김만두에게 당한 실연의 상처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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